2004년 프라이빗 캐피털 매니지먼트(Private Capital Management)라는 헤지 펀드가 엄청난 베팅에 나섰습니다. 마음에 드는 업체를 찾았고, 포트폴리오의 자금 대부분을 이 업체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펀드 설립 이후 그런 규모의 베팅에 나선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이 헤지 펀드가 점찍은 곳은 기술 업체로, 규모는 작았지만 성장성이 높았기 때문에 주식 2천여만 주를 인수했습니다. 지불한 주당 평균 가격은 약 12달러였습니다. 금액으로 치면 2억 4천만 달러 상당을 한 번에 투자한 것입니다.
2004년 당시는 아마존도 매출 대부분을 책 판매를 통해 벌어들이고 있던 때였습니다. 당시 노키아는 여전히 시장에서 가장 우수한 휴대폰 업체 중 하나였고, 사람들은 노키아 휴대폰으로 스네이크 게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프라이빗 캐피털 매니지먼트은 사활을 건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몇 개월에 걸친 연구조사 끝에 이 업체의 지분 5%를 매입했습니다. 아마도 팀 전체가 조사에 매달렸을 것이고, 왜 아직 이 업체를 투자자들이 알아보지 못했는지 파악하려고 애썼을 것입니다.
이들의 지분 5%는 창립자의 지분보다 컸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업체의 창업자는 누구였을까요?
이 업체는 애플이었고, 창립자는 스티브 잡스였습니다.
프라이빗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분명 노다지를 캔 것이었습니다. 물론 시간이 흐르고 나중에 안 일이긴 하지만, 그 노다지 뒤에는 어마어마한 금맥이 더 놓여있었지만 말입니다.
시장에서는 이런 뒷북치기(hindsight)를 너무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예상을 중심으로 따라 투자하고, 그 예상이 맞을지 틀릴지에만 대비해 행동합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당시 “아이폰”이라는 말은 누구도 몰랐습니다.
프라이빗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애플의 지분을 몇 년 동안 들고 있은 후, 결국 주당 약 45달러에 전부를 매각했습니다. 투자 수익은 275%였습니다. 엄청난 수익률이었습니다. 다음 표는 당시 애플의 주요 주주들의 지분율을 나타낸 것입니다. 프라이빗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비중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시 생각해 봅시다. 만일 프라이빗 캐피털이 오늘날까지 계속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그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요? 현재 약 420억 달러에 달해 있을 것입니다. 현재 이 펀드의 투자 자금 규모가 10억 달러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얼마나 큰 수익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보 투자자건 전문 투자자건 우리는 항상 시간이 흐르고 난 후에 알게된 사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뒷북치기라는 말입니다. 꼼꼼히 들여다보면, 도처에 그때 했어야 했는데, 그때 그랬어야 했는데 하는 순간이 수없이 놓여있습니다.
프라이빗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애플이 이렇게 될 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투자라는 게임의 일부입니다.
투자에서 뒤북치기는 매일 일어납니다. 프라이빗 캐피탈이 애플 지분을 매각했던 2004년 이후에도 계속되어 왔고, 그 이전 오래 전부터 그랬습니다. 어떤 시점, 어떤 시장에서든, 뒷북치기 만큼, 얼마나 많은 돈이, 그리고 얼마 많은 기회가 그냥 지나쳐 가버리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것도 없습니다.
이 이야기 만큼 시장을 잘 설명해주는 것도 없습니다. 시장에서는 매일 수많은 결정이 내려지고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몇 년이 흐르면, 그중 어떤 결정이 행복을, 또 어떤 결정이 후회를 안겨줄지 모릅니다. 시장에서 매일 수많은 돈이,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들어오고 나갑니다.
또한 시장의 모든 거래에는 항상 상대편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마다 자랑하고픈 투자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나중 시장에서 어떤 자랑거리를 갖게 될까요? 아니면 프라이빗 캐피털 매니지먼트 같은 뒤늦은 후회를 안게 될지도 모릅니다.
<출처: Stefan Cheplick, “The Story of Private Capital Management and How Money Flows Through The Stock Market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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