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을 흔드는 꼬리, 누가 주식시장을 움직일까?

전 세계적으로 투자 가능한 자산 총액은 320조 달러로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캡제미니(Capgemini)가 집계한 세계 부자 보고서(World Wealth Report)에 따른 수치다.

이 320조 달러 중 약 35%가 주식에 투자되어 있다. ( 나머지는 부동산, 채권, 금, 다이아몬드, 미술품, 기타 일반 투자자가 접근할 수 없는 자산에 투자되어 있다.)

계산을 해보면, 전 세계적으로 86조 달러가 주식에 투자되어 있다. 엄청난 돈이다. 이 글에서는 먼저 데이터를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미국 주식시장에만 집중한다.

그리고 투자자를 자산 계층별로 구분한다. 각 계층의 행동 방식은 다르기 때문에, 이렇 누가 주식시장을 움직이고 있는지 어느 정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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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계층 및 투자 행동

계층 1

이 계층은 경제학자들이 “제1 고액 순자산 보유자(Ultra-High Net Worth Individuals)”라고 부르는 이들이다. 이 클럽에 가입하려면, 최소 3천만 달러의 투자 가능한 자산이 필요하다. 이 클럽에는 173,000명의 회원이 있다. 이들이 투자한 총자산은 56조 달러다.

이 계층에는 포브스지의 억만장자 명단이 속해 있다. 이들의 자산 대부분은 부동산 또는 자기 회사에 투자되어 있다. 상장 주식,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 주식시장에 투자되어 있는 비중은 27%에 불과하다.

이들 슈퍼 부자 투자자들은 주식을 적극적으로 거래하지 않으며, 느리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대부분 골드만 삭스이나 JP 모간 같은 투자 은행의 PB에게 투자를 맡기거나, 또는 자기 패밀리 오피스를 운용하고 있다. 이들은 느리기 움직이기 때문에 자산 규모에 관계없이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이들은 아니다.

계층 2

이 계층은 1,500만 달러에서 3,000만 달러의 투자 자산을 가진 “제2 고액 순자산 보유자(Moderately High Net Worth Individuals)”로 구성된다. 이들은 계층 1에 편입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계층 1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이 계층에서는 약 53만 5천 명이 속해 있으며, 총 투자 자산은 47조 달러다. 이들은 아직 억만장자 클럽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그곳에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주식 비중은 38%로 더 높다. 왜냐하면 주식이 부동산이나 채권보다 부를 떠 빨리 창출할 수 있는 수단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역시 골드만 삭스와 JP 모건 등의 PB를 이용하지만, 자산 배분에 있어서는 조금 더 적극적인 편이다. 이들이 주식 비중을 더 많이 가져가고 있다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들 역시 느리게 움직이는 편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이들을 알려면 다른 계층을 살펴봐야 한다.

계층 3

이 계층은 “제3 고액 순자산 보유자(High Net Worth Individuals)”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투자 자산이 5백만 달러 내지 1천5백만 달러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더 큰 부를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고, 비중은 약 55%이다.

이들은 160만 명에 달하며, 주식시장에서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계층 4

이 계층은 소위 “이웃집 백만장자(The Millionaire Next Door)”라고 불리는 이들로 구성된다. 이들은 100만~500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식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64%를 주식에 넣어두고 있다.

이들은 주식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주목하며, 그에 따라 주식 비중을 늘리거나 줄이는데 신속하다.

이들 투자자는 1,600만 명에 달하며, 17조 달러를 주식시장에서 굴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주식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계층 5

이 계층은 경제학자들이 “대중 부유층(Mass Affluent)”이라고 부르는 이들로 구성된다. 이들은 10만 달러 내지 1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3억 5천만 명이 여기에 속하며, 총 9.5조 달러를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종종 주식시장에 “올인”하거나 “올 아웃”하는 등 아주 적극적으로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주식시장의 방향과 수준에 대해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까? 이들의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싶다. 최대 80조 달러에 달하는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5조 달러로 많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계층 6

이 마지막 계층은 10만 달러 미만의 계좌를 가지고 있는 우리 대부문의 투자자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주식시장의 방향과 수준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아래에서 알아보자.

몸통을 흔드는 꼬리

6번째 계층, 즉 소위 개미 투자자들은 자산 기준으로 주식시장에서 약 10%를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의 증거가 이들이 주가를 하락시키는데 기여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이들이 주가 상승에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세 가지 이유로 그렇다고 주장하고 싶다다.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 트레이딩 및 ETF를 통해서다. 하나씩 살펴보자.

소셜 미디어

헤르츠가 파산 보호를 신청했지만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보면 잿더미에서 다시 날아오를 불사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인지 9거래일 만에 주가가 0.55달러에서 5.53달러(10배가)로 뛰어올랐다. 어떻게 해서 5.53달러가 되었을까? 순전히 데이 트레이더들의 매수세만은 아니다. 알고리즘 트레이더들이 뛰어들었기 때문이고, ETF들도 가담했기 때문이다.

알고리즘 트레이딩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100% 컴퓨터에 의해 구동된다.

알고리즘 트레이더들은 허츠 등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을 잡아내면, 계속해서 매수 주문을 내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상승하는 종목이면 무엇이든 대규모로 매수에 들어간다. 매수세가 어디서 들어오고 있느냐는 이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상승은 상승을 부르고, 매수세는 높아져만 간다.

ETF

대부분의 ETF는 수동적으로 관리된다. ETF 시장의 투자 자금은 4조 달러에 달한다. 이 자금은 주가 수준이나 수익 같은 펀더멘털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은 오직 한 가지, 즉 주가에만 신경을 쓴다. 이들이 보유한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면 그에 따라 ETF의 주가도 상승한다. “말도 안 되는 주가야, 가장 고평가된 주식을 팔자.”라고 말할 펀드 매니저는 없다. 그냥 사는 거다.

결론

몸통을 흔드는 꼬리는 소액 투자자와 데이 트레이더 등 개미 투자자다. 이들이 몰고 다니는 개는 알고리즘 트레이딩과 ETF다. 이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사라지고 있으며, 경제도 개방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믿음이 변하지 않고, 이루어지길 기도할 따름이다.

자료 출처: Zen Investor, “The Tail Is Wagging The 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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