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주식 시장 추락이 연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지만, 그럴 정도로 상황이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 이하에서는 지금 시장의 수치를 맥락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1. 주식 시장에 무슨 일이?
#
많이 하락했다.
2009년 3월 바닥을 만든 시장은 이후 거의 10년 동안 거의 상승뿐이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도중에 하락과 조정도 있었다. 하지만 10월 시작된 투매 현상으로 2018년이 10년 만에 최악의 한 해로 바뀌었다. 연말 기준으로 S&P 500은 연초 대비 약 7%, 고점 대비 15% 하락해 있는 상황이다.
#
2. 보기만큼 시장 상황이 나쁜가?
#
단기적으로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연말 기준으로 시장은 1930년대 초 이래 최악의 12월을 보냈다. 분기별 기준으로도, S&P 500은 1950년 이후 4번째로 최악의 분기였다. 다른 주가 지수들도 비슷한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시장은 장기간 호황을 누렸지만, 최근 고점 대비 20% 하락으로 정의되는 “약세장” 영역으로 다가가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그리 우울한 모습은 아니다.
S&P 500는 이번 분기 428포인트(14.7%) 하락했지만, 2016년 말 이후부터 247포인트(11.0%) 상승했고, 2011년 12월 20일 이후부터는 1244포인트(100.3%) 상승했다. 다시 말해서, 7년 동안 두 배가 넘게 상승했다는 뜻이다.
2017년 9월 이후 주식 비중을 좀 줄였거나, 종목 선택에 불운이 따르지 않은 투자자라면 여전히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일 것이다. 어쩌면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어쨌든 장기적으로는 그렇다.
지난 10년 동안 투자하기에 최악의 시기는 2018년 9월 20일쯤부터 였을 것이다. S&P 500 지수는 그 이후로 약 15% 하락했다. 2009년 3월 시장의 침체가 최고조에 달했을 경우 이후로 그랬다.
시장이 더 나아지지 않더라도, 배당금과 다른 수익을 어떻게 재투자하느냐에 따라 2017년 연말보다 더 나은 계좌를 들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 3. 시장에서 모두가 하락을 겪고 있나?
#
아니다. S&P 부문 중 하나인 유틸리티 부문은 4분기에도 약간의 상승을 기록했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다. 시장은 전반적으로 하락세에 있다. 산업주, 기술주 및 에너지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에너지 부문의 경우 유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
#### 4. 시장 하락으로 누가 가장 큰 손실을 입고 있나?
#
당연한 답이겠지만,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던 이들이다. 달리 말하면, 부자들, 아주 큰 부자들이다.
가장 최근 데이터인 2016년 기준으로 미국에서 상위 1% 부자들은 자산 중 40%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미국 주식 중 84%가 상위 10% 부자들의 수중에 있었다.
미국인 중 거의 절반(49%)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수치는 뉴욕 대학 경제학과 에드워드 월프 교수가 연준의 데이터를 분석해 밝힌 것으로, 분석 방법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연준이 자체적으로 발표하는 수치와 가끔 다를 경우가 있르다.
월프 교수에 따르면, 미국 내 최고 부자 4분위 중 4%가 10,000달러 상당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중산층 가정의 경우, 27%가 여기에 해당한다.
대체로, 젊은이들, 교육 수준이 낮은 이들, 농촌에 사는 이들 그리고 소수 인종과 소수 민족에 속하는 이들일수록 주식 보유 규모가 더 낮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가진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형적인 백인 계층의 자산 중 주식 비중이 17%인 반면, 흑인과 히스패닉 계층의 경우 5%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모든 계층의 저소득층 가정들 또한 계속해서 시장이 하락하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자산이 더 작고,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작긴 하지만, 그만큼 적은 돈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주식 시장 하락이 경기 침체로 이어지게 되면, 실업률 상승과 임금 상승 둔화 같은 효과를 체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러한 손실은 보유 주식을 팔아야만 확정된다. 결과적으로, 투자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더라도 팔 수밖에 없는 이들이 시장 하락의 영향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심하게 체감하게 될 것이다.
5. 주식 시장이 왜 이렇게 많이 하락했나?
#
투자자들이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가치가 몇 개월 전 생각 했던 것보다 더 낮아졌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몇 개월 전의 주가가 과대평가되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지금이 조정장일 수도 있고, 더 오랜 강세장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덜걱거림일 수도 있다.
또한 어두움의 터널로 들어가는 입구일 수도 있다. 노동시장 지표와 기타 경제 지표들을 보면 여전히 낙관적이지만, 점점 더 많은 경제학자들이 지평선 위로 암운이 깃들고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달 초, 그랜트 손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다음 경기 침체 전망을 2020년 상반기로 앞당겼다.
#### 6. 누구 탓일까? 연준일까? 트럼프일까? 의회일까? 은행가들일까? 경영자들일까? 소비자들일까?
#
자신 있게 누구를 가리키기는 곤란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급격한 상승 후 이뤄지고 있는 건강한 시장 조정 상황일 수 있다. 반면 광범위한 경기 침체를 내다보고 그런 것일 수도 있다. 펜션 파트너스의 찰리 빌렐로의 분석에 따르면, 1920년대 이후 기록된 21차례 약세장 중 11차례에서 이후 경기 침체가 일어났다고 한다.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이어오는 중이고, 최근 시장 하락으로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을 수 있다. 연준은 경제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다른 요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분쟁(이는 이미 세계 경기 침체에 반영되었을 수 있다), 2017년 대폭 감세 이후 미국 경제가 정점을 돌았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백악관에서 흘러나오는 불확실성 등을 들 수 있다.
시장은 대체적으로 불확실성이 중요한 요소라고 말하고 있다. 일부 불확실성 지표들이 2016년 미국 대선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하고 있고, 이렇게 불확실성이 높아지게 되면 기업들의 고용과 투자가 둔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7. 시장 하락의 장점은 없나?
#
주식이 더 싸진다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지난해 이 시점보다 미국 상장 기업의 지분을 더 싸게 살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따라서 기업들이 저평가되어 있다는 생각이라면, 더 할인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저점에서 매수한 사람에게 가장 큰 수익이 돌아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수익은 장기적 관점을 가져야 실현되곤 한다.
하지만 기업들이 과소평가되었을까? 이를 알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주가를 주당 순이익과 비교해 보는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S&P 500 구성 기업들은 역사적 평균을 훨씬 넘는 PER 배수를 기록해 왔고, 거의 거품 수준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하락 이후 다시 평균 수준으로 돌아왔다. 지난 두 차례 경기 확장 시기를 기준으로 볼 때, 주가가 매력적인 수준이 되었다는 의미다.
8. 이 같은 하락이 벌어진 이후에는 어떤 상황을 기대할 수 있나?
#
지난 60년 동안 약세장이 끝난 이후 S&P 500은 21% 내지 69%의 상승을 이뤄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이 바닥을 쳤다고는 말하기 곤란하고, 약세장에 진입했는지도 확실치 않다.
하지만 약세장은 20% 하락으로 멈추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야데니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60년 동안 나타난 약세장은 대체로 34% 수준까지 하락했다. 1973년, 2000년 및 2007년의 약세장은 48%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S&P 500 지수는 연말 기준으로 고점 대비 15% 정도 하락해 있는 상황이다. 한때 19.8%까지 하락해, 20% 하락의 약세장 문턱까지 가기도 했다.
#### 9. 발틱 운임 지수 어떤가?
#
발틱 운임 지수(Baltic Dry Index)는 세계의 경기가 어느 방향으로 진행 중인지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 지수는 전 세계 주요 항로를 통한 선적량 수요를 추적한다. 지난 크리스마스이브까지 4분기 동안 17.5%나 하락했다. 주요 원자재의 운송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이며, 향후 몇 개월 또는 몇 년 동안 제조업체들이 제품 생산을 줄일 예정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운송은 해운 말고도 다양하고 복잡하다. 또한 이 지수의 추적 방식도 복잡하다. 이 지수가 하락하는 다른 요인들도 분명히 있다. 즉,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발틱 운임 지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10. 그러면 이제 어떡해야 하나?
#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흥분하지 말고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분산 투자를 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100년 동안의 데이터를 보면, 시장은 지속해서 상승해왔다. 물론 개별 기업을 놓고 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상승장에서보다 하락장에서 더 자기 포트폴리오에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지금이 자신의 장기적인 목적을 다시 한 번 재검토해 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왜 투자하고 있는지, 장기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자산을 배치해야 할지 검토해 볼 시점이다. 주택 구입, 자녀 대학 학자금, 은퇴 비용 등등 그 목적에 따라 다른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자료 출처: The Washington Post, “10 simple questions about the stock market plunge, simply answered” by Andrew Van Dam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10가지 질문과 답변으로 알아본 최근의 하락장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