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여전사 파미 쿼디어 스토리, 과연 그녀의 앞날은...

뉴욕의 밤. 맨홀에서 뿜어 나온 수증기가 월스트리트를 가로지른다. 미국 국기가 펄럭이고, 도시의 야경이 내려다보는 사무실. 한 여성이 캐나다 제약회사 밸리언트의 주가 차트가 뛰워진 블룸버그 터미널을 응시하고 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배경으로 파미 쿼디어(Fahmi Quadir)의 모습이 등장한다. “나는 낙천적으로 자랐어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넷플릭스의 다큐 시리즈 “검은 돈(Dirty Money)” 3화 “제약회사 공매도(Drug Short)” 편에 출연해 처음으로 내뱉은 대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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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월스트리트와의 싸움으로 시가총액의 90%가 증발한 밸리언트의 서사시를 들려준다. 그 와중에 그녀는 억만장자들을 끌어내리고, 인터넷에서 히로인으로 떠올랐다. 그녀는 밸리언트가 가격 담합, 의심스러운 영업 전략 그리고 막대한 부채 부담을 지속해 나갈 수 없을 것이라는 데 정확히 베팅했던 소규모 공매도 세력의 일원이었다.

하지만 마치 누아르 같은 이 다큐의 배경은 쿼디어를 낙천주의자들의 세계 너머로 데려간다. 이 다큐는 그녀를 계속 어두움에 휩싸인 이국적 팜므파탈로 묘사한다. 어두운색 머리칼, 어두운 매니큐어, 짙은 자주색 스웨이드 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나는 어둠 속에서 일해요.” 다큐 후반부, 그녀가 검은 눈동자를 선글라스로 가린 채 맨해튼 거리를 통과하는 택시 안에서 말한다.

​지난해 1월 검은 돈이 방영되기 전까지 쿼디어라는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녀는 그 이후로 어둠 속에서 나왔다. 27세의 쿼디어는 밸리언트 공매도에 가담한 소규모 헤지 펀드에서 애널리스트로 2년간 일했다. 그 후, 1월 ‘세스헤트 캐피털(Safkhet Capital)이란 이름의 헤지 펀드를 세웠다. 그녀는 방글라데시를 떠나 뉴 하이드 파크의 롱아일랜드 타운에 정착한 이민자의 딸로, 세스헤트는 이집트의 수학과 지혜의 여신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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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초, 세스헤트는 두 명의 직원(모두 여성)에 운용 자산 약 600만 달러로 시작했다. 공매도라는 위험한 사업을 진행하는 헤지 펀드로서는 아주 작은 규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쿼디어의 계획은 원대했다. 그녀는 곧바로 세스헤트를 증권 거래 위원회에 등록했고,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담하고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기관 투자자들은 대체로 그녀처럼 실적이 거의 없는 매니저가 운용하는 펀드는 피하곤 한다.

​행운의 여신은 그녀의 대담함에 손을 들어주었다. 2018년은 시장 붕괴로 마감했고, 유명 헤지 펀드 매니저들도 손실을 입고, 펀드 환매를 겪었다. 반면, 쿼디어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녀는 5명의 투자자로부터 투자 받은 3,500만 달러로 2019년을 시작했고, S&P 500이 4.4% 하락했던 지난 1년 동안 24.14%의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펀드를 시작하고 1년을 지내왔지만, 지금보다 더 자랑스러운 순간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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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6번가 마천루 중 한 곳에 자리 잡은 세스헤트의 사무실에서 쿼디어가 밝힌 소회였다. 이곳은 펀드를 출범하고 세 번째로 옮긴 보금자리다.

​헤지 펀드 업계에서 여성이 운용하는 펀드가 극소수라는 점에서, 세스헤트의 성과는 특히 인상적이다. “Women of The Street”의 저자 메레디스 존스에 따르면, 대략 10,000개의 헤지 펀드 중 여성이 운용하는 곳은 단 2.5%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한 공매도는 거의 남성들의 게임이다. 10년 넘게 지속된 강세장에서 너무 공매도 펀드들이 손실을 입게 되자, 헤지 펀드 리서치는 2017년 말 공매도 지수의 수익률 발표를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추세가 지표가 된다면, 누구는 트위터를 통해 전쟁을 펼치고, 누구는 대상 기업들과 소송전을 벌이고, 누구는 온갖 종류의 위협도 불사하는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불쾌하고, 가장 테스토스테론이 넘치는 공매도 게임에서 여성도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충분하다.

전 헤지 펀드 매니저인 휘트니 틸슨이 지난 12월 뉴욕에서 개최한 공매도 콘퍼런스에서는 22인의 발표자 중 5명이, 비록 유명하진 않지만, 여성 공매도 투자자였다.

​모두가 좋아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이 소식을 접한 유명 여성 공매도 투자자 중 하나인 221B 캐피털의 질리언 매킨티어는 트위터 배경 “그녀들은 너무 공격적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분명 매킨티어는 그런데 참여하는데 관심이 없는 모습니다.

​하지만 쿼디어는 이 주제에 대한 의견을 거리낌 없이 밝힌다. 그녀는 “모든 공매도 투자자는 아웃사이더입니다. 그리고 이 세계에서 여성은 특히 더 아웃사이더죠.”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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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헤트의 첫해는 12월 18% 가까이 수익률이 뛰어오르면서 고조된 분위기로 끝났지만, 전체를 보면 고난의 시련 같은 모습이었다.

​단 몇 곳을 대상으로 공매도로만 펀드를 운용하기로 한 쿼디어의 결정은 업계에서 경험 많은 투자자들 공매도 투자자들 사이에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1분기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도 암시되어 있듯이, 그녀는 펀드 설립을 두고 “금융 시장 경험이 10년도 안되는 밀레니얼 세대 여성 둘이 운용하기란 불가능하고,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고 왈가왈부하는 “부정론자들”을 무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펀드 운용 첫 분기부터 15.8% 수익을 올렸다고 경솔하게 보고했다.

아마도 언젠간 반대했던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그렇게 말했잖아.’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그런 말을 못 할 거라고 장담합니다. 우리는 그들이 틀렸음을 증명하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싸워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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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론자들은 바로 다음 분기가 끝날 때쯤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 6월이 되자, 세스헤트는 수익을 전부 반납했고, 사실상 허탕인 0.18% 수익률로 마감했다. 그녀는 이렇게 고백한다.

지난 분기 우리는 ‘숏 스퀴즈’ 밴드왜건 모멘텀을 일으킨 정체 모를 알고리즘 매매와 끊임없이 싸웠습니다. 한 분기 만에 수익률이 그렇게 반대로 떨어질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물론, 정체 모를 알고리즘 매매는 어떤 시장 움직임에도 적이며, 펀드 매니저가 예상할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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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디어는 단지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거래에 나서야 하는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6월 말이 되자, 펀드에서 7곳의 공매도 포지션(30%)을 청산했고, 0.2% 손실을 기록했다. 그녀는 공매도 포지션 유지 기간을 일반적으로 1년으로 잡고 있다.

가망이 없어 보이면, 청산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펀드는 15가지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고, 여기까지가 우리 지적 능력의 한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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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수익률이 역전된 후 그녀는 다시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러면서 투자 서한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시장은 공매도 투자자에게 끊임없이 틀렸다고 말할 것입니다. 공매도 투자자라면 파산하기 전까지 이점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시장이 틀렸다고 선언하기도 전에 먼저 스스로 틀렸다고 생각하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있는 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아마도 공매도 투자자로서 자기 인식이 부족하고,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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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디어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첫 서한을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내가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엿 먹어’라고 한 말을 주워 담을 생각은 없습니다. 그 사람들은 아직도 내가 밸리언트 공매도 성공 단 번으로 끝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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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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