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마술을 믿을까

1848년 뉴욕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어린 자매가 자기 집 한 방에서 영혼이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마거릿과 케이트가 밤마다 벽, 바닥 및 가구를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나서였다.

케이트가 바닥을 두드리자, 대답이라도 하듯 다시 두드림 소리가 들려왔다. 자매는 자기들이 만든 모스 부호 같은 신호로 영혼과 소통을 나눴다.

영혼은 자기가 살해당해 지하실에 묻혔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웃 사람들이 찾아와 죽은 친지들과 대화를 하게 해달라고 청했다. 자매는 곧 돈벌이 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사람들이 돈을 들고 찾아오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영혼과의 소통 방식도 진화했다. 종이에 글을 써서 대화를 나누는 것은 물론 악기를 사용하기까지 했다. 자매가 영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소식은 전국 각지에 퍼졌고, 자매는 부자가 되었다.

40년이 지난 후, 마거릿은 전부가 거짓이었음을 인정했다. “영혼”의 노크 소리는 실제 자기 발가락과 무릎에서 난 소리였다고 한다.

자매의 능력을 믿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놀라운 일은 자매의 사기극이 폭로된 후 일어났다. 자매의 능력이 가짜라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영혼과의 대화하는 자매의 능력은 진짜이며, 이제 그만두고 싶어서 자매가 사기였다고 밝힌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사람들이 무언가를 확신하게 되면, 그 확신을 바꾸는 것보다 이야기를 바꾸는 것이 훨씬 더 쉽다.

“Experiencing the Impossible: The Science of Magic”에서 구스타프 쿤(Gustav Kuhn)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술을 보게 되면, 그 마술의 환상 뒤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내기보다, 그냥 믿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쿤은 마술사 조슈아 제이(Joshua Jay) 및 심리학 연구진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참여자들에게 제이의 마술 쇼를 찍은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그중 한 마술은 제이가 헬리콥터를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참여자들에게 동영상을 보여준 다음 이 마술의 비밀을 알아보겠느냐, 아니면 다음 마술을 보겠느냐고 물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60%는 다음 마술을 보겠다고 답했고, 40%만 마술의 비밀을 알고 싶어 했다. 즉, 사람들이 마술의 비밀을 푸는 것보다 신비한 마술을 경험하는 편을 더 선호한 것이다.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출연한 펜 & 텔러(Penn & Teller)는 모자에서 바퀴벌레 500마리가 기어 나오게 하는 마술을 보여주었다. 이 마술을 계획하는 데만 몇 주가 걸렸고, 돈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곤충학자를 통해 마술에 가장 알맞은 바퀴벌레를 샀거나, 모자에 들러붙지 않는 특별한 종류의 바퀴벌레를 구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간단한 마술에 들어 있는 정교한 구성을 곰곰이 생각해 보기보다, 그냥 마술을 믿어버리는 것이 더 쉽다.

이 책만 읽으면 바로 부자가 될 수 있고, 바로 체중을 줄일 수 있으며, 바로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광고가 나오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경향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런 광고를 사실로 믿고 싶어 한다. 경제지를 보면 종종 ‘급등주 추천’이란 광고가 실리는 이유도 그것이다.

우리는 부, 건강 및 행복으로 가는 비밀의 문이 있었으면 한다. 비밀의 문 같은 건 없지만 전문가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보다 비밀의 문이 없는 사실에 더 크게 실망한다. 우리를 속일 의도가 없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번 주 트위터에 올라온 다음 세 가지 기사를 보자.

찰리 멍거, 리처드 브랜슨, 빌 게이츠 같은 거장들에게는 배울 점이 수없이 많다. 하지만 우리 인생을 바꿔줄 것이란 “비밀”이나 “습관” 또는 “책”이 그리 큰 도움이 될 가능성은 낮다.

이들은 아웃라이어이며, 현재 위치에 오르기까지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 끊임없는 노력을 하나의 단순한 공식으로 압축할 길은 없다. 그리고 어찌어찌해서 마법 공식을 찾을 수 있다고 해도, 그들이 가졌던 상황을 동일하게 재현하기란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돈, 인간관계 또는 건강을 고쳐 줄 마법의 묘약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마법의 묘약이란 끊임없는 노력과 각고의 인내심이 아닐까?

자료 출처: A Wealth of Common Sense, “Why We Believe in Mag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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