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의) 닷컴 기업들이나 (2000년대 중반) 미국 주택 시장 주위에 투기 거품이 형성되기 훨씬 오래전, 미국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의 금융 시장에서 처음으로 거품이 나타났다.
지금 와서 알게 된 것이긴 하지만, 왜 거품이 생겼는지는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동인도 회사 같은 회사들은 무역 독점권을 얻었고, 신비스러운 해외로 과감한 항해를 떠났다. 이국적인 상품을 손에 넣었고, 식민지를 세웠으며, 군대를 만들었고, 나라 간의 전쟁 또는 갈등의 단초가 되었다.
물론, 이런 위험스러운 모험사업의 본질상 그 내재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고, 이들 기업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비교할 척도도 없었다.
네덜란드의 동인도 회사는 1602년 국가 공인 회사로 설립되었다. 이후 21년 동안 아시아와의 향신료 무역 독점권을 부여받았다. 이 회사는 통산 1백만 명을 아시아로 보냈고, 이는 나머지 유럽 국가에서 아시아로 보낸 사람 숫자보다 많은 것이었다.
이후로 200년 동안 유럽 최고의 무역 회사로 군림했지만, 1637년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튤립 열풍과 더불어 이 회사의 가치도 엄청나게 커졌다.
세계 최초의 금융 시장 거품이라고 알려진 튤립 열풍의 역사는 그 자체로 환상적인 이야기다. 이 거품이 일어나는 동안,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가치는 7,800만 네덜란드 길더 수준이었고, 오늘날로 치면 7.9조 달러에 이르는 것이다.
당시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가치는 너무 높았기 때문에, 이에 비하면 오늘날의 경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실제로,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현대 일본의 GDP(4.8조 달러)와 독일의 GDP(3.4조 달러)를 합한 것과 거의 비슷하다.
심지어, 위 차트에 나타낸 것처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엑손모빌, 버크셔 해서웨이, 텐센트 및 웰스 파고 같은 세계 20대 기업의 시가 총액을 합한 7.9조 달러와 맞먹는다.
동시에, 세계 최대 회사인 애플의 당시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가치의 11%에 불과하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주가가 하늘을 찌를 듯 상승하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그만큼의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한때, 임직원 수가 7만 명이었던 적도 있다. 400년 전에 태어난 회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의 엄청난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역사상 가장 가치가 높았던 다른 두 회사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두 곳 모두 프랑스와 영국에서 발생해 1720년에 터진 거품의 주역이었다.
프랑스의 경우, 새로 설립된 미시시피 회사가 미국 루이지애나의 가치를 엄청나게 부풀리는 작전을 펼치고 있었으며, 이 회사의 가치는 일시적으로 6.5조 달러 수준이 되기도 했다. 한편 남해 회사로 알려진 영국의 합작 회사는 남아메리카와의 무역 독점권을 부여받았다. 이 회사의 가치는 오늘날 가치로 4.3조 달러 상당에 달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두 회사가 아메리카와 실제 거래는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래 차트를 통해 다른 초대형 회사와도 비교해 볼 수 있다.
2010년 텍사스 대학 셰리던 티트만 교수가 계산 수치를 바탕으로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사우디 아람코의 가치는 4.1조 수준이다.
페트로차이나는 2007년 시가 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현재 1.4조 달러로 추산된다.
독과점 문제로 분할되기 전 스탠더드 오일의 가치는 오늘날 수준으로 최소 1조 달러의 가치가 있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더 높을 수 있지만, 보수적으로 잡았다.
닷컴 거품이 고조에 달했을 때,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치도 치솟았다. 오늘날 가치로 9,120억 달러에 상당한 수준이었다.
<출처: Visual Capitalist, “The Most Valuable Companies of All-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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