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판에서 엄청난 베팅을 하는 것이 실제로 손에 든 패가 좋아서라고 봐줘야 할까요, 아니면 블러핑으로 봐야 할까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로 1,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이후, 투자자들이 품고 있는 의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그런 베팅으로, 실제가 될 경우, 이번 분쟁의 흐름을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바꿔 놓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이 추가로 53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물품에 관세를 부가하겠다는 위협은 재래식 수단을 통한 중국의 능력상 최대치일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2001년 중국이 세계 무역 기구(WTO) 가입한 이후 불과 2년 만에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1,530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이후 이를 기준으로 몇 십억 달러 수준의 변동을 보일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중국 양국 간의 수출 규모로 볼 때, 관세 전쟁에서 미국이 훨씬 우위에 있음>
반면 미국은 중국산 물품 3,500억 달러 정도에 추가로 관세 위협을 가할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중국이 재래식 수단에만 의지할 것이라고 가정했을 때의 얘기입니다. 최근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대 자동차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현대 자동차는 지난해 초 한국 정부가 북한의 공격에 대비한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결정으로 한-중 간의 긴장이 팽배해지기 전까지 거의 10년 동안 중국에서 두 번째로 유명한 차종이었습니다.
<현대 자동차의 교훈: 사드 배치를 두고 벌어진 한-중 간의 긴장으로 현대 자동차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거의 반 토막이 났음>
중국 내 국영 매체와 소셜 미디어는 거의 번개 같은 속도로 한국 제품에 대한 비공식적 불매 운동을 일으켰습니다. 온라인상에서 “아야와와(Ayawawa)”로 알려진 전 모델 양빙양(Yang Bingyang)은 웨이버를 통해 하던 미용과 연애 조언 대신, 270만 팔로워들에게 한국 제품 보이콧에 참여해 달라고 외친 바 있습니다.
중국 국영 글로벌 타임스는 그녀의 말을 다음같이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방문을 취소할 예정이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 관계도 끊을 것입니다. 우리가 쓰는 한 푼 한 푼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2012년 대만 북동부에 위치한 섬들의 소유권을 놓고 중국과 일본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었을 당시의 상황은 더 심각했습니다. 중국 내 민족주의자 군중들은 도요타 자동차 영업점을 뒤집어엎었고, 파나소닉 공장을 불태웠습니다.
중국이 그런 식으로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로 많습니다. 미국은 아시아 이외 지역을 제외하고 중국 내 최대 해외 투자자입니다. 2016년 해외 직접 투자 규모의 약 3%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규모로는 약 410억 달러에 달합니다. 현대 자동차가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운 것처럼, 중국 국민들 사이에서 평판이 나빠지기 시작하면, 중국 내 보유 자산의 가치 또한 급속도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한 충격은 유력 기업들을 넘어서 전해질 수도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대다수의 미국 기업들은 아직까지 중국의 보복 조치로 피해를 입고 있지 않지만, 사태가 격화되면 애플, 퀀텀 및 인텔 같은 기술 기업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눈앞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중국 내 항공 우주 산업 분야를 실질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보잉, 제너럴 일렉트릭 및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도, 아직까지 거의 피해가 없는 상황이지만,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캐터필라 역시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에 참여하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2016년 트럼프의 선거 운동에 가장 많은 자금을 기부했던 셀던 아델슨 소유 라스베이거스 샌즈는 엄밀히 따지면 중국 수출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지만, 만일 마카오 당국이 2022년에 카지노 영업을 재허가 해주지 않게 되면, 순식간에 매출 5분의 3이 날아가게 됩니다.
제너럴 모터스가 매년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400만 대의 자동차 중 미국으로부터 수입된 자동차는 단 몇 천대에 불과하지만, 현대 자동차의 경험처럼, 중국 현지에서 생산된 나머지 자동차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코카콜라의 중국 내 보유 순자산 규모는 코프코와 스웨어 퍼시픽의 중국 현지 병입 자회사 탓에 단 5%에 불과하지만, 세계 코카콜라 3위 시장인 중국에서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을 당하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손에 더 좋은 패가 들려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도박사라면 패가 좋아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약점을 알아야 게임에서 이길 수 있음을 알 것입니다. 아직까지 중국의 강력한 패는 테이블에 펼쳐지지 않았습니다. 유력 미국 기업들에게 피해를 입혀 미국 산업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구기게 만드는 것 말입니다.
“받고 두 배 더”를 외치면서 판돈이 점점 커지게 되면, 중국은 소매 속에 숨겨둔 더 강력한 카드를 꺼낼지도 모릅니다.
<출처: Bloomberg, “China Has the Cards to Call Trump’s Blu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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