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스탠리의 전략가 마이크 윌슨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을 재편하기 위해서는 경기 침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 침체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씻어 없애기 위해서라도 경기 침체가 일어나길 바란다. 그래야만 다시 회복을 시작해 새로운 사이클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2009년 3월 초 금융 위기의 저점 이후 여러 차례 조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꾸준히 상승해 왔다. S&P 500은 2009년 이후로 6차례 두 자릿수 하락을 경험했고, 가장 큰 조정은 2018년 4분기 19% 하락이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빠르게 V자 형 반등이 일어났고, 추가적인 붕괴는 없었다. 시장이 계속 상승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관망하면서 쌓아둔 자금을 다시 시장에 투자할 때를 기다려왔다.
경기 침체가 유일한 매수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경기 침체를 기다려 왔다는 윌슨의 시각에 많은 투자자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경기 침체는 경제 시스템의 자연스러운 결과이므로, 결코 사라질 일은 없지만 주식시장에서 더 좋은 진입 시점을 찾기 위해 경제 침체를 바랄 필요는 없다. 투자자들은 언제나 경기 침체가 아니라도 다양한 사건에 과잉 반응하여 주식시장을 하락시켜왔기 때문이다.
1928년 이후 S&P 500을 살펴보면, 53차례의 두 자릿수 시장 조정이 있었다. 그리고 이 91년 동안 1년 반에 한 차례씩 시장 조정이 있었다. 또한 53차례의 두 자릿수 하락 중 20차례에서 시장이 20% 이상 하락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약세장으로 진행됐다. 따라서 평균 4년 반마다 약세장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53차례의 두 자릿수 하락 중 33차례가 경기 침체를 겪지 않고도 발생했다. 그리고 20차례 약세장 중 6차례도 경제 침체를 겪지 않고도 발생했다. 따라서 모든 두 자릿수 조정 중 60% 그리고 모든 약세장 중 30%가 경기 침체 없이 시작되었다.
1987년 블랙 먼데이의 시장 붕괴가 가장 극단적인 사례였다. 1987년 10월 주식 시장은 하루 20% 이상, 일주일에 걸쳐 30% 이상 하락하자, 많은 경제학자들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걸친 주식시장의 장기 상승 궤도에서 한차례 삐걱거림이 발생했던 것에 불과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경기 침체는 없었고, S&P 500은 이후 5년 동안에 걸쳐 120% 더 상승했다. 연평균 수익률은 놀랍게도 17%였다. 당시의 시장 붕괴가 전례 없는 일이었지만, 그해 S&P 500가 연초 대비 거의 5% 상승으로 마감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또한 경기 침체로 인해 발생한 시장 급락과 그렇지 않은 경우로 인한 시장 급락의 차이를 살펴보는 것도 유익하다.
경기 침체가 개입될 경우, 주식시장에서 통제할 것이 거의 없어진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 경우 주식시장의 하락은 규모와 길이 면에서 모두 더 크다. 약세장으로만 더 세분화해도 비슷한 관계가 나타난다. 경기 침체를 겪지 않고 발생한 약세장에서는 평균 30% 하락이 있었고, 고점 대비 저점까지 273일이 걸렸다. 경기 침체와 함께 발생한 약세장은 평균 약 400일 동안 지속되었고, 40% 이상 하락을 겪었다.
어느 시나리오에서든 투자자들에게 문제는 시장이 조정을 시작할 때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로 진행될지 미리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경기 침체로 인한 시장 붕괴가 훨씬 훌륭한 매수 기회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시간이 지나고서야 할 게 된 것이다. 주위의 모든 경제 시스템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이 매수 기회다.’라고 생각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매수 기회를 찾기 위해 경기 침체를 바라는 데 있어서 또 다른 문제는,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면 많은 실업자가 발생하고, 기업 활동이 둔화된다는 것이다. 상황이 최악일 때 투자할 수 있기 위해서는 배짱뿐만 아니라 자본도 필요하다.
다음번 시장 하락의 원인 또는 시점은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경기 침체 여부에 상관없이 주식 시장은 어느 시점에서 하락할 것이다. 확실하다.
자료 출처: Fortune, “Searching for a Buying Opportunity in the Stock Market? Don’t Wait For a Rec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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