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 효과,” 모르는 사이에 돈을 더 많이 쓰게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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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영업부서에서 가장 미묘한 요소로서, 대부분이 가격을 요리조리 주물러 소비자들이 돈을 더 많이 쓰도록 유도한다.

​영업 담당자들이 제품을 더 비싸게 또는 이문이 많이 남게 팔기 위해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써먹는 방법 중에 특히 간교한 가격 전략이 하나 있다.

​바로 미끼 효과(decoy effect)다.

믹서기를 사려고 한다. 여기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900와트에 5종의 부대용품을 포함해 89달러짜리 제품이고, 다른 하나는 1,200와트에 12종의 부대용품을 포함해 149달러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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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대비 상대적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그냥 봐서는 더 비싼 제품이 더 가치가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 비싼 제품이 35% 정도 성능이 좋지만, 가격은 70%나 더 비싸다. 하지만 같이 끼워주는 플라스틱 부대용품은 두 배 이상 더 많다. 부대용품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여기서 세 번째 선택지를 추가해 앞선 두 가지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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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선택지는 1,000와트에 9종의 부대용품을 포함해 125달러짜리다. 이제 비교하기가 좀 더 편해졌다. 싼 것보다 36달러만 더 내면, 믹서 세기가 100와트 더 높고, 부대용품도 4종이나 더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다 24달러만 더 내면 200와트가 더 높고 3종의 부대용품이 추가된 믹서기를 살 수 있다.

​이렇게 소비자들은 미끼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들러리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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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 효과는 다른 말로 들러리 효과라고도 하며, 소비자들에게 본 제품의 들러리로 “미끼”를 끼워 보여줌으로써 선택을 바꾸도록 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유인 효과”라고도 한다.

​미끼 효과는 더 비싸더라도 미끼 때문에 오히려 더 사고 싶어지도록 만든다. 가격보다 눈에 보이는 가치(수량, 품질, 추가 특징 등)에 더 미혹된다. 실제 미끼를 팔려는 것이 아니라, 미끼로 유인해 제품을 더 비싸게 또는 이문이 더 많이 남게 팔려는 속임수다.

이 효과는 1981년 조엘 후버(Joel Huber), 존 페인(John Payne) 및 크리스토퍼 푸토(Christopher Puto)가 한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이후 1982년 저널 오브 컨슈머 리서치에 게재된) 논문에서 처음으로 발표되었다.

연구진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맥주, 자동차, 식당, 로또, 영화 및 텔레비전 등이 포함된 선택지를 고르게 한 실험을 통해 이 효과를 입증했다.

처음 대학생들에게는 각 제품별로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이어 세 번째 선택지, 즉 경쟁 제품보다 해당 제품을 고르게 유인하는 미끼가 포함된 선택지를 제시했다. 로또를 제외하고는 모든 경우에서 미끼가 해당 제품을 선택할 확률을 증가시켰다.

이 같은 발견은 영업 측면에서 가히 혁명적이었다. 이 효과는 신제품이 기존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할 것이고, 소비자들이 기존 제품을 선택할 확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미 확립된 개념, 즉 “유사성 휴리스틱(similarity heuristic)” 및 “규칙성 조건(regularity condition)”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다.

미끼는 어떻게 작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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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비슷한 제품이 많게 되면, 종종 결정 장애를 느끼게 된다(심리학자 배리 슈워츠는 선택의 독재 또는 패러독스라고 부른다). 선택의 복잡도가 커질수록, 걱정이 높아지고 결정을 방해한다는 사실이 여러 행동 실험을 통해 입증되어 왔다.

​소비자들은 그런 걱정을 줄이기 위해, 단 몇 가지만(즉, 가격과 수량)을 기준으로 과정을 단순화해 가격 대비 최고의 가치를 결정하려는 경향이 있다.

​미끼가 이런 선택 결정 과정에 끼어들게 되면, 소비자들은 자신이 그 미끼를 물어 특정 제품을 산 줄도 모르고, 이성적이고 정보에 입각해 선택했다고 느끼게 된다.

​따라서 미끼 효과는 넛지 이론의 선구자 리처드 세일러(Richard Thaler)와 캐스 선스타인(Cass Sunstein)이 정의한 “넛지 효과”의 한 형태다. “어떤 선택을 금하지 않고도 사람들의 행동을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바꾸도록 선택을 구조화하는 것이다.”

​모든 넛지 효과가 조작에 의해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일부에서는 넛지 효과를 조작했다고 해도 결과만 좋으면 정당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넛지 효과는 소셜 마케팅에서 사람들에게 전기를 절약한다거나, 더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거나, 장기를 기증한다거나 하는 좋은 결정을 하게 만드는데 유용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시장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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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많은 분야에서 미끼 효과를 경험한다.

​행동 경제학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10년 전 이코노미스트지의 가격 구조에 흥미를 느껴서, 가르치던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선택을 실험을 진행했다.

https://youtu.be/xOhb4LwAaJk

먼저 학생들은 이코노미스트지를 인터넷판으로만 구독하는 것과 가격이 두 배인 인쇄판으로 구독하는 것을 선택해 보라고 했더니, 68%가 더 싼 인터넷판을 선택했다.

​이어서 인터넷판+인쇄판을 인쇄판 가격에 구독할 수 있는 경우를 제시했다. 그랬더니 더 싼 인터넷판을 선택한 학생은 16%로 줄어들었고, 나머지 84%가 세 번째 경우를 선택했다.

​이 경우에서는 인쇄판이 미끼 역할을 했고, 목표는 인터넷판을 더 비싸게 파는 것이었다. 이코노미스트지 역시 애리얼리의 실험에 흥미를 느꼈고, “제3의 대안의 중요성”이란 제목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현재 “더 오스트레일리언” 지가 구독료 가격 책정에 애리얼리가 실험한 가격 구조를 약간 변형한 “제3의 대안”을 따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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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비용 없이 주말마다 인쇄판을 받아볼 수 있는데 인터넷판만 선택할 이유는 없다.

​이 경우 인터넷판을 미끼로 인터넷판+주말 인쇄판을 팔려고 한 것이다. 구독자들에게 더 비싼 일간 인쇄판 구독을 단념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일간 인쇄판이 회사에 이익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쇄판이 인쇄 및 유통 비용을 빼고 수익이 남으려면, 광고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더 이상 인쇄판에 광고를 내려는 사람이 없다. 따라서 구독자들을 인터넷판으로 유인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모든 미끼가 눈에 잘 띄는 것은 아니다. 사실 미끼 효과는 아주 미묘하기 때문에 아주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카페의 커피 가격을 보고 판단해보자: 스몰 사이즈(350ml)는 6.10달러, 미디엄 사이즈(450ml)는 7.10달러, 그리고 라지 사이즈(610ml)는 7.50달러다.

어느 것을 사겠습니까?

​암산을 잘 하거나, 계산기를 가지고 다닌다면, 미디엄 사이즈가 스몰 사이즈보다 가치가 약간 더 높고, 마찬가지로 라지 사이즈가 제일 가치가 높음을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미디엄 사이즈 가격을 보면 스몰 사이즈보다는 1달러 비싸지만, 라지 사이즈보다는 40센트만 더 싸다. 이렇게 가격을 비대칭적으로 정함으로써, 라지 사이즈가 가격 대비 더 가치있게 보이게 만들고, 라지 사이즈를 더 많이 팔기 위한 전략이다.

​이제 여러분의 선택은 그냥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인가? 아니면 미끼에 유혹되어 필요한 것보다 더 큰 것을 사면서 돈을 더 쓸 것인가? 둘 중 하나다.

​자료 출처: The Conversation, “The decoy effect is making you spend more money—without realizing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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