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새로 산 TV가 도착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제 기쁜 마음에 포장을 풀고 설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처음 샀을 때의 기쁜 마음은 사라지고 생각이 많아집니다. “44 인치로 살걸 그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 나은 제품이 나온다던데 내년까지 기다릴 걸 그랬나?”
그리고 최악은 마침내 “괜히 샀네!”라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TV건, 집이건 아니면 해외 여행권이건, 한 번에 많은 돈이 들어가면 다양한 감정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런 감정을 “구매자의 후회(buyer’s remorse)”라고 합니다. 위에서처럼 물건을 사고 나서 잘못 산 것 같다고 후회하는 것을 말합니다.
투자에서 이런 감정을 얼마나 잘 조절하느냐에 따라, 좋은 투자로 이어지느냐 아니면 후회 및 손실만 남느냐를 판가름하게 됩니다.
주식을 매수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때에 산건가?” “쓸데없는 주식을 산건 아닌가?” “시장이 급락하면 어쩌지?”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합니다. 이 모든 의문의 바탕에는 “손실을 보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 - 매수를 즉시 정당화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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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구매 후 합리화(post-purchase rationalisation)”라고 합니다. 즉, 구입한 제품의 장점에만 초점을 맞추고, 결함은 그냥 무시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비슷한 다른 제품의 약점을 꼬집습니다.
또한 어떤 물건(또는 주식)을 산 후 몇 주 후, 이게 더 싸졌을 경우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몇 주만 더 기다렸어도 같은 TV 또는 주식을 더 싸게 살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면 우리의 뇌는 더 비싼 돈을 주고 살 필요가 있었다고 납득시키려고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빅 매치를 보려면 새 TV가 필요했잖아!” 같은 식입니다.)
여기서 여러번 같은 일을 겪게 되면, 실제 어떤 결함이 있는 것을 샀더라도 “잘했다”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구매자의 스톡홀름 증후군(buyer’s Stockholm Syndrome)”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빠지면 앞으로도 계속 잘못된 구매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본래 인질이 납치범에게 동정심과 애착을 느끼게 되는 심리적 상태를 말합니다. 이를 구매와 연결하면, 구매자(“인질”)는 구매한 제품(“납치범”)에 사로 잡힌 것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구매자는 결국 자기가 산 제품이 마음에 든다고 확신합니다.
구매자의 후회는 손실로 가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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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구매한 다음 스스로 자책한다고 해서 구매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책은 구매 결정이 합리적이고 좋은 생각이었는데도 충동적으로 반품(또는 판매)에 나서게 될 수 있습니다.
잘못된 것을 사고도 스스로 합리화시키는 것 또한 손실을 더 키울 뿐입니다. 자신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어리석음일 뿐만 아니라, 그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는 귀중한 교훈을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행동은 손절매를 통해 더 큰 손실을 막는데 방해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손실 중인 주식을 판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손절매를 하지 않고 그 이유를 납득하려고 하면 할수록, 투자의 가장 중요한 규칙인 “손실을 보지 말라.”를 위반하는 일이 됩니다.
사실, 소유는 감정적 애착을 이끌어 냅니다. 집, 자동차, 애완견 또는 주식을 불문하고, 우리는 자기가 소유한 것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기 마련입니다. 이로 인해 투자 손실 감수하면서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감정적 고통 같은 게 없는 사이코패스가 가장 이상적인 투자자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투자 결정에 “구매자의 후회”와 “구매 후 합리화”가 영향을 미치는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실수를 인정하십시오. 즉, 손실을 감수하고 그 결과로부터 배우는 방법을 알아야합니다. 투자에서 손실이 생겼을 때, 자기가 옳았지만 “시장”이 잘못되었을 뿐이라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려고 하지 말고, 이 투자로 손실이 생긴 이유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시장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시장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투자하는 투자자에게는 손실이 쌓일 뿐입니다.)
충동적인 매수 및 매도를 피하십시오. 투자하기에 앞서 주식을 연구 조사하는 것이 “구매자의 후회”를 줄이고, 나중에 그 매수 결정을 내린 이유를 스스로에게 더 잘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매수를 합리화할 필요성도 줄어듭니다. 잘 못 샀다는 직감만으로 다시 팔아버리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스스로의 원칙을 따르십시오. 늦지 않게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깨닫게 되면, 손실을 키워나가는 일을 막고, 경미한 손실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미리 정한 손절매 시점에 오면, 주저하지 말고 팔아버리십시오.
투자 과정에서 출현하는 다른 어떤 함정들과 마찬가지로, 감정을 잘 조절하는 것이 수익을 위해 중요한 요소입니다. 객관적이어야 하며, 감정 때문에 판단을 흐리지 말기 바랍니다.
<출처: Value Walk, “Buyers Remorse In Fin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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