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의 딜레마, 감산이냐 저유가냐?

지난해 OPEC의 종말이 임박했다는 많은 글이 쏟아져 나왔다. 그동안 이 카르텔이 지배해 오던 유가 결정권이 셰일 원유로 인해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 대부분이었다.

​어느 정도 타당한 주장이긴 하지만, 원유 시장에서 OPEC의 지배적 지위를 과소평가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OPEC의 상황과 미국 셰일 원유의 예기치 않은 등장은 앞으로 어떤 드라마를 써 내려갈까? 지난 수십 년 동안, OPEC는 세계 원유 공급과 수요 전망에 따라,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생산을 늘리거나 줄이는 사치를 누려왔다.

셰일 원유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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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후 미국은 예기치 않게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산유국이 되었다.


(2008년~2017년 원유 공급 증가)

​2008년 이후 신규 원유 생산량 일간 1,030만 배럴 가운데 620만 배럴(60%)를 미국이 담당했다. 같은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몫은 각각 170만 배럴과 120만 배럴이었다.

미국으로부터 새롭게 원유 생산이 급증하자, OPEC는 시장 균형에 맞추거나,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생산을 줄여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되었다. OPEC으로서는 생산을 줄이는 것이 최선책이었지만, 그 대신 2014년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쪽을 선택했다. 이는 3조 달러 짜리 오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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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추수감사절 OPEC의 결정이 있은지 5주 후, 유가는 40달러대로 떨어졌다(이미 이전 4개월 동안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70달러대 상단까지 하락해 있었다). 실제 OPEC가 상황을 바르게 깨달은 시점은 2016년이 되어서였고, 일부 비 OPEC 산유국(가장 중요하게는 러시아)과 원유 생산량을 일간 180만 배럴 줄이는데 합의했다.

​대폭적인 감산 조치였고, 유가는 이윽고 배럴당 70~80달러 범위로 회복되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이 조금 넘는 시점이 되자, 미국의 생산 증가가 OPEC의 감산을 상쇄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지난 12개월 동안,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일간 195만 배럴 증가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증가세는 다시 OPEC에게 생산을 줄여 시장 균형을 맞추거나, 유가 폭락을 감수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2016년의 경우 후자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미국이 가격 전쟁에 대응해 생산을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가 회복되자마자 미국의 생산도 다시 늘었다.

​#### OPEC의 새로운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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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7년 OPEC의 원유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42.6%에 달했다. 러시아를 포함시키면, 2017년 세계 원유 생산량의 55%와 전 세계적으로 확인된 원유 매장량의 거의 80%를 통제하고 있다.

OPEC와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은 일간 5,000만 배럴이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상당한 가격 결정력을 가져야 하지만, 미국의 급속한 셰일 원유 생산 증가가 그들에게 계속해서 골칫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미국의 원유 생산 급증이 OPEC가 지니고 있던 유가 결정력을 깨뜨린 건 확실하다. 미국에서 셰일 원유 붐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지난 10년 동안 OPEC와 러시아가 유가 100달러의 혜택을 충분히 입었을 것이다. 반면, 미국의 무역 적자는 급등했을 것이다.

​따라서 현재 OPEC는 공급/수요를 바탕으로, 미국이 얼마나 더 생산을 늘릴지 추정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만일 미국 셰일 원유 생산 증가가 한계에 다다랐다면, OPEC로서는 몇 사이클 더 생산을 줄일 수 있고, 그런 다음 다시 운전자의 자리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더 미국의 원유 생산이 증가한다면, OPEC는 유가 결정권을 완전히 잃게 될 것이다. 그럴 경우, 전기 자동차가 대중화되어 세계 원유 수요 중 상당 부분 잠식하기 시작해야만, 미국의 원유 생산량도 둔화될 것이다.

​말이 나온 김에, 앞으로 원유 수요는 매년 일간 100만 배럴 이상씩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미국 원유 생산 증가의 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미국의 원유 생산이 세계 원유 수요 증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한(최근 몇 년 동안 몇 차례 이런 일이 있었다), OPEC는 감산(이 또한 미국 원유 생산업체들의 수익성을 지켜주는 데 도움이 된다)이나 저유가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자료 출처: Oilprice.com, “OPEC Is Losing Its Stranglehold On Oil Pr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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