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스, 어떻게 읽을 것인가?



아기가 울고 있다. 아빠는 그 이유를 모른다.​

다른 아기들처럼, 이 아기가 우는 이유는 아직 말을 못 하기 때문이다. 아빠는 기저귀가 젖었는지, 배가 고픈지 아니면 졸려서 그런지 알아본다. 이어 더워서 그런지, 추워서 그런지 아니면 옷이 꽉 조여서 그런지 등 가능성이 좀 떨어지는 이유를 알아본다.

그런 다음,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생각을 해본다. 보름달이 떠서 그런가? 침대에 다람쥐가 들어왔나? 하지만 바로 정신을 차리고, 아기를 달랜다. 언젠가는 왜 그랬는지 알게 되길 바라면서..​

경제 뉴스도 우는 아기와 비슷하다. 먼저, 주가가 상승 또는 하락하면, 소음과 소동이 생긴다. 이어서 가장 그럴싸한 설명을 생각하고, 그다음으로 가능성이 좀 떨어지는 설명을 고려한다. 그런 다음 혼란에 빠지게 되고, 추측과 가정이 난무하게 된다. 움직임이 먼저 생기고, 이어서 설명이 나온다.

가격이 먼저, 설명은 나중​

경제 관련 뉴스에 나오는 설명은 대체로 정확하다. 기자, 애널리스트 및 연구원들에게는 그 설명을 찾는 것이 업이기 때문이다. 때로 그 과정은 로버트가 업계에서 처음 배웠던 것처럼,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서투르다.​

1985년 증권 애널리스트로 일을 시작한 지 이튿날, 로버트는 월스트리트 저널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유가의 최근 움직임에 대한 질문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신문 2면에 내 말을 인용한 기사가 실렸다. 고작 23살이었던 로버트의 의견에 권위가 실리는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왜 신문은 신참 애널리스트에게 전화를 한 걸까? 유가는 움직이고 있었고, 설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로버트는 당시 어떤 말을 했는지, 타당한 말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뉴스, 특히 경제 뉴스에 대해 귀중한 교훈을 배웠다. 가격이 움직인 후, 설명이 뒤따르는 이유는 독자들이 설명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증권 애널리스트로서 일한 처음 5년 동안, 로버트는 투자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가격 움직임을 설명하는 요령을 배웠다. 장기적인 예측을 내놓을 경우에는, 각 기업의 펀더멘탈, 산업적 맥락, 과거 데이터 및 전체 주식 시장을 움직이는 요인들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이렇게 해야 주식 분석이 신뢰성을 얻게 되었고, 로버트는 점점 더 경험을 통해 배워나갔다. 어떤 주식이 주가와 수익 모멘텀이 강한 경우, 단기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하지만 과거 데이터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정상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주가의 모멘텀은 스포츠의 모멘텀과 같았다. 선수들은 땀을 흘리거나, 땀이 식겠지만, 결국 본래의 자신으로 되돌아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성장주의 경우, 모멘텀이 주가를 올리고 내리므로, 현재의 추세에 따라 예측을 내놓았다. 경기 순환 주식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산업 사이클에 맞췄고, 장기적으로는 공급과 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했다. 그런 예측이 틀릴 염려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체로 들어맞았고, 계속해서 독자들의 관심을 유지시켰으며, 로버트도 계속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역사는 스토리를 들려주었고, 스토리는 일리가 있었기 때문에, 과거 이야기는 예측의 서문이었다.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추정, 삽입”이 애널리스트의 업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였다.​

그런 예측은 장기적 추세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고, 금융 위기는 아직 먼 미래였던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좋은 접근법이었다. 당시에는 블랙 스완은 그냥 새였지,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오랜 기간 유지되었던 가정들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아주 기이한 사건은 아니었던 시절이었다.​

로버트는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되면서 관점을 바꾸었다. 1990년대 그는 여러 대형 은행에서 주식 펀드를 운용했고, 주가에는 이미 예측이 반영되어 있고, 시장 가격은 거래에 나서는 시점보다 더 빨리 뉴스를 흡수해 버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현재의 추세는 현재의 분석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분석 보고서를 더 많이 읽는다고 해서 더 좋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웠다. 본질적으로 뉴스는 일어난 상황에 대한 설명이지, 예측이 아니다. 설명과 예측은 전혀 다른 얘기다.​

물론, 지금도 로버트는 투자자의 기대치를 이해하기 위해 컨센서스 예측치를 읽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뉴스도 읽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많이 읽는 데도 배우는 것은 더 적어지고, 정보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

다른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의 조언​

운 좋게도, 1993년 로버트는 선배 포트폴리오 매니저에게 훌륭한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 ‘자네가 책상에서 하는 연구조사 중 절반은 시간 낭비일 뿐이야. 그 절반이 쓰레기라는 점을 깨닫고 나면, 생산성이 두 배로 좋아질 거야.’​

“선배의 요점은 연구조사 중 대부분이 예측보다는 과거를 뒤돌아보는 것뿐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불분명한 금융 정보를 읽는 것이 생산적인 일처럼 보이고 느껴질 수 있지만, 대부분의 내용이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 낼 가능성은 거의 없었습니다.”

투자 과정에 기반 한 우선순위 결정​

로버트는 회사의 가치 제안에 따라 투자 과정을 결정하며, 이를 바탕으로 읽기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로버트의 일기 습관은 그의 역할을 반영한다. 그는 RIA(registered investment adviser) 자격증이 있으며, 거시적인 재정 조언을 제공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시간을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시장을 조사한다.​

그는 특히 투자자들이 미래에 대해 어떻게 가정하고 있는지에 관심이 있다. 시장 가격은 투자자의 기대치와 일반 통념을 반영하기 때문에, 지금의 콘센서스 기대치가 합리적인지? 낙관적인지? 비관적인지? 알아본다.

의사 결정을 위한 간단한 규칙​

로버트의 자산 배분 과정은 미국 경제 사이클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선행 지표에 경고등이 켜지면, 현금 비중을 늘린다. 지극히 간단한 일이다.​

로버트의 투자 과정은 단지 알고리즘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는 그렇게 말해도 상관없다고 한다. 하지만 알고리즘을 사용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그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폴 D. 카플란이 “Frontiers of Modern Asset Allocation”에서 밝힌 것처럼, “역사적 통계를 맹목적으로 최적화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로버트는 세계를 모델로 한 이 알고리즘이 처음 설계할 때만큼 효과가 있는지 항상 묻는다. 어쨌든 모델은 시장을 나타내 주지만, 모델이 곧 현실은 아니다. 알프레드 코집스키가 말했듯이, 지도가 곧 영토가 아니듯 말이다.​

로버트의 투자 결정 규칙은 대니얼 카너먼의 의사 결정 전략에 기반하며, 다음으로 요약할 수 있다.​

  1. 사람이 아니라, 알고리즘을 믿는다. 개인의 재량보다는 단순한 규칙을 따르는 것이다. 언제나 투자 결정 과정을 조정하고 싶은 유혹이 있지만, 조정한다고 가치가 더해지는 것은 아니다.​

  2. 폭넓은 시야를 갖는다. 투자 과정의 틀을 가능한 한 폭넓게 짜는 것이다. 역사적 경험, 재무 이론, 미래 예측 지표 및 현재 시장 상황을 감안한다. 이 요인들을 개별적으로 감안해서는 안 된다. 이 모두를 같이 취합해 하나의 논리로 만들어 폭넓은 관점을 취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시장은 말을 해주지 않으며, 경제 관련 뉴스는 우는 아기와 같기 때문에, 논리가 항상 하나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며, 결코 완전할 수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3. 위험 감수 성향을 평가한다. 후회하는 경향이 있는 투자자는 시장의 바닥에서 주식을 팔아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어떤 투자 전략을 사용하든 자금, 소득, 목표 및 성격의 맥락에 기반해 그들의 위험 감수 성향을 평가해야 한다.​

  4. 믿을 만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한다. 우리의 인지 편향은 맹점을 만들기 때문에, 투자 아이디어를 동료들과 스트레스 테스트해야 한다. 투자 과정에서 동료들과의 건설적인 토론은 아주 중요한 요소다. 믿을 만한 사람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솔직한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그들의 통찰과 비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자료 출처: Enterprising Investor, “How to Read Financial News Redux: Process Determines Prior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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