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9일 오랜 강세장이 끝난 이후에도 가치주가 성장주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주목할 게 뭐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지난 10년 동안 가치주가 뒤처져온 상황에서 두 달 더 이어진다고 특별할 것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사실, 중요한 것은 약세장에 들어서면 가치주가 빛을 발할 것이라는 강력한 주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러지 못하고 있다. 아래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2월 19일 강세장이 끝난 이후에도 가치주가 성장주에 뒤처지고 있다.
“가치주”란 일반적으로 PBR, PER 및 PSR 배수가 낮은 주식을 의미한다. 성장주란 반대로 이들 주가 배수가 높은 주식을 말한다. 1927년부터 2019년까지 다트머스 대학의 케네스 프렌치 교수의 데이터에 따르면, 주가 배수 하위 20%에 속하는 가치주가 상위 20%에 속하는 성장주보다 연간 3.5% 더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고 한다.
가치 투자자들이 이번 약세장에 큰 희망을 걸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런 데이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강세장 기간 동안 성장주의 엄청난 상승은 소위 “페드풋(Fed Put)”(연방 준비제도 이사회가 경제가 침체에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취했던 인위적인 조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성장주에게 가장 큰 위험은 페드풋으로 인해 가치주 대비 성장주의 이례적인 성과가 만들어졌던 성장이 멈추는 것이다.
가치 투자자들의 생각은 마침내 경기 침체가 일어나면 성장주가 폭락하고, 가치주가 과거와 같은 지배력을 재확보 한다는 것이었다.
10년 동안에 걸쳐 가치주가 성장주에 뒤처진 후 이윽고 닷컴 거품이 붕괴된 후에 정확힌 그런 일이 일어났었다. 1990년대 시장 상승을 이끌었던 많은 회사들이 자산이 거의 없고 수익도 없는 곳들이었다. 거품이 터진 후 첫 달 동안 가치주의 복수 랠리고 13% 이상 성장주를 앞질렀다.
지난 6주 동안 가치주의 성과와는 대조적이다.
2월 19일 이후 이런 실망스러운 성과는 가치주의 부활에 베팅했던 이들에게는 특히 고통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탈 측면에서 타당한 결과였다. 그 이유는 가치주는 정의상 이익 수익률이 높고 성장성이 낮거나 마이너스인 주식이며, 따라서 대부분의 가치가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를 기준으로 평가된다. 때문에 전염병의 영향에 특히 민감하다는 의미다.
반면, 스펙트럼의 반대편에 있는 성장주는 그렇지 않다. 극단적인 예로, 수익이 없는 생명공학 회사를 보자. 그들의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유일한 피해는 의약품 개발 기한에 약간의 차질이 있었을 뿐이며, 임직원들의 재택근무가 가능한 경우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장기 전망이 강한 자본화된 성장주가 폭풍우를 이겨내기에 더 안전한 곳이었다. (빈센트 델루아드, INTL FCStone의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
한편, 가치주가 예상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한 이유는 최근 몇 주 동안 연준이 시행한 대규모 부양책이 의회를 통과한 것과 같은 페드풋이 실제로 더 강해졌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번 연준의 조치가 가치주보다 성장주에 계속 힘을 실어줄 것이다. 성장주를 더 안정시켜주기 때문이다. 평상시 성장주는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고려해 주가가 매겨지기 때문에, 연준이 제공한 안정성이 성장주의 수익률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동시에 성장주에 비해 가치주의 수익률은 저조할 것이다. 연준의 부양책이 가치주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으며, 가치주가 자금을 지원받는다고 해서 더 성장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나딘 베이커, 사우스 스트리트 인베스트 어드바이저의 수석 전략가)
하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
연준의 정책으로 인한 영향이 실제로 가치주보다 성장주에 더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여기서 핵심 변수는 불확실성의 증가다.
자본시장에 대한 이례적인 규모의 개입이 발표되었지만, 아직은 자산 가격에 정확히 반영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리고 그러한 가격 발견이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가치주가 성장주를 능가할지 그러지 못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로버트 로드리게스, 펀드 매니저)
결론적으로, 가치주가 부활할 것이라는 예측과 희망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성장주보다 뒤처진다고 해서 놀랄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자료 출처: Market Watch, “These beaten-down stocks should be big gainers, but investors aren’t in a bargain-hunting m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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