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T 업체가 중국 시장에 진출해 안착하기 위해서는 5가지가 필요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브랜드가 강력한 중국 기업과 합작해야 한다.
의미 있고,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중국 말로 이름을 지어야 한다.
중국인을 지사장으로 앉혀야 한다.
중국 현지에서 별도 서비스를 시작해야 한다.
중국 지사에 자율권을 주어, 자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본사와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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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아마존의 중국 진출이 왜 실패했는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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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중국 진출 사례
1994년 7월 제프 베조스가 창업한 아마존은 총매출과 시가총액 면에서 세계 최대 인터넷 기반 소매 업체가 되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는 2015년까지 연간 약 6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 후 아마존은 경쟁을 포기하고, 알리바바의 플랫폼 티몰에 입점하는 굴욕을 겪었다.
또한 2004년 중국 최대 온라인 서점 조요(Joyo)를 인수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2011년 사명을 아마존 차이나로 바꿨다. 미국에서는 온라인 서점에서 벗어나 대형 전자 상거래 업체로 성장했지만, 중국에서는 그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아마존은 이베이가 중국에서 저질렀던 것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했다. 미국에서의 비즈니스 모델을 중국에 적용하려 했지만, 이베이와 마찬가지로, 중국 소비자들은 다른 식을 요구했다. 또한 세계화를 선호하면서, 중국 지사에 자율권을 부여하지 않으려 했다. 지금까지도, 시애틀 본사와 중국 지사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경우, 중국 지사의 결정이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가격 민감성
아마존이 첫 번째로 간과했던 것은 중국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성이었다. 아마존의 제품 가격은 일반 중국 경쟁 업체들보다 훨씬 높았다.
반면 중국 업체 타오바오의 경우, 사기 방지 장치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입점업체들 간에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면서, 제품의 가격을 가능한 한 낮출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런 치열한 경쟁은 입점업체들로 하여금 고객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또한 타오바오의 입점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했기 때문에, 고객들은 이들에게 주문하는 편을 훨씬 더 선호했고, 이는 다시 입점업체들의 혁신을 유도했다.
아마존은 이런 끊임없이 변화하는 중국 시장에 적응하지 못했다. 중국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조차, 알리바바에 없는 제품도 아마존에서는 찾을 수 있지만, 아마존의 가격이 너무 높기 때문에, 대체로 구입은 알리바바에서 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이 중국에서 전혀 작동하지 않는 건 아니다. 아마존과 똑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JD의 경우, 중국 내 전자 상거래 시장에서 24.7%의 점유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이야기의 절반에 해당할 뿐이다. 아마존은 여전히 이베이가 저지를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지불결제 시스템
무엇보다도, 아마존은 중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보다 편리한 지불결제 시스템을 구현하지 못했다. 2016년 중국 내 신용카드 결제 및 직불카드 결제 비율은 각각 13.8%와 17.3%에 불과했으며, 직접 은행 송금 및 기타 선불 결제 방식이 더 통상적으로 이용되었다. 온라인 결제 수단인 알리페이가 계속해서 널리 사용되기 있음에도, 아마존은 알리페이와 제휴하지 않았다.
반면, 타오바오와 JD는 중국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JD의 주요 투자자 중 한 곳인 텐센트는 중국 내 2위 인터넷 회사이며, QQ, 위챗 및 텐페이를 소유하고 있다. JD는 이런 텐센트의 역량을 잘 활용하고 있다.
2016년 12월 당시, 위챗의 일간 적극 사용자 수는 평균 7억 6,800명에 달했고, 이들 중 83%가 위챗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고 있었다. 중국 소비자들은 컴퓨터보다 스마트폰에 훨씬 더 익숙하기 때문에, JD가 아마존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다. 2016년, 전자 상거래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결제가 55.5%를 차지했으며, 2020년이 되면 68%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를 통한 시장 진출
마지막으로, 아마존은 지금까지 사용해 온 기존의 시장 진입 전략이 중국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아마존 인도, 아마존 브라질처럼 지역 회사를 인수해 자리를 잡는 일반적인 성공 과정이 중국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2004년 조요를 인수해 아마존 차이나로 정착시키는데 실패한 아마존은 2014년 8월
세계 최대 e-스포츠 시청 플랫폼 트위치를 9억 7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아마존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인수였다.
아마존은 e-스포츠의 인기와 1억 3,400만의 시청자와 연매출 6억 1,200만 달러를 올리고 있던 트위치를 활용해, 젊은 시청자들을 자사의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에 끌어들일 수 있으리가 기대했다.
하지만 중국 최고 부자의 아들인 왕쓰총이 트위치와 비슷한 e-스포츠 플랫폼인 판다 TV를 창업하면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e-스포츠 게이머와 팬층이 가장 두꺼운 곳이 아시아이며, NBA 결승전 시청자 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e-스포츠 경기를 시청한다.
애완견을 위해 금장 애플 와치 2개를 구입한 것으로 유명한 왕쓰총의 중국 내 인기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지경이다. 왕쓰총은 성공한 사업가이자, 열렬한 게이머이기도 하며, 인기 e-스포츠팀인 인빅터스 게이밍을 만들기도 했다.
이야기는 어떻게 끝날 것인가?
이와 같이 아마존의 중국 확장 계획이 속속 차질을 빚으면서, 중국 시장에 대한 야망을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 2015년 3월, 아마존은 알리바바의 플랫폼 티몰에 입점하면서, 알리바바에 판매 수수료를 내는 굴욕을 겪었다.
하지만 2016년 10월 중국에 아마존 프라임 한정판을 내놓은 모습을 보면, 아직 야망을 내려놓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존 프라임 한정판의 성공 여부와 정식 아마존 프라임을 내놓게 될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오직 시간 만이 말해줄 것이다.
자료 출처: Alex Lee, “A Case Study on International Expansion: When Amazon went to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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