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위기와 시장 반응 간의 관계, 그리 간단하지 않다.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의 군부 실세 중 한 명이 사망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문제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현재 정확한 의미를 아는 사람은 없지만, 이란의 보복과 추가 갈등 가능성과 더불어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이 반응하면서, 유가와 금 가격은 상승했고, 주식시장과 금리는 하락했다. 경험 법칙 상 투자자들은 무엇보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며, 전쟁의 위협보다 불확실한 상황은 거의 없다.

하지만 시장이 항상 경험 법칙에 신경 쓰는 것은 아니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항상 불확실한 상황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지정학적 위기와 주식시장의 성과 사이의 관계는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1914년에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 후 6개월 동안 다우 지수는 30% 이상 하락했다. 전쟁은 기본적으로 기업 세계를 정지시키고, 시장 유동성을 멈추게 만들기 때문에, 그해 주식시장은 폐쇄하기로 결정됐다. 그런 상황은 기록상 가장 긴 6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1915년 다시 주식시장이 열리자 다우 지수는 잃어버린 시간을 보충하기라도 하는 듯 88% 이상 상승했으며, 지금까지 연간 최고 수익률 기록으로 남아 있다. 실제, 1914년 전쟁이 시작된 후 1918년 말 끝날 때까지 다우 지수는 총 43% 이상(연평균 약 8.7%) 상승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의 경우에도 시장은 비슷하게 반 직관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1939년 9월 1일 히틀러가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전쟁이 시작되었다. 9월 5일에 시장이 열리자, 다우 지수는 거의 10% 상승했다. 1941년 12월 초 하와이 진주만의 미국 해군 기지가 공습을 당했을 당시, 다음 주 월요일 개장한 주식시장은 2.9% 하락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손실이 회복되었다. 1944년 6월 6일 D-데이에 연합군이 프랑스에 상륙했을 때, 주식시장은 거의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다음 달 다우 지수는 5% 이상 상승했다.

1939년 제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된 후 1945년 후반이 끝날 때까지, 다우 지수는 연평균 7% 이상씩 총 50% 상승했다.

이렇게 현대사 최악의 두 차례의 전쟁 와중에도 미국 주식시장은 115%나 상승했다.

한국 전쟁은 북한이 남한을 침공한 1950년 여름에 시작되었다. 1953년 여름 전쟁이 끝날 때까지 다우 지수는 거의 60%(연평균 16%) 상승했다.

미군은 1965년 3월 베트남 전쟁에 개입했다. 다우 지수는 그해의 나머지 기간을 거의 10% 상승으로 마무리했다. 1973년 미군이 마지막으로 베트남에서 철수할 때까지, 미국 주식시장은 거의 43%(연평균 5%) 상승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미국과 러시아가 교착 상태에 빠졌던 1962년 10월 세계는 핵전쟁 직전까지 갔었다. 양국의 대결은 13일 동안 지속되었다. 이 2주 동안 다우 지수는 놀랍게도 침착한 상태로 단 1.2% 하락했을 뿐이다. 그해 남은 기간 동안 다우 지수는 10% 이상 상승했다. 베테랑 트레이더 아트 카신은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고 있던 자신에게 노련한 선배 트레이더가 해준 조언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잭은 말했습니다. “이봐, 미사일이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거든, 무조건 매수야. 절대 매도하면 안 돼.”

“선배님도 사시나요?” 나는 다소 당황해서 물었습니다.

“물론 사고 말고! 설사 틀렸더라도, 그 거래는 절대 체결되지 않게 될 거야. 왜냐하면 우리 모두 죽었을 테니까.” 잭의 답이었습니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본토가 테러 공격을 받은 비극이 빚어졌고, 2주도 채 안 되어 주식 시장은 거의 15% 하락했다. 당시 미국 경제는 이미 침체의 한가운데에 있었고, 닷컴 거품의 붕괴로 주식시장은 크게 하락해 있었다. 하지만 몇 달 안에 주식시장은 9/11의 여파로 발생한 모든 손실을 상쇄했다.

2003년 3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다. 주가는 다음날 2.3% 상승했으며, 이후 30% 이상 더 상승하면서 연말을 마감했다. 이러한 상승이 2000~2002년의 심각한 약세장 이후에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쟁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며, 지정학적 위기는 반 직관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정학적 사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그때그때 다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하기란 항상 어려운 일이다.

이번 이란과의 갈등이 전 세계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몇 달 동안이 언론 헤드라인에 어떤 기사가 실릴지 정확히 알 수 있다 하더라도, 투자의 관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시장은 지정학적 사건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반응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자료 출처: Fortune, “The Relationship Between Geopolitical Crises and Market Outcomes Isn’t Si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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