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프로 골프에 답이 있다

026.jpg

현재 주식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프로 골프를 통해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달처럼, 시장 변동성의 중요한 원인에 대한 단서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바로 인간의 심리다.

최고의 골프 선수들은 대부분의 홀에서 파를 기록한다. 또한 그 와중에서 버디를 잡거나, 보기를 피해야 할 경우가 자주 생긴다. 그러기 위해서는 퍼팅을 한 번에 성공시켜야 한다. 여기서 프로 골프 선수의 퍼팅이 버디를 잡기 위한 퍼팅이냐, 아니면 보기를 피하기 위한 퍼팅이냐에 따라 달라질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퍼팅이 다 같은 퍼팅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틀렸다.

160만 회 이상 퍼팅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프로 골프 선수들은 같은 거리와 난이도에서 버디 퍼팅보다 파 퍼팅의 성공률이 훨씬 더 높다. 평균적인 상위 랭커가 파 퍼팅에 성공하는 만큼 버디 퍼팅에 성공하면, 1년에 상금으로 120만 달러를 더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놀랍겠지만 사실이다.

그렇다면, 골프 선수들이 파 퍼팅을 훨씬 더 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행동 과학을 통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설명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실을 혐오”하기 때문이며, 같은 규모라도 이익으로 느끼는 즐거움보다 손실로 느끼는 아픔이 훨씬 더 크다는 의미이다.

사람들은 현재 상황에서 느끼는 손실의 고통이 아주 크기 때문에 이를 모면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강구한다. 이익이 좋긴 하지만, 손실이 나쁜 것만큼은 아니다. 프로 골프 선수들이 존 메이너드 케인즈가 말한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에 영향을 받는 것은 나머지 우리나 매한가지다. 우리 안에 존재하는 원시 생물체의 감정 말이다. 골프 선수들도 손실 가능성을 싫어하기 때문에 보기를 피하는데 집중하며, 종종 성공을 거둔다.

주식 시장에서도 그렇다. 물론, 최근의 변동성과 주가 하락이 중국의 성장 둔화와 유가 급락 같은 실제 상황과 많은 관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펀더멘털은 여전히 아주 견고하며, 이러한 요인들의 궁극적인 영향은 적어도 부분적으로 심리의 산물이다.

투자자들은 주가란 위아래로 움직이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눈에는 손실이 이익보다 훨씬 더 커 보이게 되며, 시장의 변동성이 갑작스레 커지게 되면, 팔아버리려는 유혹에 시달리게 된다. 비록 한 달 후가 되면 주가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해도, 그 과정의 손실이 많은 사람들을 시장 밖으로 나가게 만든다. 그리고 이 한 달이 끔찍하면 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보기를 피하고 싶어 한다. 때문에 보유 주식을 줄이게 된다.

이와 아주 비슷한 현상을 “확률 무시(probability neglect)”라고 부른다. 어떤 결과가 아주 끔찍한 것일 경우, 사람들은 그 결과가 일어날 확률 같은 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비행기 추락, 끔찍한 질병, 포트폴리오의 30%의 손실같이) 나쁜 결과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반적으로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편안한 생각에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다.

손실 혐오와 확률 무시 현상은 개인 수준에서 작동하지만, 우리의 행동 대부분이 개인 간 사회적 상호작용의 산물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들의 영향이 배가된다. 펀더멘탈이 강하며, 심각한 시장 하락 가능성이 낮은 경우에도, 투자자들은 다른 투자자의 행동에 영향을 받게 된다. 예금 인출 사태의 경우처럼, 주가 하락은 자체적인 동력을 만들어 낸다.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처럼, 가장 극단적인 경우에 일어나는 일은 “정보의 폭포 효과(informational cascade)”다. 투자자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로 볼 때 다른 투자자가 틀렸음이 확실한 경우에도, 이 다른 투자자의 행동에 참여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정보의 폭포 효과가 투매에 불을 지피게 된다. 많은 투자자들에게 매도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게 되면, 눈덩이 효과로 인해, 그런 인식이 “당장 매도” 신호로 변해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이는 매도하는 것이 정말로 합리적이라는 확실한 정보를 갖고 있어서가 아니라, 단순히 다른 이들의 행동으로 인한 것이다.

다만 좋은 소식이라면, 보통의 경우 투자자들의 폭포 효과는 어느 시점에서 중지된다는 사실이다. 스마트 머니가 상황을 알아채게 되고, 펀더멘탈이 정말로 강력하다면, 요령 있는 투자자들이 매수에 가담하기 때문이다. 이런 투자자들은 손실을 혐오하지 않으며, 확률을 무시하지도 않고, 기회가 보이면 그 기회를 움켜잡는 이들이다. 이런 투자자들이 많아지게 되면, 야성적 충동을 원료로 움직이던 극적인 동향이 중단되고, 결국 반전될 수 있게 계기가 된다.

장기적으로 주식 시장은 괜찮을 것이라고 역사는 말해준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보기에 대한 두려움이 큰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특히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서 빠져나오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면 혼란은 더 커지게 되는 것이다.

<출처: Bloomberg, “How Pro Golf Explains the Stock Market Panic”>
http://www.bloombergview.com/articles/2016-02-12/how-pro-golf-explains-the-stock-market-panic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주식 투자, 프로 골프에 답이 있다’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