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니코스의 투자 전략 - 짐 차노스와 폰지 경제 2부



경기 사이클과 엄청난 사기 사건들 사이에는 아주 분명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키니코스 회의실에서 인터뷰하던 중 차노스가 한 말이다. 회의실 한 쪽 벽에는 시장과 금융에 관한 서적이 늘어서 있었고, 양쪽 끝을 불곰 두 마리가 지탱하고 있었다. 그는 계속 이렇게 말한다.

경기 사이클이 우상향으로 진행되면서 사람들은 이웃이 점점 부자가 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러면 갑자기 이전에 하지 않던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시장에 들어오면 올수록 주가는 상승하기 마련이고, 사람들의 믿음은 더 커져 갑니다. 또한 그럴수록 사기꾼들이 돈을 끌어모으기가 더 쉬워집니다. 그리고 계속 돈을 투자해 이익을 내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속성이기 때문에, 경기 사이클이 우하향으로 방향을 바꾸기 전까지는 자기들이 사기에 투자한 줄 모르게 됩니다.

많은 사기가 사실상 폰지 형태의 사기입니다. 때문에 더 이상 자금 조달이 불가능해지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차노스는 이런 사기의 물결이 아직도 계속 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리콘 밸리가 그 중심에 있다고 의심한다. 차노스는 “이렇게 말하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그걸 믿었을까?’”라면서,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자 ‘존 캐리루우’가 쓴 책 “Bad Blood: Secrets and Lies in a Silicon Valley Startup”를 추천한다.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테라노스’에서 ‘엘리자베스 홈즈’가 혁명이라고 광고한 혈액 검사 기술이 가짜로 드러난 사건을 밝힌 책이다.

이 책은 꼭 읽어봐야 합니다. 테슬라를 비롯한 실리콘 밸리가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경기 호황 중에 이런 비관론을 들으려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것이 바로 차노스가 자기 헤지 펀드를 홍보할 때 맞닥뜨렸던 문제였다. 자기 펀드가 시장 하락에 대비한 보험이라고 설득했지만, 요즘 같은 시절에 사람들은 보험을 들어두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 펀드가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렸던 2011년과 2015년을 예로 들면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 펀드는 하락장에서 더 빛을 발합니다. 1999년과 현재 같이 상승장이 끝나갈 무렵에는 누구도 보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너무 늦어 버릴 때까지 누구도 보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키니코스의 운용 자산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가 발생한 후 거의 70억 달러까지 치솟았고, 미국 공매도 펀드 ‘우르수스(Ursus)”의 수익률은 44%에 달했다. 그 해 뉴욕의 한 잡지는 차노스를 “재앙의 자본주의자”라고 불렀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다른 이들이 손실을 겪을 때 수익을 올리기 때문이며, 이것이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2009년 이후 우르수스 펀드의 운용 자산 중 70%(연평균 11%)가 줄었고, 현재 1억 달러 미만으로, 키니코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키니코스의 테슬라 공매도 영향인지는 몰라도, 올해 7월까지 우르수스는 19.3% 손실을 기록 중이다.

차노스가 공매도 투자자로 장수한 비결은 키니코스의 주력 펀드인 ‘키니코스 캐피털 파트너스(Kynikos Capital Partners)’에 있다. 이 펀드는 키니코스의 파트너들이 투자하고 있으며, 1985년 우르수스와 더불어 출범했다. 이 펀드의 전략은 “190% 롱/90% 숏”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롱/숏 헤지 펀드와 달리, 숏 포지션은 심혈을 기울여 고르는 반면, 롱 포지션은 ETF를 통해 소극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차노스는 이런 전략이 공매도의 단점을 보완해 주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위험을 두 배로 보장받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도 시간이 지나면서 성공적인 전략인 것으로 입증되었다. 1985년 10월 설립 이후 2017년 말까지 키니코스 캐피털 파트너스 연평균 수익률은 28.6%로, 시장(S&P 500) 보다 두 배 이상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동안 우르수스로 대표되는 공매도 펀드가 연평균 -0.7%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와중에서 이룩한 성과다.

차노스의 전략에 회의적이던 동료 헤지 펀드 매니저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 중 하나입니다. 1985년 이후 누구도 28%의 연평균 수익률을 올지지 못했습니다.

레버리지를 증가시켜 공매도로 인한 손실을 상쇄함으로써 이 같은 수익률을 올렸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활동해온 대부분의 헤지 펀드 매니저들과 마찬가지로, 차노스의 수익률도 초기 시절에 만들어졌다.

1990년 운용 자산 6억 6천만 달러의 우르수스와 더불어, 키니코스는 톱10 헤지 펀드 중 한 곳이었다. 이후 몇 년 동안 힘든 기간을 거친 끝에 운용 자산이 1억 5천만 달러로 줄었지만, 헤지 펀드 투자에 요령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지프 형제가 1990년대 중반 키니코스 캐피털 파트너스에 투자하자 살아나기 시작했다.

2015년 지프 형제는 헤지 펀드 투자를 해지하고, 자금을 회수해 갔다. 그 해 차노스는 1996년 시작한 국제 투자 펀드 키니코스 글로벌 캐피털 파트너스(Kynikos Global Capital Partners)와 함께 키니코스 캐피털 파트너스를 다른 외부 투자자들에게 개방했다. 2015년 이후 이 두 펀드는 3억 5천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끌어들였고, 현재 키니코스 전체 자산 중 약 절반을 차지고 있다.

새로운 투자자들에게는 유감스럽게도, 2015년 이후 키니코스 캐피털 파트너스의 실적은 좋지 못한 상황이다. 이 펀드는 올해 7월까지 9% 손실을 비롯해, 2015년 이후 연평균 4.86%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12.17%를 기록한 시장(S&P 500)과 비교되는 수치다.

차노스로서도 헤지 펀드 운용을 “재미없는 일”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펀드 운용에 집중하고 있다. 무디 워터스 리서치(Muddy Waters Research)의 설립자이자, 유명 공매도 투자자인 인 ‘카슨 블록’은 “투자에 관한 한 백과사전 같은 사람이다. 자기 일은 틀림없이 해내는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블록은 차노스와 두 명의 선임 파트너들이 키니코스의 투자 아이디어 내놓고 있는 점에 특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 대부분의 헤지 펀드에서는 주니어 애널리스트들이 맡고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키니코스의 공매도 종목 중 ‘설득력 있는 스토리가 있는’ 사기성(또는 사기로 의심되는 행위) 기업은 25%에 불과하다. 차노스는 “회계 사기를 벌이고 있는 기업만으로는 포트폴리오를 다 채울 수 없다.”라고 말한다. 나머지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에 문제가 있는 종목, 부채가 과도한 종목 또는 일시적 유행일 뿐인 종목이다. “우리는 지금 당장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기업을 좋아한다.”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1%의 운용 수수료과, 15 내지 20%의 성과 수수료를 부담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투자 이유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짐 그랜트가 차노스에 대해 언급한 것처럼, “그가 할 일은 투자자들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것이다. 그들은 차노스가 커다란 백경을 찾아다니는 에이헙 선장이 되라고 자금을 맡긴 것이 아니다.”



<대표적인 공매도 투자자 빌 액크먼, 짐 차노스 및 앤드류 레프트>

……….

최근 몇 년 동안 키니코스의 실적 악화되었고, 대규모 투자 해지도 이따랐다는 소식이 다른 헤지 펀드 매니저들의 조롱의 대상이 되곤 했다.

차노스는 독특한 다른 카테고리에 속하는 인물처럼 보인다. 배타니 맥린 기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를 존경해왔고, 오랜 기간 그를 알면 알수록 더 존경하게 되었다. 옳고 그르고를 떠나(특히, 시점 포착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의 말은 항상 귀 기울일 가치가 있다.

UC 버클리 로스쿨의 프랭크 파트노이 교수는 다른 시각으로 이렇게 말한다.

성공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다른 분야라면 어떨까요? 공매도 투자의 선악은 제쳐두고, 그는 공매도 세계에서 르브론 제임스나 마찬가지입니다. 공매도 투자자의 개입이 발표되면, 시장은 키니코스의 반응을 주시하곤 합니다.

차노스는 자신이 공매도를 잘못 “유행”시켰음을 인정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평균 성공률은 약 65~70%입니다. 즉 수천 곳의 투자 중 세 번에 한 번은 실패한다는 말입니다.

최근 키니코스의 성공률은 낮아져 왔다. 차노스가 지난 3년간 공개적으로 발표한 13건의 공매도 중 성공한 경우는 5곳에 불과하다. ‘셰니에르 에너지,’ ‘솔라 시티(파산이 가까워질 무렵 테슬라에 인수됨),’ ‘몰린크로트,’ ‘카맥스’ 및 ‘메드낙스’다. 실패한 경우에는 ‘테슬라,’ ‘던킨 도너츠,’ ‘엔비젼 헬스케어,’ ‘레스토랑 브랜즈,’ ‘콘티넨탈 리솔시스,’ ‘익스프레스 스크립츠,’ ‘알리바바’ 및 ‘CNX 리솔시스’가 포함된다.

언론 비판의 대상이 된 실패한 공매도 중 하나가 캐나다 보험회사 ‘페어팩스 파이낸셜’과의 추악한 싸움이었다. 이 사건에 기름을 부은 매트 타이비 기자는 “The Divide: American Injustice in the Age of the Wealth Gap(번역서: 가난은 어떻게 죄가 되는가?)”에서 공매도 투자자들을 비난하면서, 헤지 펀드 거물들 중 다니엘 로엡과 스티브 코헨이 차노스의 지휘를 받아 한통속으로 페어팩스의 주식을 엄청나게 공매도했다고 말한다. (페어팩스는 헤지 펀드 매니저들을 상대로 뉴저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페어팩스가 최종심에서 패소하자, 키니코스 사건도 관할 법원에서 기각되었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페어팩스가 충분한 유보금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나중에 사실로 판명되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페어팩스가 금융 위기 당시 적시에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팔아 결손을 매웠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었다.

차노스는 비평가들의 주장도 수긍한다. 공매도 세력들은 제3자 연구업체 ‘스파이로 콘토고우리스’를 고용했는데, 이 업체가 페어팩스와 싸움에서 의혹이 된 부적절한 행동의 당사자로 밝혀졌다. 차노스는 “그 사실을 알자마자, 계약을 파기했습니다.”고 말한다.

(3부 마지막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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