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장에 들어가기는 너무 이른 것 아닌가?

2008년 여름 금융 위기가 일어나 시장이 붕괴될 것을 예상하고, 그전에 시장에서 빠져나와 현금을 들고 바닥에서 다시 시장에 들어갈 멋진 계획을 세워둔 전문 트레이더가 있었다.

그는 S&P 500이 650, 600, 550, 마지막으로 500포인트를 기록할 때, 보유 현금의 25%씩을 인덱스 펀드에 투자할 요량이었다. 일생일대의 매수 기회였고, 사람들은 그의 멋진 투자 계획을 부러워했다.

그의 계획에 있는 유일한 문제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예측에도 불구하고 S&P 500이 그러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S&P 500은 666포인트에서 바닥을 찍었다. 그는 계속 현금을 깔고 앉아 있었고, 결국 시장에 다시 들어갈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는 반등이 단기에 그칠 것이고, 다시 두 자릿수 하락이 있을 것이며, 다시 매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시장이 다시 뒤를 돌아보는 일은 없었다.

현재 현금이나 채권으로 갈아타 있는 많은 투자자들이 너무 늦은 것이 아닌지 걱정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아니면 너무 빨리 행동에 나서면 안 된다고 경계하고 있을 수도 있다. 상황이 더 악화일로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에서다.

어느 편일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만일 너무 빨리 매수에 들어가서 주가가 계속 하락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과연 정말로 나쁜 일일까?

금융 위기 이후 2009년 3월 9일 S&P 500이 바닥을 찍었던 날에 인덱스 펀드에 투자했다면, 현재의 30% 폭락에도 불구하고, 345% 정도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정확히 바닥에서 투자했다는 가정이다. 바닥을 잡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짓말쟁이거나 아니면 정말로 로또 1등에 당첨한 셈일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 일찍 매수하거나, 너무 늦게 매수하거나, 혹은 전혀 매수하지 못하게 된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거리에 선혈이 낭자할 때 매수에 들어갔다고 하자. 리먼은 2008년 9월 15일 월요일 파산했다. 그러니까 그때가 매수할 적기라고 생각해서, 다음날 S&P 500 인덱스 펀드에 투자했다고 하자.

당시 시점에서는 주가가 약 25% 하락해 있었다. 불행히도 2009년 3월 초 마침내 바닥을 찍기 전까지, 시장은 아직 40% 이상의 하락을 남겨두고 있었다.

1년 후가 되었을 때, 매수 당시에 비해 거의 10%의 손실을 겪고 있을 것이다.

3년 후가 되었을 때, 7%의 수익을 보고 있을 것이다.

5년 후가 되었을 때, 56%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10년 후가 되었을 때, 200%의 수익을 자랑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현재 매수 당시에 비해 150% 이상의 수익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1987년 시장 붕괴에서는 어떨까? 그 해 10월 블랙 먼데이 당시 주가는 거의 21%나 급락했다.

이 운명의 날까지 이전 9거래일 동안 이미 주가가 16% 하락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가가 16% 급락한 것을 보고 매수에 들어갔다고 가정해 보자. 시장 역사상 최악의 폭락을 기록하기 전날 매수에 들어간 이 투자자는 가장 운이 나쁜 사람이 되었다.

이렇게 매수하고 바로 다음 날에 폭락을 겪었다. 이후 이틀 동안 주가는 거의 15%나 반등했지만, 12월 초까지 20% 이상 더 하락을 겪었고, 잠깐 동안의 반등 효과는 급히 사라졌다.

1년 후가 되었을 때, 이 투자자는 23%의 수익을 보고 있을 것이다.

3년 후가 되었을 때, 55%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5년 후 및 10년 후가 되었을 때, 각각 122% 및 426%의 수익을 자랑하고 있을 것이다.

역사상 최악의 기간이었던 대공황의 경우는 어땠을까?

이 대학살은 1929년 9월 시작되었다. 1년이 조금 지난 후, 주가는 50%나 하락해 있었다. 자금을 채권에 넣어 두면서 주가가 60%까지 하락할 때를 기다린 투자자가 있었다고 하자. 시장 붕괴가 시작된 지 2년 후인 1931년 9월 때가 왔다.

때가 되자 이 투자자는 시장에 다시 들어갔다. 다음은 어땠을까? 이후 9개월 동안 주가는 당시를 기준으로 65% 더 하락했고, 1932년 6월이 되어서야 바닥을 찍었다.

하지만 시장은 1932년 말까지 엄청난 상승 랠리를 펼쳤고, 1931년 9월 매수 당시보다 10% 낮은 상태까지 돌아왔다.

3년 후가 되었을 때, 이 투자자는 13%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었을 것이다.

5년 후 및 10년 후가 되었을 때, 각각 118% 및 84%의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역사상 끔찍한 시장 붕괴 당시, 너무 일찍 매수에 들어갔다고 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꽤 괜찮은 수익으로 이어졌다.

항상 그렇듯이, 시간 지평이 길면 길수록, 주식시장은 일반적으로 그 인내심을 보상해 준다.

항상 효과가 있을까?

시장에서 절대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앞으로는 과거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너무 늦게 시장에 들어가도 비슷한 결과를 올릴 수도 있다. 다만 현금에 너무 안주하는 일만 하지 않으면 된다. 현금을 들고 관망하는 것은 좋지만,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확한 바닥에서 매수에 나서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란 점만 기억하면 된다. 시장의 바닥을 잡으려는 태도는 어리석은 짓이며, 너무 일찍 들어가거나, 너무 늦게 들어가기 마련이다.

시장이 붕괴되는 중에는 분명한 신호가 나오지 않는다. 너무 완벽하려다 보면 오히려 일을 망치게 된다. 시장에서 투매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너무 일찍 시장에 들어가 단기적인 손실을 참는 편이 너무 기다리다가 때를 놓치는 것보다는 낫다.

약세장의 고통 속에서, 언제 매수에 들어가든 상관없이, 시간은 우리의 친구이고 인내심은 결국 보상으로 돌아온다.

자료 출처: A Wealth of Common Sense, “What If You Buy Stocks Too Early During a Market Cr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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