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애플의 판매 전략

많은 경제 이론, 예측 및 정책은 사람들이 본질적으로 합리적이라는 가정을 기반으로 한다. 과연 이 가정은 합리적일까? 당연히 어떤 의미로 사람들을 합리적이라고 말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때로 사람들이 합리적이라고 가정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결정을 내린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최적화한다. 자기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선택을 한다.

언뜻 생각하기에, 사람들이 종종 비이성적이고 자신의 최선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곤 한다는 점에서, 이상한 가정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은 나쁜 결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워서 얻는 즐거움이 암과 조기 사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볼 때, 그들의 선택은 ​​합리적이며, 계속 담배를 피우면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상상할 수 있듯이, 일부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가치관으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가정은 현실을 무시하려는 멍청한 결정에 기반 한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실생활에서 사람들은 비합리적인 공포와 편견을 갖고 있으며, 의사 결정 과정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면서 최선의 이익에 반하는 온갖 종류의 결정을 내린다. 많은 사람들이 이점을 인정할 것이다. 가령,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먹고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기도 하지만, 아무 생각이 없다.

하지만 경제 모델을 만들어 사람들의 행동을 예측하려는 보다 현실적인 경제학자들조차,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합리적”이라고 가정한다.

경제학자들이 사람들이 합리적이라는 말할 때 그 의미는 사람들이 그냥 무작위로 결정을 내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의사 결정에 어떤 규칙을 따르기 때문에, 거기에는 패턴이 존재한다. 따라서 사람들의 의사 결정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한 사람에게 A, B 및 C 이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그는 B보다 A를 더 선호하고, C보다 B를 더 선호한다면, 결론적으로 C보다 A를 더 선호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주로 이런 방식으로 합리성을 가정한다. 그 사람에게는 선호도가 있다. 다른 것보다 이 선택지를 택하면, 선호도의 전반적인 패턴을 읽어낼 수 있다. 그런 다음 이 정보를 사용해 향후 결정을 예측해 볼 수 있다.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제학자나 기업 분석가라면 합리적인 예측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모델과 예측의 기반이 될 수 있는 분명한 패턴이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델을 만들어 예측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경제학자와 분석가들에게 다행인 점은 사람들은 어느 정도 합리적이다. 즉 모델을 만들어 사람들의 행동을 예측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합리적이라는 가정은 그저 가정일 뿐이다. 사람들이 항상 합리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례가 애플의 가격 인상 전략이 사람들에게 먹히는 것이다.

“이 빌어먹을 스마트폰 한 대를 1,249달러에 산다고?”

애플은 교활할 정도의 가격 인상 전략으로 유명하다. 소비자를 압박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온갖 종류의 업그레이드와 추가 옵션을 달아 놓는 자동차 영업사원과 같지 않다. 애플 매장을 자주 방문하는 사람들은 직원들에게 조금도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대신, 애플은 다양한 가격대의 다양한 제품군 마련해 놓고 소비자 스스로 더 비싼 제품을 선택하도록 만든다.

예를 들어, 현재 아이폰의 상황을 보자.

애플은 여전히 ​​아이폰 8을 팔고 있다.

64GB 짜리를 “449달러”에 살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이 담겨있다. 이들에게는 이보다 더 비싼 스마트폰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사람들은 50달러 더 비싼 499달러를 주고 128GB 짜리를 사려고 한다. 절대 저장 공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아마도 이쪽이 더 나을 것 같아서다.

하지만…

이제 599달러짜리 XR이 눈에 들어온다. 훨씬 더 현대적인 스마트폰이다. 출시된 지 1년이 지난, 3년 된 아이폰 8보다 훨씬 신형이다. 따라서 이 기종을 사는 것이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장 용량은 64GB에 불과하므로, 50달러 더 비싼 649달러를 주고 128GB 짜리를 사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데, 50달러를 추가한 699달러면 아이폰 11을 살 수 있다. 새로운 모델이다. 그렇다, 분명 이 편이 더 좋아 보인다.

하지만…

분명히 50달러를 더 쓰면 749달러로 128GB 짜리를 살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이 계속된다. 저장 용량이 더 큰 제품이 있고, 더 새로운 모델이 있다. 화면이 더 큰 제품이 있고… 등등이다. 어쩌면 최종적으로 1,249달러를 주고 256GB 짜리 아이폰 11 프로 맥스를 사는 것으로 결정할 수 있다.

이렇게 449달러짜리 스마트폰을 사려고 했다가, 이제 3배에 가까운 가격인 1,249달러에 아이폰 11 프로 맥스를 사려고 심각하게 고민하기에 이른다.

이 시점에서 멈춰서 스스로에게 “이 빌어먹을 스마트폰 한 대를 1,249달러에 산다고?”라고 자문할 수 있다.

아니면 그냥 최신 폰을 최고의 가격을 주고 살 수도 있다. 어쨌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과정을 따랐으니까, 그렇지 않나? 의사 결정 과정의 각 단계를 살펴보면, 모든 단계가 완벽하게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449달러짜리 아이폰 8과 1,249달러짜리 아이폰 프로 맥스를 직접 비교해 보라고 하면, 둘 중에서 아이폰 8이 훨씬 더 나은 선택이라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또는 새로운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지만, 699달러짜리 아이폰 11과 1,249달러짜리 프로 맥스를 직접 비교해 보라고 하면, 선뜻 11을 선택할 것이다.

따라서 어떤 점에서, 가격 인상 전략이 먹히는 이유는 사람들의 비합리성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약간 더 단순화시켜서 기본적인 상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제품 A, B, C 및 D가 있는데, 가격은 조금씩 더 비싸다. A보다 B가 선호된다. B보다 C가 더 선호된다. C보다 D가 더 선호된다. 하지만 A와 D를 직접 비교하면, A가 더 쉽게 선택될 수 있다.

선호도가 비합리적으로 순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된 일일까? 소비자가 단순히 비합리적이어서 일까? 아니면 어느 정도 합리적인데도 광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아마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제품이 A와 D뿐이라면, 분명 A를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B와 C라는 제품이 존재하면서, 상황이 역동적으로 변한다.

첫째, 중간 제품을 사이 놓음으로 해서 소비자가 A와 D를 직접 비교하지 못하게 한다. 그렇게 해놓음으로써,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한 제품을 다음 제품과 또는 이전 제품과 비교하며, 전체적인 큰 그림을 보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둘째 그리고 보다 중요하게는, B와 C라는 제품을 사이에 놓음으로써 A를 더 질 낮게 보이도록 만든다.

사람들이 B를 보면 A가 나쁘게 보인다. B가 가격은 약간 더 비싼데도 성능은 훨씬 더 좋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 C를 보게 되면 B가 나쁘게 보인다. 이유는 같다. 그리고 D는 C를 초라하게 보이게 한다.

A가 D보다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지만, 사람들은 D를 선택하는 이유는 D를 나쁘게 만드는 E라는 제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즐거움은 주관적인 경험이다. 그리고 중간에 다른 제품을 끼워 놓으면, 사람들이 더 싼 제품에서 경험하는 즐거움이 떨어질 수 있다. 왜냐하면 “돈을 조금만 더 주더라도 성능이 더 좋은 제품을 살 걸 그랬나?”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기 때문이다.

괜히 더 싼 제품을 샀다는 후회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사람들은 그렇게 계속 머릿속에서 맴도는 의구심을 없애기 위해, 더 나은 모델을 선택한다.

하지만 일단 그런 의구심에 굴복하고 나면, 덫에 갇히는 꼴이 된다. 최신 제품을 가장 비싼 가격에 사기 전까지는 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계속된 의구심을 잠재우는 유일한 방법은 피라미드의 제일 위에 있는 최신 제품을 사는 것뿐이다. 추가 기능이나 저장 용량은 쓸데가 없다는 점에서, 최신 기종을 더 비싼 돈을 주가 사는 행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따라서 실제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난 성능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고, 실제로 가능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러한 선택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훨씬 저렴한 모델을 사용할 때보다 더 행복하다. 하지만 그 이유는 중간에 모델을 끼워져 있고, 그로 인한 계속된 의구심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런 의구심을 없애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한 것이다.

소비자가 중간에 끼워 넣은 제품을 사든 말든 애플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애플의 주된 목적은 소비자가 더 비싼 모델을 사도록, 중간의 정신적 디딤돌 역할만 하게 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중간에 끼워진 제품을 무시할 수 있다면, 더 저렴한 모델을 살 수 있고, 쓸데없는데 돈을 쓸 필요가 없어지며, 더 큰 만족감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 있는 것을 무시할 수 있을까? 아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긴 글이었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사람들은 이상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비합리적으로 (그리고 값비싼 것으로) 보이는 결정에도 어느 정도 합리성이 있다.

그러는 동안 애플의 금고에는 계속 돈이 들어올 것이다. 애플은 사람들이 합리적인지 아닌지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료 출처: One Zero, “The Weird Economics of Apple Upsell”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우리가 몰랐던 애플의 판매 전략’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