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에서 비트코인으로 바꾸고 있는 프레퍼족

웬디 매켈로이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온타리오 농촌에 있는 자기 농장 창고에 1년 동안 간 먹을 수 있는 보존 식품을 쌓아 두고 있다. 또한 그녀의 생존 계획은 인터넷이 작동하느냐에 달려있다. 문명이 붕괴된 이후에도 돈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자금 중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미국 농촌 곳곳에 사는 프레퍼족(prepper) 중, 지하 벙커와 금고에 금괴와 금화를 비축해 놓는 대신, 매켈로이처럼 사이버공간의 가상 지갑에 자산을 넣어두고 있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지구 재앙으로 전력망이나 웹이 사라지는 순간, 가상의 현금에 접근할 수 없겠지만, 이런 사실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철저한 생존주의자들은 경제적 붕괴, 전 세계적 전염병, 기후 변화 재앙 및 핵전쟁에도 비트코인이 견딜 것으로 확신한다.

농장에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매켈로이는 이메일 답변에서 “비트동전이 금과 같은 수준의 통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개인들도 자체적 은행을 가질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개념과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고 나니까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열렬한 비트코인 지지자 중 일부가 사회적 및 정치적 위험 상황이 닥치면 공공시설이 붕괴될 것이라는 믿음에 빠져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은 반직관적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이 지불 수단으로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거래 비용 상승으로 아직은 사용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프레퍼족은 지난 12개월 동안 지지자들이 달러, 유로 또는 엔과 경쟁 할 수 있는 디지털 대안이라고 찬양하는 동안 가격이 10배 급등했던 이 미래의 화폐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비트코인은 온라인을 통해 지불 결제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페이팔이나 마스터카드와 비슷하고, 중앙은행 및 규제 기관의 통제를 벗어난 분산 네트워크(블록체인)에서 실행된다는 점에서는 다르다.

비트코인은 정부 없는 사회라는 반체제적 시각에서 태어났으며, 대규모 충격으로 금융 시스템이 중단될 경우에도 자기 재산에 아무 제약 없이 접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수단이 되었다.

톰 마틴은 워싱턴에서 트럭 운전을 하고 있으며, 재앙이 발생했을 때 생존하는 법을 배우는데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소셜 미디어 웹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얼마 전까지도 프레퍼족 사회의 사람들은 암호화폐를 적극적으로 경고하고 나섰지만, 이제는 모두 여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전력망 유지되는 한,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계속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마틴은 금, 은 및 주식 외에도, 비트 코인, 라이트코인 및 스팀에도 투자하고 있다. 왜냐하면 가지고 다니기 쉽고, 남이 훔쳐가기 어려우며, 사회적 붕괴되어 달러 같은 신용 화폐가 쓸모없게 될 때 더 좋은 보호 수단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완전한 정전 상태에도 비트코인이 견뎌낼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 중 하나이다. 개개의 비트코인 거래를 모두 기록하는 익명의 공공 부기 기술인 블록체인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002.png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7,0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mysurvivalforum.com” 및 “survivalistboards.com” 같은 생존 포럼에서 암호화폐 투자의 장단점에 대한 토론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제 구글 검색에서 ‘비트코인 매수’가 ‘금 매수’ 보다 더 인기 있는 검색어가 되었다.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금의 역할이 침해되기 시작했다는 수근거림이 돌기 시작했다. 귀금속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도 공급이 한정되어 있으며, 지지자들은 이를 인플레이션 보호 수단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3분기 미국 조폐국의 금화 판매량은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구조사 업체 메탈스 포커스의 공동 창립자이자 귀금속 주화 판매를 연구조사하고 있는 필립 뉴만은 전화 통화에서 “비트코인이 귀금속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하늘 높이 치솟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금 가격이 그렇게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003.png

로열 민트 골드와 앤썸 골드 같은 업체들은 전통적으로 금을 매수해온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금고에 저장된 실제 금으로 보장되는 여러 디지털 자산을 개발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디지털 지갑에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연결은 고사하고 집에 스마트 폰을 충전할 만한 전기도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지역 슈퍼마켓 스팸, 콩 통조림 또는 생수를 사는데 디지털 코인을 사용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으며, 암호화폐 대상 가격 예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뉴스페이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런던 소재 CIO 찰리 모리스는 “나는 비트코인이 극심한 위험 환경에서 안전한 피난처가 될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비트코인은 금이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UBS 그룹의 마크 헤펠은 인터뷰에서, 아직 비트코인은 투자가능한 통화로 간주되기 위한 임계점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모든 암호화폐의 총합이 UBS에서 투자하고 있는 “일부 소규모 통화의 규모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프레퍼족은 몇 년은 아니더라도 몇 개월 동안 먹고 살 수 있는 식량과 물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며, 재난 이후의 어떤 지배 구조가 나타나더라도 최우선으로 웹을 다시 가동시켜 운영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비트코인 투자자인 롭 하비는 자연 재앙과 핵전쟁을 준비하면서 불을 피우는 방법 등 생존 기술을 배우고 가르치고 있다. 그는 “잠시 동안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다시 일정 정도 정상적인 수준이 되면 블록체인은 재난 발생 전과 같이 작동할 것입니다. 블록체인은 살아남는 데 특정 장소나 특정 사람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는 강력한 생존 전략입니다.”라고 말한다.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주류 사회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지난달 열린 런던 금괴 시장 연합회 연례회의에 참석한 수백 명의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모리스의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1명은 핵전쟁이 일어나면 금보다 비트코인을 보유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자유 국가 프로젝트(Free State Project)의 일환으로 뉴햄프셔에서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20,000명의 자유의지론들 또한 귀금속에서 다른 곳으로 방향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이 비트코인을 선호하는 이유는 전통적인 통화와 달리 정부가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 매트 필립스는 전화 통화에서 “물질인 금으로는 무겁기 때문에 절대 할 수 없는 경제에 거래에도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커피 한 잔 값으로 금을 받는다면 어찌할지 몰라 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캐나다 출신의 매켈로이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도 비트코인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세계 금융 위기로 인한 재정적 혼란에 대한 해답으로 2009년 가명으로 비트코인을 만든 사람 또는 사람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Satoshi Revolution’이라는 책을 썼다.

그녀는 전자 화폐가, 화폐 발행 독점으로 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국가에 대한 사회의 의존성을 깨고, 재앙에 대비한 자연스런 헤지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책의 개요에서 “이것은 사람들의 화폐다. 비트코인은 국가나 국경 없이 세상을 순조롭게 돌아다니며, 서로 거래하기로 한 개인들 간의 명령만을 따른다. 통화 조작과 인플레이션에 아마 상관이 없기 때문에, 일반 대중에게 해를 끼치지도, 강력한 엘리트들을 위해 봉사하지도 않는다.”라고 쓴다.

<출처: Business Week, “These Doomsday Preppers Are Starting to Switch From Gold to Bitcoin”>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바꾸고 있는 프레퍼족’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