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유가 폭락을 예견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두 건 나왔다(비즈니스 인사이더와 CNN). 모두 2016년 CNBC와의 인터뷰를 참조하고 있다. 그중 하나(CNN)는 버핏이 미국 원유 산업을 구제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기사 링크
https://markets.businessinsider.com/news/stocks/warren-buffett-oil-free-would-be-good-for-us-consumers-2020-4-1029112729CNN 기사 링크
https://www.ccn.com/warren-buffett-may-be-holding-his-128-billion-to-save-struggling-oil-companies/
하지만 먼저, 그가 정말로 유가 폭락을 예견했을까?
전체 인터뷰 내용을 보면 그렇지 않다. 2016년 인터뷰에서 버핏이 말하는 것은 간단명료하게 저유가의 이점과 위험이었다.
버핏은 유가가 하락하면 휘발윳값도 싸지니까 소비자들에게는 좋지만, 유가가 하락한 직후부터 자본 가치가 떨어지는 생산 업체들에게는 좋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후 생산 업체들의 자본 가치 하락은 그들과 거래하는 다른 산업으로 확산된다고 한다. 또한, 버핏은 일자리도 사라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원 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가 지난주 유가 폭락으로 미국 원유 산업이 곤란에 빠진 것을 고소해 하는 내용의 트윗을 삭제한 이유도 그것일 수 있다.
또한 버핏은 상식적으로 알아야 할 또 다른 사항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저유가는 수입업체에게는 좋지만 수출업체에게는 나쁘다는 것인데, 자신이 신입생 경제학에서 공부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WTI 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까지 예견했을까?
그렇지 않다. 그가 이야기한 것, 그리고 CNN과 비즈니스 인사이더 모두에서 인용한 것은 “만일 원유가 공짜라면, 우리에게는 좋은 일이다.”라는 말이었다.
버핏이 지칭한 ‘우리’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사실을 말한 것일 뿐, 예측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이제 이 문제는 정리되었고,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는 버핏이 주가가 헐값이 된 마당에 원유 회사를 매수할 것인가다.
CCN의 키릴 니콜라예프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는 “다른 이들이 두려워할 때 매수한다.”라는 버핏의 말을 인용하면서, 옥시덴탈이 쉐브론을 제치고 애너다코를 인수하려 할 때도 100억 달러를 지원한 사실을 언급한다. 당시에는 아무도 원유 및 천연가스 역사상 최악의 시기를 앞두고 진행된 투자일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옥시덴탈 외에, 버크셔 해서웨이는 캐나다 오일샌드 회사 썬코어(Suncor)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분명 캐나다 원유 시장의 사정은 미국보다 더 나쁘다. 어떤 이들에게는 지금이 원유에 대규모로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일지도 모른다. 실제, 컨설팅 회사 클라레오사 에너지 전문가 피터 브라이언트는 이번 위기로 미국 원유 시장에 새로운 구매자들이 들어올 것이며, 그중 상당 부분을 사모펀드 회사들이 차지할 것이라고 말한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번 “바겐 헌팅”에 동참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하지만 버핏은 실제 매수에 손이 나가기 전에 더 참고 기다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왜냐하면 지금 위기는 이전 어떤 위기와도 다르기 때문이다. 불과 몇 주 만에 확인된 것이지만, 그렇다고 사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누구도,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해도 코로나19 확산의 규모와 전 세계 경제 활동에 미친 영향을 예상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런 미지의 영역에서는 현명한 투자자일수록 뛰지 않고 조심스레 발을 내딛는다.
물론 원유 관련주의 침체를 기회로 활용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사실, 버핏은 이미 옥시덴탈의 지분을 더 늘렸다. 회사가 배당금을 지불할 현금을 아끼기 위해 대신 주식으로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CCN의 니콜라예프의 말처럼, 버핏이 장기적으로 원유에 대해 낙관적인 생각이라면, 주가가 아주 싸진 상태에서 지금 지분을 더 늘리는 것이 완전히 이치에 맞을 것이다.
마이너스(-) 유가의 악몽은 이제 끝났다. 전 세계 모든 생산 업체들이 원하던 것보다 훨씬 더 싸지긴 했지만, 다시 플러스(+) 영역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조정 중이고, 이는 버핏이 신입생 경제학에서 배운 것과 다를 수도 있다. 조만간 계획적인 개입 없이도, 시장의 기초 체력은 균형을 잡게 될 것이다.
저유가 상태가 오래 이어질수록 수익성을 유지하는 생산 업체들이 점점 더 적어질 것이다. 결국 계획적인 감산과 미국 내 원유 생산의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며, 수요와 공급이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질 것이다. 그리고 조만간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다. 워런 버핏은 그것을 알고 있다.
자료 출처: Oilprice.com, “Warren Buffett Is On The Lookout For Oil Industry Barga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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