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와 투자 공부] 데이 트레이딩, 그냥 재미로만 하면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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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대학 기숙사 방에서 앉아 있었는데, 복도 저쪽에서 기쁨의 환호성이 들렸다. 그 방에 가서 물었더니 하는 말이 주식시장에서 몇 천 달러로 50만 달러를 벌어서 그랬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했느냐고 묻자, 웃으며 “콜 옵션”에 투자했다고 간단히 답했다. 그런 경이로운 금융 상품이 있다는 소리를 처음 들었고, 소액으로 어떻게 하루 만에 큰돈을 벌 수 있는지를 찾아보면서 하루를 보냈다.

물론 운 좋은 기숙사 친구는 투자 금액을 두 배로 들렸고, 몇 달 후 닷컴 거품이 터지면서 결국 대부분을 날리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데이 트레이딩, 특히 옵션 같은 레버리지 상품들을 사용하는 데이 트레이딩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기 위해서다.

2000년 닷컴 거품 붕괴 이후 감소했던 데이 트레이딩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르네상스를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이후 주식시장과 옵션시장에서 개인 트레이더들의 거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반면, TD아메리트레이드에 따르면, 자사 플랫폼에서 주식 거래 방법을 알려주는 페이지의 방문자 수가 4배 가까이 늘었다고 한다.

거래 수수료가 무료이며, 간단한 비디오 게임 방식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트레이딩 앱 로빈후드에는 1분기에 300만 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되었다. 신규 고객의 절반은 투자를 처음 하는 이들이라고 한다.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들은 기막힌 수익, 종목 추천, 거래 시스템 및 이론 등 데이 트레이더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데이 트레이딩이 붐을 이루고 있는 이유가 코로나19 대유행만은 아닐 것이다. 증권사들은 수수료 없이 주식을 거래하게 해주는 대신에 고객 계좌의 현금 잔고에서 나오는 이자를 보상을 받고 있다. 모바일 앱은 주식 거래를 그 어느 때보다 쉽고 재미있게 만들었고, 새로운 트레이더들이 소액으로도 시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신세대 투자자들은 닷컴 거품 붕괴의 아픈 기억도 없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새로운 데이 트레이딩 열풍이 과거보다 더 행복한 결과를 낳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대부분의 데이 트레이더가 결국 돈을 낭비하는 셈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많은 이론적 근거와 풍부한 경험적 증거가 있다.

금융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 그런데도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은 모든 거래에는 쌍방이 있다는 것이다. 데이 트레이더가 수익을 남기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손해를 봐야 한다. 가장 낙관적인 경우라면, 손해를 보는 쪽은 은퇴 계좌에 돈을 넣거나 빼낼 뿐이며 주식을 사거나 파는 가격에는 큰 관심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거래가 이런 식은 아니다. 그 대신, 데이 트레이더들은 보통 서로 간에 사고팔거나, 기술 좋고 경험 많은 금융 전문가들이 프로그래밍 한 알고리즘과 거래한다.

전자라면 그들의 거래는 제로섬 게임이다. 만일 후자라면, 인간인 트레이더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아주 크다. 트레이딩 알고리즘을 프로그램하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아주 똑똑하고, 그들이 사용하는 컴퓨터는 사람들보다 따르게 시장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시장에서 전문적인 인간 트레이더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도 이것이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문제는 소위 “슬리피지”다(매매 주문 시 체결 오차로 인해 원하는 가격과 다른 가격으로 거래가 체결된 경우의 가격 차이). 데이 트레이더들은 거래 수수료가 무료이기 때문에 거래 비용도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데이 트레이더가 주문을 내면, 어디선가 트레이딩 알고리즘이 재빨리 그 데이 트레이더가 사거나 팔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아내고, 그에 따라 가격을 올리거나 낮추기 때문에, 데이 트레이더에게 불리한 가격에 거래가 체결된다.

데이 트레이딩이 좋지 않은 생각인 또 하나의 이유는 사람들이 언제 이기고 있고 언제 지고 있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경우처럼) 주식시장이 전체적으로 상승하면, 많은 종목들이 동시에 상승한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 트레이더는 자신이 이기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단순히 인덱스 펀드를 매수해서 붙들고 있었도 그만큼의 수익이 생길 텐데도 말이다. 특히 주식들 간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지금 같은 경우는 많은 주식들이 동반 상승하거나 하락한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데이 트레이더들은 대개 자신이 얼마나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글 처음에 소개한 대학 기숙사 동료가 산 콜옵션은 일종의 레버리지 상품이다. 소액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레버리지로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만큼 손실이 클 가능성도 아주 높다.

자기 계좌에 큰 손실이 생긴 것을 보고 비극적인 자살로 생을 마감한 한 젊은 초보 투자자가 있었다. 비록 그가 계좌 명세서를 잘못 읽어서 그랬다 쳐도, 이 사건은 투자자들이 거래로 얼마나 손실이 생길 수 있는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많은 경험적 증거에 따르면, 대부분의 데이 트레이더는 손해를 보는 확실하다. 예를 들어, 2004년 대만 데이 트레이더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80% 이상이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만이(약 0.03%) 계속해서 상당한 수익을 올렸지만, 그런 기술을 보유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과 핀란드의 데이 트레이더를 대상으로 한 대한 대부분의 연구 또한 비슷한 결과를 낳았다. 소수의 트레이더는 지속해서 좋은 성과를 올리지만, 대부분은 손해를 본다.

데이 트레이딩이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길 기다리면서 집에서만 머물고 있는 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오락거리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일반인이 개별 종목과 옵션에 거액의 돈을 걸기 시작하면, 재정적 파멸을 자초하는 꼴이 될 수 있다. 데이 트레이딩이 하고 싶다면, 소액으로 시작해 보는 것이 최선이며, 그 과정에서 시장을 이길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소수에 속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데이 트레이딩은 돈을 좀 내고하는 비디오 게임쯤으로 생각해야지, 빠르게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자료 출처: Bloomberg, “Day Traders Will Have Fun Until They Get Wiped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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