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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냐는 포르토레알과 유럽 여행을 동행한 일행 중 하나였다. 여행 당시 그는 도미니카에 한 달 동안 머물고 있었고, 구즈만 가문의 “미국 코디네이터”라고 불렸다. 이 말은 그가 구즈만 가문 사람들을 설득해 가계 서류를 찾아내 포르토레알의 의뢰인이 되도록 하는 일을 했다는 의미다. 코디네이터로서 수수료를 받게 되었었지만, 그는 아직 한 푼도 받지 못했다.
페냐는 현재 직장도 없고, 아내 제시와 관계도 아주 불안한 상태였다. 그녀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지만, 각종 고지서와 집세를 낼 만큼도 벌지 못하고 있었다. 페냐의 형제자매들도 화를 내고 있었다. 그가 여행을 자금 마련을 위해 어머니를 설득해 신용카드를 빌려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페냐를 유럽에서 만났을 때, 그보다 더 행복해 보일 수 없었다. 이제 유산이 그의 삶이 되어있었다. 이제 배달 일을 나가지 않아도 되는 일종의 목적이었다. 그는 스페인에서 마드리드에서 북쪽으로 약 3시간 떨어진 부르고스에 머물렀다. 포르토레알의 투자자 두 명과 함께였다. 그는 페이스북에 스페인의 눈 쌓인 산 정상에서 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스위스에서 포르토레알을 크레디트 스위스와 연결해 준 중개인 셀레스테 트루머(Celeste Trummer)를 만났다. 그는 페이스북에 취리히 호수에서 배를 탄 사진을 올렸다. 가끔씩 포르토레알은 저녁을 먹으면서 다른 사람들과 유산 분배 준비에 대해 얘기했는데, 페냐는 옆에서 그 대화를 듣고 있었다. “포르토레알은 안전 가옥, 방탄조끼 등을 구하기 위해 50만 달러를 조달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유산 분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무실은 위험할 거라면서 말이죠.” 페냐가 나중에 기자에게 전한 말이다.
언제나처럼 포르토레알은 기자를 기쁘게 맞는 모습이었고, 언제나처럼 자기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과 대화를 막으려고 했다. 기자는 스페인의 투자자, 스위스의 트루머, 산토도밍고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했던 다른 사람들 누구와도 대화를 나눠보지 못했다. 또한 이유는 달랐지만, 어떤 은행 관계자도 만나지 못했다. 기자가 말할 수 있는 거라곤 포르토레알이 전체 여행 중 단 한 번도 은행과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가 은행에 갔다는 걸 확실히 알았던 유일한 때는 그와 트루머가 크레디트 스위스에서 문서를 제출했던 때뿐이었다. 아마도 로사리오 가문이 하신토의 유산에 대한 합법적인 상속인이라는 사실을 인증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 였을 것이다. 은행 측에서는 트루머에게 한 달 안에 답변과 함께 문서를 돌려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일행은 집으로 돌아왔다. 직후 포르토레알이 올린 동영상을 보면, 그가 가문 사람들에게 돈이 곧 그들의 것이 될 것이라고 확신시켜주는 모습이 나오느다. “이제 때가 되었습니다.” 그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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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 도미니카 기자가 포르토레알이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그녀의 이름은 아니벨카 로사리오였으며, 모닝 조 스타일의 라디오 방송 “엘 솔 데 라 마나나(El Sol de la Mañana)”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있었고, 로사리오 가문의 일원이기도 했다. 그녀의 삼촌이 포르토레알의 의뢰인이었고, 열성 지지자였다.
그녀는 포르토레알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어느 정도 추가 조사를 한 후, 방송에 나와 다른 출연진들과 얘기를 펼쳐냈다. “유산이란 이야기를 팔고 있는 포트로레알이라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녀의 첫 마디였다. 그녀가 포르토레알을 가리켜 자주 쓰는 단어는 에스타파였다. 바로 사기라는 뜻이었다.
그녀가 묘사한 사기극은 내가 의심했던 그대로였다. 포르토레알은 로사리오 가문 사람들에게 자기를 변호사로 고용해 의뢰인이 되려면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의 약 10분의 방송에서 한 남성(기자가 통화했던 포르토레알의 비서진 중 가장 성마른 사람이라고 여겨지는 사람)이 로사리오 가문이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에 있는 6개 계좌에 60억 유로 이상의 돈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중 상당 금액이 이미 도미니카에 들어와 있다고 덧붙이면서, “이제 도미니카 경제를 바꿀 국가적 훌륭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주인 보다 더 많은 돈을 갖고 있다는 말이죠?” 아니벨카는 비웃음 조로 물었다.
방송이 나가자 왓츠앱의 관련 채팅창은 난리가 났고, 많은 로사리오 가문 사람들이 포로토레알을 성토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그동한 속아왔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되어서가 아니었다. 대부분이 아니벨카가 잘못 알고 있거나 아니면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그녀의 이야기가 그들에게 그동안의 실망을 상기시켜 준 것 같았다. 그들은 포르토레알이 그동안 자기들에게 얼마나 얘기를 해주지 않았는지, 언제 돌아올지 모를 보상을 두고 얼마나 애를 태웠는지 성토했다. 보상을 예상하고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도 있었다. 수술비로 쓸 요량이었던 병든 사람들도 있었다. 늙은 로사리오 가문 사람들은 죽기 전에 보상이 돌아오길 바라고 있었다.
(로사리오 가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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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벨카의 이야기가 방송을 탄지 1주일 후 누군가 왓츠앱에 포르토레알을 겨냥한 성난 음성 파일을 올렸다. “우리는 일요일 전까지 즉각적인 해명을 원합니다. 금액, 일자 그리고 시간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바랍니다. 당신이 도망칠 동굴, 나라, 바다 같은 것은 없습니다. 우리 가문은 이 상황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경고합니다. 다음 주 월요일 우리는 시위를 시작할 것입니다.”
월요일 기자가 양자 대면을 목격하고자 포르토레알의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는 상황은 이미 끝나있었다. 그와 비서진은 안에서 농담 따먹기를 하며 웃고 있었다. 그날 아침 일찍, 이례적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사무실 옆에 공터에 모였지만, 포르토레알은 그의 주특기인 감언이설로 사람들을 해산시켰다. “스위스 은행에 있는 105억 달러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로사리오 가문 여러분 두려워할 필요 없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사람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축복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든 가겠습니다.”
포르토레알이 기자에게 말할 때는 거의 들뜬 모습이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총에 맞을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나는 아직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모여 자신을 성토한 것을 떠올리고는 화를 내기 시작했다. “내가 하는 일이 전부 나쁘다고 말하는 로사리오 가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여행 중에 아무것도 안 했다고 말합니다. 내가 은행 측에 아무 요구도 안 했다는 말이죠. 그리고 이제 내가 그들의 돈을 도둑질했다고 말합니다. 그들을 벼룩, 해충, 진드기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일은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소파 앉아서 돈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입니다.”라고 불평했다.
“주님은 그런 사람들에게 돈을 주고 싶어 하지 않을 겁니다.” 그의 결론이었다.
그는 표준 계약서 사본을 흔들면서, “내게도 이 계약을 끝낼 권리가 있습니다. 내 일에 반대하는 사람들과는 모두 계약을 끝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런 사람이 20명쯤 된다고 덧붙였다.
저녁때쯤 포로토레알의 사무실에서는 왓츠앱에 글을 올렸다. 그는 비서진이 저녁을 먹으면서, 채팅창에서 자신의 가장 심하게 비판했던 사람까지 사과하면서 의뢰인으로 계속 남겠다는 글을 확인하고는 만족해했다. “너무 쉬운 일입니다. 내가 혁명가였을 때, 자동차와 타이어를 태우는 데 익숙했습니다. 내일이 되면, 우리의 적은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의 적들은 모두 산산조각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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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토레알은 이후 몇 주 동안 의뢰인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는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가문 사람들에게 이곳에 제대로 된 정보가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밝혔다. 그와 비서진은 가끔씩 동영상과 음성 파일을 올려, 아직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상황은 진전 중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누군가는 왓츠앱에 크레디트 스위스에서 촬영한 3번째 동영상을 올렸다. 로사리오 가문 관련 활동을 위해 별도로 준비된 것으로 보이는 사무실이 촬영되어 있었다. 이 동영상은 도미니카 변호사 협회 회장인 마구엘 서런 에르난데스에게 전달되었다. 에르난데스는 로사리오 가문의 유산과 관련된 주장을 알고 있었고, 동영상은 그가 갖고 있던 의심을 굳혀주었다. 그는 변호사 협회 차원의 조사를 결정했다.
기자는 공개된 동영상 복사본을 크레디트 스위스의 대변인에게 보내 동영상에 나온 사무실에 대해 물었다. 대변인은 그냥 대기실일 뿐이라고 답했다. 또한 트루머가 최근에 하신토의 아버지 셀레도니오 델 로사리오와의 사업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어떤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는 하위직 은행 관계자의 편지를 받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한 소식통은 기자에게 포르토레알과 그의 팀이 해외에서 찍은 사진은 있지도 않는 문서를 전달하는 것처럼 꾸민 연출 사진이라고 했다. 그리고 트루머가 핵심 중개인이 아니라, 여러 나라말을 할 줄 아는 피부미용 컨설트로 취리히에서 포르토레알의 통역으로 일했을 뿐임이 밝혀졌다. 기자가 스위스에서 만난 그녀는 포르토레알이 은행 관계자와 만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기극의 전모가 점점 더 뚜렸해지고 있었다.
마침내 로사리오 가문 사람들이 포르토레알에게서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변호사 협회 조사 소식을 듣고 그런 사람들도 있었고, 그의 사무실에서 나오는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유산의 존재를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포르토레알에게 마지못해 매달렸던 사람들은 유산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포르토레알은 일련의 이상한 음성 파일을 왓츠앱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에서는 “내가 미쳤다고 해도, 여러분의 대리인은 나입니다. 다른 사람은 없습니다. 다른 변호사는 없습니다. 내가 여러분을 지지하는 만큼 여러분도 나를 지지해야 합니다. 그들이 나에게 여러분을 떠나면 돈을 주겠다고 제의했지만, 나는 여러분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곧 또 한차례 돈이 들어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6월 18일에서 6월 23일 사이에 돈이 들어온다는 소식이었다. 채팅창이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조심스러웠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후, 포르토레알의 비서가 ‘문제가 생겨서 약간의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라는 음성 파일을 올렸다. 이어 해당 비서는 중요한 감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6월 30일에서 7월 8일 사이에 돈이 들어올 것이라고 전했다. 왓츠앱 채팅창은 절망으로 가득했다:
- 사람들은 필사적이며, 그들은 아무것도 없이 도미니카에 돌아왔습니다. 유산을 받을 것이란 예상으로, 6월 19일까지 꼭 갚겠으니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 여러 사람이 내게 전화했고, 나는 그들과 함께 울었습니다. 그들이 채팅창을 보지 못하게 막아놓은 남자도 있었습니다. 그 남자는 필사적이며, 그들이 그의 삶을 위태롭게 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약속한 말을 지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함께 해변을 산책하자는 약속처럼 취소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희망을 가지고 장난쳐서는 안 됩니다.
- 한 편의 소설 같습니다. 테러의 날, 2시간의 기쁨, 그리고 테러가 일어나는 소설 말입니다.
6월 25일 월요일, 포르토레알에 대한 믿음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날이었다. 유명한 방송 기자 알리시아 오르테가 주말 방송 “El Informe con Alicia Ortega”에서 유산에 대한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오르테가는 포르토레알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 그의 사무실을 찾았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받을 만큼 유명인이었다.
그녀의 보도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녀는 크레디트 스위스에서 트로머에게 보낸 편지 사본을 입수했다. 은행 측과 셀레도니오 델 로사리오 사이에 결코 어떤 관계도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녀가 이 편지를 포르토레알에게 보여주자, 그는 단 하나의 계좌에 대해서만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은행이 인정한 다른 계좌가 여럿 더 있다고 했다. 그녀가 그렇다면 관련 편지를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그는 가문의 사생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보여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녀의 질문 공세에 포르토레알은 얼버무리기도 했고, 앞뒤가 맞지 않게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방송 말미에 오르테가는 포르토레알에게 로사리오 가문이 유산을 받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를 물었다..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의심해서 그런 거 아닙니까?” 그의 대답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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