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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기록적인 하락 행진으로 약세장에 돌입하면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혼란 속에서 채권 트레이더부터 정치 지도자들과 펀드 매니저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이 당황하고 있다.
향후 유가 전망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분주한 한편, 그 단서가 될 수 있는 여러 잠재적 요인에 주목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공급 교착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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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대한 제제 속에서 일부 이란산 원유 수입국들에 예외를 허용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이 원유 공급이 부족될 것이라는 예상을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그 결과 유가 하락의 촉매가 되었다.
OPEC과 러시아를 포함한 동맹국들이 이란의 수출이 중단될 것을 예상하면서 원유 생산을 늘려온 상황에서, 사실상 그룹 리더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산유국들에게 연초
증산한 물량 중 절반 정도를 다시 감산해야 한다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감산은 필요 없으며, 12월 6일 비엔나에서 만나기 전에 미 행정부와 OPEC 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사우디가 감산을 추진하고, 다른 동맹국들도 동참할지, 아니면 트럼프의 분노를 자초하느니 감산을 포기할지 지켜볼 일이다.
시추공 숫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미국 셰일 유전 지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유 업체들은 보통 몇 개월 먼저 자본 투자 계획을 세워두며, 시추가 시작되고 몇 개월이 지나야 생산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미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는 미국의 원유 생산량 증가가 계속해서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다.
달러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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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미국 달러가 지난 18개월 내 다른 통화 바스켓 대비 가장 강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전 세계적으로 원유가 이 미국 통화로 거래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국 통화로 따질 때 신흥 국가들의 원유 구입 비용은 더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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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제 기준 브렌트유의 가격은 달러 기준으로는 하락한 반면, 인도 루피로는 11%, 브라질 헤알로는 14%나 상승해 있는 수준이다. 원유 소비를 기반으로 강한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이들 국가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실정이다.
196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는 경제를 냉각시키기 위해 다음 달 미국 연방 준비 제도 이사회가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달러 강세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연방 기금 선물 거래를 기준으로,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거의 75%이며, 대분의 연준 관계자들 또한 추가의 점진적 금리 인상을 지지하고 있다.
정제 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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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의 신호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원유를 가공해 자동차 연료 등으로 만들어서 나오는 마진이 지난 3년 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마진율 하락으로 정제 인센티브가 약해지면서, 석유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비중이 높은 브렌트유 같은 경질유에 부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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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아시아 정유사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유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원인인데, 겨울 앞두고 있기도 하거니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부양 정책을 늘리면서 산업 활동이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국 경유 수입은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로 인해 보다 중질이고 황이 더 많이 함유된 두바이유 가격은 15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브렌트유는 보다 높은 프리미엄에 거래되게 만들었다.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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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들을 압박하는 또 다른 요인은 석유화학 부문의 약세다. 이 부문은 세계 원유 수요 중 12%를 담당하고 있다. 원유 정제로 나오는 에틸렌은 비닐봉지에서 장난감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의 제조에 사용되는 주요 원자재 중 하나다. 그런데 미국 에틸렌 업체들이 원유에서 나오는 나프타 대신 셰일 가스의 부산물인 에탄을 원료로 사용하면서, 아시아 에틸렌 업체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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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석유 화학 부문 역시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섬유 수입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이 상존해 있는 가운데, 아시아 폴리에스터 공장의 가동률이 둔화되고 있다.
헤지 펀드의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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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 펀드들이 원유 순매수 포지션을 2017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여나가면서, 9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배럴당의 강세는 지난 1 월 이후 최고가에 도달 한 이후 65 % 이상 하락했다. 펀드 매니저들이 국내 공급 과잉과 높은 재고량을 우려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한 1월 이후 유가에 대한 이들의 낙관적 견해 또한 65% 이상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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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저항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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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ICE 브렌트유는 11월 초 피보나치 50% 저항선을 하향 돌파한 후, 이번 주 볼린저 밴드 하단에 자리 잡았다. 한편 14일 상대 강도 지수는 “과대도” 영역으로 떨어지면서 3년 내 최저 수준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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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볼린저 밴드 대역 분석을 기준으로 할 때, 급격한 유가 반등은 기대되지 않는다. 현재의 격차는, 지난 2주 동안의 하락으로 인해, 2년 내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기술적으로 향후 변동성이 낮아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자료 출처: Bloomberg, “How Will Oil’s Freefall End? Here’s Where You Can Look for C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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