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 중 하나가 1987년 한 해 전부 동안 잠들어 있던 투자자 이야기다. 투자자라면 1987년 하루 만에 주가가 23%나 폭락한 “블랙 먼데이”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끔찍한 하루였다. 하지만 1987년의 가장 황당한 일은 S&P 500의 한해 총 주가 상승률이 5.81%였다는 사실이다. 주식 시장이 엄청난 폭락을 겪고도 한 해 동안으로는 호조를 보였던 셈이다. 따라서 1987년 1월 1일 주식 계좌를 확인하고는, 그때부터 잠들어 12월 31일 깨어난 투자자가 있다면, 다시 주식 계좌를 열어 보고는 “음, 한 해 동안 시장이 꽤 느리긴 했지만 나쁘진 않네!”라고 말했을 것이다.
이것은 투자에서 가장 큰 역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시장에 더 관심을 기울일수록, 더 큰 행동상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돈이란 무릇 주의 깊게 감시해야 하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어나서 달아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금융 시장에서는 그 반대가 맞다.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본질적으로 장기 금융 상품이며, 얼마나 많이 거래하든, 어떤 특정한 일을 하게 하려고 노력하든 본질적으로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일정한 수익을 창출하도록 고안된 것이다. 그러한 금융 상품을 더 많이 가지고 놀수록,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수수료와 세금만 낭비될 뿐이다. 인내심 있는 투자자는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자기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는 반면, 인내심 없는 투자자는 시장이 자기 일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지난 12개월은 인내심 있는 투자자가 세상을 얼마나 더 명확하게 보는지 잘 알려주는 좋은 사례다. 아래 차트는 1987년 한 해 동안 쭉 잠만 잔 투자자와 비슷하다. 다른 점이라면 지난해 1년 동안 4차례 잠에서 깨어나, S&P 500의 분기 마감 종가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 투자자의 연간 총 수익률이 1.3%였고, 일간 최대 6% 하락을 경험했다. 전반적으로 지난 12개월은 꽤 지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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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매일 주식 계좌를 강박적으로 확인하는 투자자가 있고, 이를 일간 종가로 대신해보자. 이 투자자는 시장의 모든 굴곡을 경험했고, 특히 지난해 말 충격적인 20% 하락을 맛봤다. 이 투자자 역시 총 수익률은 1.3%였지만, 더 많은 변동성을 경험했기 때문에 상당히 더 많은 행동상의 위험에 노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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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은 현명한 투자자의 가장 큰 강점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시장을 덜 지켜볼수록 행동상의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적어지고, 시장의 자연스러운 변동성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시장을 더 적게 볼수록,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인내심 있는 투자자는 자기 행동과 보유한 주식의 작동 원리를 더 잘 조화시켜, 실수를 저지를 위험은 줄이고, 전체 수익률은 증가시킨다.
자료 출처: Pragmatic Capitalism, “How The Patient Investor Sees the World More Clear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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