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세계 주류 언론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영국 유명 경제 매체 파이낸셜 타임즈도 그 중 하나입니다. 아래 기사를 읽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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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이 혁신의 열쇠라고 믿는 개인 투자자들은 가격 급등락은 상관없다고 말합니다.
스캇 웨이스는 지난해 12월 19,000달러를 넘었을 때 비트코인을 구입했습니다. 그 후 며칠도 안 돼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달 초 6,000달러를 하회하기도 했으며, 많은 이들이 거품이 터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하지만 애리조나 출신 48세의 이 변호사는 당황하지 않고 있습니다.
“20,000달러에서나 6,500달러에서나 비트코인에 대한 내 생각은 같습니다. 장기 투자자로서, 비트코인은 이번 난기류에서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난해 초 1,000달러 미만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연말 거의 2만 달러까지 급등하면서, 규제 당국의 경고가 나오기 시작했고, 월스트리트 투자 기관들은 이 금융 열풍에 편승하려 했으며, 상장 기업들 또한 여기에 올라타 자사 이름에 크립토 또는 블록체인이란 말을 집어 넣어 주가 상승을 노렸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거의 2개월이 지나자, 미국 주식 시장에도 변동성이 찾아왔고, 비트코인이 바닥에서 벗어나 현재 10,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사실은 가려져 있었습니다.
웨이스 변호사가 법률 세미나에 참석하고, 독서을 즐기며, 야심한 밤에 트레이딩에 관한 유투브 동영상을 보다가 아내와 다투는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반등했고, 그에게 상당한 자신감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최근 가격 반등이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한 번씩 급락하곤 했습니다. 특히, 2013년의 경우, 12달러에서 1,000달러로 급등하는 와중에서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반납하기도 했습니다.
웨이스 변호사가 흔들리지 않는데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자신감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의 바탕이 되는 블록체인은 분산 원장 기술로, 중요한 혁신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금융에부터 운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계 내의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시험하고 있다밝힌 바도 있습니다.
MIT의 암호화폐 경제 연구소의 설립자 그리스천 카탈리니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광범위한 기술 변화가 생기면 이에 대한 금융 투기도 따라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기술 변화에 힘입은 투기가 일정 기간 진행되는 것은 드물지 않습니다. 닷컴 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궁극적으로 기술 혁신의 역사에서 한 장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 결의를 다지게 해주지만, 지난 두 달 간의 열풍은 고통스런 교훈을 가져다 줍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가장 크고, 가장 잘 알려진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고객들의 엄청난 항의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시스템 상의 문제로 출금 속도가 너무 느려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6월, 시애틀의 한 사진작가는 워싱턴의 법무장관에게 자기 계정에 약 4만 달러가 묶여서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코인베이스에게 도둑질을 당한 꼴”이라는 주장을 담은 편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코인베이스의 분쟁 해결 팀은 법무장관에게 보낸 답변서를 통해, 그의 계정에서 발생한 주문량에 대한 신원 확인이 필요했고, 신원 확인이 끝난 후 계정의 이용 제한을 풀었다고 답변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지난 달 트위터의 전 임원을 고용해 이런 약속에 부응했습니다.
비록 비트코인 가격의 급변동이 최근까지 금융 시장의 변동성에 굶주렸던 주류 초단타 거래 업체들에게 군침을 흘리게 만들었지만, 불완전한 거래 플랫폼이 상황을 악화시킨 면이 없지 않고, 전문가들은 이런 요인이 개인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거래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시카고 부스 비즈니스 스쿨의 루이지 징갈레스 교수는 이렇게 지적합니다.
“말하자면 이 시장은 투명성이 아주 부족합니다. 그리고 아주 작은 거래량으로도 가격 변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주식 투자자들이 현금 흐름과 수익 같은 기본적 참고 사항을 기준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반면,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의 거래는 정보의 공백 속에서 행해지고 있습니다. 웨이스 변호사 또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최신 정보를 얻으려면 레딧에 올라온 글을 읽어보거나, 관련 있는 이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온라인 채팅 포럼은 동질성의 편향에 빠지고 있습니다. 코인 전도사들은 동지끼리는 서로 응원하지만, 경쟁 토큰은 비웃곤 합니다. 정보가 부족할 때 사람들은 “사회적 증거”를 찾고, “군중 행동”을 하게 마련이라고 예일 대학 마리나 니스너 교수는 말합니다.
“사람들은 자기 생각과 같은 이들과 어울리게 되고, 여기에 다른 이들도 가세해 군중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ICO라는 규제가 거의 없는 크라우드펀딩 메카니즘을 이용해 자사의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가들의 알트코인 발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확대일로를 걷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코인을 고르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알트코인 시장은 잘못된 정보와 시장 조작에 취약합니다.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뉴스는 진짜와 가짜가 뒤섞여 있고, 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메시징 게시판 4Chan에 이더리움의 발명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가짜 뉴스가 돌자,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거의 4억 달러나 증발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말 암호화폐 시장에 엄청난 열풍이 불자 일부 장기 투자자들이 물러서기도 했습니다. 2013년 설립된 벤처 캐피털인 샌프란시스코의 블록체인 캐피털의 파트너 스펜서 보가트는 시장을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묘사했습니다. 그는 “단위 편향(unit bias)”을 들면서, 투자 잠재력에 관계없이 가격이 1달러 미만인 코인들이 투자자들에 큰 인기를 끄는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말합니다.
블록체인 상에서 치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목적인 덴타코인(Dentacoin)을 예로 들어 봅시다. 지난 1월 8일 덴타코인의 가격은 1센트도 되지 않았지만, 시가 총액으로는 20억 달러(현재는 2억 8천8백만 달러)를 뛰어넘기도 했습니다. 이런 덴타코인 투자자들의 모습은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정교한 투자가 사실상 사라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가트는 말합니다.
하지만 이번주 프랑스 금융 감독기관을 비롯해, 올해 발표된 규제 기관들의 여러 경고에도 불구라고, 곧 보다 쉽게 비트코인을 매매할 수 있을 거라는 징후가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저렴하게 주식 거래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증권업체 로빈후드의 지난 1월 발표에 따르면, 자사 고객들에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도 거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로써 투기를 더 부추겨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을 더 높일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 있던 간에 비트코인 장기 투자자라고 자임하는 개인 투자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기술 업체에서 판매 및 마케팅 담당으로 일했으며, 5년 전 처음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한 아리아나 심슨(Alanna Simpson)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가격보다는 펀더멘털을 보고 투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격 변동에는 별로 관심도 없고, 비트코인은 지금보다 성장할 여지가 아주 크다고 확신합니다.”
<출처: Financial Times, “Bitcoin’s wild trip fails to shake cryptocurrency belie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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