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경제가 아니다 - 경기침체에도 주가가 상승하는 이유

나쁜 뉴스, 좋은 뉴스

1982년 미국 실업률은 높게 시작해서 더 높게 끝났다. 8.6%로 시작해 10.8%로 끝나면서, 대공황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많은 이들이 높은 실업률을 걱정했고, 봄에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 중 여름까지 일자리를 얻지 못한 이들도 많았다.

한편 놀랍게도 1982년에 주식시장은 급등 장세를 펼쳤다. S&P 500 지수는 한 해 동안 21.6% 상승하면서,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실업률이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계절 조정 GDP도 분기마다 감소했기 때문이다. 언론은 당시를 ‘레이건 불경기(Reagan recession)’라고 불렀다. (나중에 가서야 대통령 때문에 호경기나 불경기가 생기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걸 몰랐던 이유는 당시까지 투자자가 아니었고, 단순하게 주가와 일반적인 경제 상황이 서로 관련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식시장은 현재 상황에 연연하기보다 미래의 상황 전개를 예상한다. 게다가, 고용 통계나 GDP 성장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보다 주식시장의 주요 동력은 1) 미래 수익과 2) 미래 금리이며, 후자가 전자를 할인하는 데 사용된다.

분리

이후 한 나라의 GDP 성장률과 주식시장 미래 수익률 사이에 간접적인 관계조차 찾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마 그러한 연구들 중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고 있는 것으로는,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엘로이 딤슨 폴 마시, 마이크 스턴턴 교수가 국가의 1인당 GDP 성장률과 주식시장 수익률 사이에 마이너스(-)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전체 GDP 성장률로 대체하면, 상관관계는 약간 플러스(+)가 된다.)

이론상으로는 경제가 호황을 보이면 기업도 호황 보인다. 실제로는, 전반적인 경제 호황이 기업의 수익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많은 요소들이 작용한다. 경영진의 방만한 투자 결정으로 경제 호황이라는 행운을 날려버릴 수도 있다. 반면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의 혜택을 입을 수 있다. 정부는 세금 인상을 통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경제는 주식시장이 아니다.

올해는 그 교훈이 더 강력해졌다. 공식 실업률 수치는 1982년 정점보다 낮지만, 비공식적으로는 훨씬 상회한다고 할 수 있다. 해고되었지만 복직을 기대하는 노동자들을 계산에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4.8%의 1분기 GDP 하락은 1982년의 어떤 고통보다도 깊었고, 물론 시작에 불과하다. 2분기 GDP 하락폭은 -30%에 육박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렇게 경제 뉴스가 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3월 말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을 때, 2분기 GDP 전망치 컨센서스는 -18%이었다. 이후 주가는 꾸준히 상승한 반면, GDP 전망치는 꾸준히 하락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분명, 언론 기사는 전체 이야기를 연관 짓지 않는다. S&P 500은, 그 갑작스러운 과정은 별개로 하더라도, 연초 12%의 손실을 잊게 해줄 만큼 강력하게 회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수의 대기업이 미국 주식시장 자본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성과는 투자자 대부분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투자자들의 생각은 끔찍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경제 전반에 비해 훨씬 더 호의적이었다. 여기에 두 가지 추가적인 요인이 이미 의미가 없는 경제와 주식시장의 연결고리를 더 느슨하게 만들었다. 하나는 “가진” 기업들과 “못 가진” 기업들 간의 괴리가 커진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연방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잘 말해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행복한 소수의 기업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대형주 지수와 중소형주 지수 간의 성과 격차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도 반영하고 있다. 상장 대기업은 (국제적은 아니더라도) 전국적으로 사업을 하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동안에도 버틸 능력이 있고 따라서 경쟁을 유지할 수 있는 경향이 있다. 반면 비상장 중소기업은 지역 기업이고,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경제 봉쇄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즉,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기업에 비해,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비상장 지역 기업(또는 항공사와 호텔같이 황폐화된 산업에 속해 있는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시되고 있다. 해고의 파급효과가 대기업으로까지 이어져 전체 경제의 고통이 더 가중되지 않는 한, 다른 기업의 주가는 하락하더라도 대기업의 주가는 상승할 수 있다.

다시 한번, 페드 풋

이 정도는 6주 전에도 알았던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파급효과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한 가지 이유는 2008년 주식시장을 악화시켰던 금융 위기의 근원이었던 은행들이 지금은 상대적인 건전하기 때문이다.

은행이 건전하다고 해서 반드시 주식시장을 건전하게 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은행이 건전하지 못하면 필연적으로 주식시장의 불행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는 시장이 아니라 감독 기관자에게 있다. 연방정부가 아주 관대한 주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방정부와 의회 모두가 CARES 법안을 통해 경제에 돈을 쏟아부었다. 이러한 조치는 소비자의 지갑을 지켜주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이 두 주요 당사자 모두가 경제를 어느 정도 정상적 모습으로 유지하기는 데 필요한 어떤 조치로 마다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함으로써 투자자들을 북돋아주고 있다.

이번 정부 개입은 “페드(The Fed Put; 주식시장이 필요할 때 연준이 단기 금리 인하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는 것 )”의 새롭고 업데이트된 버전이다. 현재 단기 금리는 0이고, 따라서 더 이상 게임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연준은 공개 시장에서 채권을 사들이면서 은행에 유동성을 넘치게 하는 새로운 기법을 계속할 사용할 수 있고, 의회는 새로운 경기부양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그럴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정책이 노동자보다 투자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자료 출처: Morning Star, “The Stock Market Is Not the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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