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신토의 황금 - 스위스 금고 남긴 유산을 찾아라 3부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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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도미니카 공화국 방문을 통해, 양 가문의 유산을 돌려받는 일이 완전히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기극으로 끝날 수 가능성도 높았다. 도미니카를 떠나기 전 구즈만 가문의 일원인 변호사 한 명에게 연락했다. 그는 “우리가 알고 있기로는 꾸며진 이야기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비판적인 기자의 입장에서 포르토레알의 말은 믿기 어려웠다. 다시 한 번 사무실을 방문하자, 그는 책상에서 일어나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대하듯 안아주었다. 그는 내가 사람들의 대화를 듣게 놔두었고, 다른 방문객들과 사진도 찍게 해주었다. 하지만 조상의 유산이 실제 있다는 증거는 내놓지 않았다. 그를 도와준 케이먼 군도의 은행가는 어떻게 찾을 수 있었냐는 질문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려주겠노라 약속했지만, 실제 그러지는 않았다. 산탄데르 은행과 크레디트 스위스와 만난 내용도 마찬가지였다. 스페인의 카르멘이란 여성과 스위스의 셀레스트라는 또 한 명이 중개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의 성과 전화번호를 물어도 포르토레알은 묵묵부답이었다.

상속인들에게 스위스 은행의 상속 계좌를 찾아주는 일을 하는 회사의 공동 설립자 데이비드 라우퍼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그런 얘기를 수없이 들어왔습니다. 1925년 이전 은행 계좌를 찾기란 아주 어렵습니다. 너무 오래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포르토레알과 비서들에게 라우퍼의 말을 전하자, 그들은 유산이 들어있는 계좌는 기술적으로 휴면 처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그들은 유산이 다양한 유형의 계좌에 들어 있어서, 어떤 은행도 청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특별 계좌에 들어있다는 말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았다. 하지만 뉴욕의 JP 모건 체이스에서 일했던 개인 자산 관리자를 만나 들어보니(도미니카 가문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여성이었다), 뜻밖에도 그런 계좌가 존재한다는 말이었다.

포르토레알에게 유산과 관련된 민감한 질문에 던질 때마다 그는 또 다른 옛날 얘기를 시작했다. 그는 1965년 미국이 단기간 동안 도미니카를 침공했을 당시 12살에 불과했지만 미국에 대항해 싸운 얘기를 꺼냈고, 그 이후 자신을 저항군이라고 생각했다는 말을 반복해서 했다. 또한 자기 조상이 도미니카 국가를 작곡했다고 하기도 했다. 그리고 자주 주님을 입에 올렸다. 로사리오 가문의 유산은 주님의 선물이라는 식이었다.

그리고 배릭 골드가 등장했다. 항상 배릭 골드였다. 그는 이 회사가 배신한 것에 분노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한 번은 배릭이 로사리오 가문과 타협을 보지 못한다면, 금광이 폭발하고 사람들이 죽는 “재앙”이 닥칠 거라는 예언 같은 얘기를 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우리는 가두시위를 벌일 것이고, 어떤 외국 기업도 다시 도미니카 공화국에 투자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포르토레알의 목소리는 과대망상을 떠나 마치 세상을 다 바꾸려는듯했다.

물론 그의 말은 항상 얼버무리는 식으로 끝났다. 하지만 그가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었다면, 무슨 목적으로 무엇 때문일까? 로사리오 가문과의 계약을 볼 때, 유산을 찾아오기까지는 그 역시 한 푼도 손에 쥘 수 없었다. 게다가, 과연 사기꾼이라면 왜 자기가 속이고 있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업무 시간 대부분을 보내고 있을까? 그것도 몇 년 동안이나. 그는 시위를 주도하기 위해 몇 차례씩 코우티를 방문했다. 그는 가문 사람들에게 의료 용품을 전달했다. 로사리오 가문 사람들에게 그의 정체성은 아주 확실한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몇 주 동안에 걸쳐 증거를 요구하자, 포르토레알의 언론 담당 비서는 크레디트 스위스의 취리히 본사에서 찍은 3편의 동영상을 보내주었다. 그는 특히 은행 측에서 비밀을 유지해 달라고 요구했음을 전했다. 동영상을 번역해 보았더니, 상자가 나오는 세 번째 동영상에서 포르토레알과 크레디트 스위스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비서를 통해 다음 번 유럽 은행들을 방문할 때 기자도 같이 동반할 수 있을지 물었다. 같이 만나보면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생각했다. 며칠 후 응답이 왔다.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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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에 굶주렸던 건 나만이 아니었다. 로사리오와 구즈만 가문 사람들도 그랬다. 포르토레알이 가끔씩 가문 사람들과 만날 때면, 기자와 인터뷰했을 때와 똑같았다. 핵심이 빠진 쓸데없는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식이었다. 그는 의뢰인들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음으로써, 엄청난 심리적 우위를 가질 수 있었다. 가문 사람들은 항상 어둠 속에 있었고, 보물을 열 수 있는 열쇠는 자기 만이 가지고 있다는 카리스마 넘치고 호락호락하지 않는 사람의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말을 믿지 않으면, 보물 찾기를 포기하는 셈이었다.

메신저 서비스 왓츠앱에 개설된 적어도 8개의 채팅 그룹을 개설해 놓고 유산 찾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에서 그들의 믿음을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이 어디서 주워들은 소문들이었지만, 가문 사람들이 자기 희망과 불안감을 표현할 수 있는 장소라고 말하는 편이 더 적합했다. 때로 채팅창에는 들뜬 기대로 가득 차기도 했고, 때로는 낙담이 주를 이루곤 했다.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은 유산이 존재한다는 믿음이었다.

첫 번째 도미니카 방문에서 돌아온 지 몇 주 후인 4월 초 왓츠앱 채팅 그룹에 초대를 받았다. 당시 채팅창은 사실상 도취 분위기였다. 빠르면 4월 15일 경에 산탄데르 은행의 계좌 4~5개가 열릴 것이라는 소문 때문이었다. 로사리오 가문에서는 이를 준비하기 위해 도미니카에 계좌를 개설하기 시작했다. 채팅창에는 국제 송금 문서로 보이는 사진이 올라왔고, 일부는 그 순간이 되면 계좌를 열 수 있는 핀 번호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 주일이 가까워지자, 가문 사람들은 갖고 싶은 자동차와 집 사진을 올렸다. 로사리오 가문의 일원이었던 페냐는 페이스북을 통해 “가문 역사상 가장 기대되는 한 주”라고 밝혔다.

이윽고 4월 15일이 되었다. 이후 고통스러운 5일이 지났지만, 어떤 소식도, 어떤 움직임도, 어떤 돈도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4월 20일 금요일 늦은 아침, 평소처럼 구경꾼들로 가득 찬 사무실에서 포로토레알은 전화를 걸었다. 몇 분 동안 조용한 대화가 오가더니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사람들을 보고 활짝 웃었다. 사무실이 조용해지자, 그는 이제 막 송금이 끝났고, 유산 중 일부가 이제 도미니카에 들어왔다고 발표했다. 사무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포르토레알이 말한 돈이 도미니카 중앙은행에 예치되었다는 소리로 들었다. 하지만 사실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 소식은 왓츠앱을 통해 즉시 퍼져나갔다.





포르토레알의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은 춤을 추기 시작했고, 성가를 부르면 주님을 찬양했다. 럼주와 맥주잔이 돌았다. 포르토레알은 벌꿀로 채워진 와인병을 잔에 따라 벌컥벌컥 들이켰다. 벌꿀의 색깔은 하신토 델 로사리오의 황금을 뜻했다. 사무실 밖을 가득 매웠던 사람들도 소식을 들었고, 그들 역시 노래를 부르고 갑자기 나타난 큰 병맥주를 마시면서 축하하기 시작했다. 몇 분 후, 포르토레알의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에게 조용히 하라면서 말을 시작했다.

“황금을 위한 전쟁이었습니다. 남자로서 인생에서 황금을 얻기 위한 싸움만큼 중요한 일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자는 왓츠앱의 음성과 동영상을 통해 이 모든 상황이 펼쳐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기자 역시 그 순간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돈이 어떻게 분배될지 궁금한 마음에 다시 산토도밍고로 향했다.

어떤 분배도 없었다. 4월 23일 월요일, 너무 많은 로사리오 가문 사람들이 은행 계좌를 개설하려고 찾아왔는지, 일부는 계좌를 개설하지 못하고 돌아갔다는 소문이 있었다. 은행 측에서는 그런 일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화요일, 왓츠앱 채팅창에는 경찰 2명 포르토레알의 사무실을 찾아와 그를 중앙은행으로 데려갔다는 소문으로 가득찼다. 수요일 그에 관한 동영상이 공개되었다. 동영상에서 그는 돈이 이 나라에 있는지 모른다면서, “나 없이는 돈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야기는 지방 언론의 관심을 끌었고, 목요일 포르토레알은 기자들에게 둘러쌓여 기자 회견을 열었다. 돈은 어디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자기도 모른다고 답했다. 하지만 곧 찾아낼 것이라면서, 자기 팀이 스페인과 스위스로 가서 최종 서류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6곳이나 7곳의 은행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회의를 열어 정보를 얻을 것입니다. 분명히 말합니다만, 돈에 대한 정보를 얻는 즉시 로사리오 가문에게 알리겠습니다.” 로사리오 가문 사람들은 환호했다.

금요일 중앙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돈이 들어온 적이 없다면서 관련 사실을 부인했으며, 중앙은행은 그런 일을 하는 곳이 아니며. “부도덕하고, 나쁜 의도가 있는 사람들”에 의한 “거짓 전언”라고 비난했다. 며칠 후 포르토레알과 비서진 그리고 가문의 핵심 몇 사람이 함께 마드리드로 날아갔다.

유럽에 그들과 합류하기 전 기자는 페냐의 사촌형 부부와 점심을 함께했다. 부인은 전에 알지 못했던 처음 듣는 얘기를 전했다. 부인은 자신과 친척 13명의 가계 서류를 포르토레알에게 전했다고 한다. 그들은 포르토레알을 변호사로 선임하는 비용으로 총 5,000 도미니카 페소(약 100달러)와 그에게 수익의 30%를 준다는 계약서 작성 수수료로 각각 500페소를 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포르토레알은 총 14명에게 12,000페스(약 238달러)를 받아 간 것이다. 이 나라의 한 사람 평균 월급에 상당하는 금액이었다.

갑자기 모든 그림이 분명해지기 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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