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식시장의 개인 투자자, 해피 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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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케네디 가문의 가장 조지프 P. 케네디가 구두를 닦으려고 월스트리트 사무실에서 부근을 찾았다고 한다. 그는 당시 일류 트레이더였던 자신에게 구두닦이 소년이 종목 하나를 추천하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즉시 사무실로 돌아와 공격적으로 주식을 공매도했고, 이후 대공황이 발발하자 거액을 벌어들였다.​

아마도 “구두닦이 소년까지 주식시장의 호황에 관심이 있고 전문가에게까지 종목을 추천할 정도면 그때가 바로 도망칠 때”라는 교훈을 말해 주기 위해 만든 이야기쯤으로 생각된다. ​

지난주에는 이런 조짐이 많이 보였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10,000포인트 고지를 넘었고(2000년 거품 당시보다 거의 두 배 이상 된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와 S&P 500도 2월 최고치에 근접했고, 데이 트레이더와 초보들 나타나 자신이 주식 투자의 천재라고 떠들었다.​

이러한 남성 호르몬으로 충만한 지나친 자신감(남성이 여성보다 더 무모하게 투자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이 로빈후드에 팽배해 있었다. 원하기만 하면 무료로 어떤 거래든 손가락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트레이딩 앱에서 말이다.​

로빈후드 이야기​

스타트업 정보 제공 업체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멘로 파크에 본사를 둔 이 온라인 증권사는 총 12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한다. 올해 1분기에 300만 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했고, 세쿼이아 캐피털이 대행한 최근 자금 조달로 2.8억 달러를 추가했다. 로빈후드는 1천만 명이 넘는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31세다.​

이제 로빈후드는 주식 거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도이체 방크의 한 애널리스트가 로빈후드 거래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최근 주식시장 매수세의 상당 부분을 개인 투자자들이 차지하고 있고, 소위 “스마트 머니”가 이들 데이 트레이더를 “따라가고” 있는 새로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 마디로 기차를 승무원이 몇 명이 아니라, 한 무리의 군중이 몰고 있다는 말이다. ​

코로나19로 인한 봉쇄가 끝나가고, 응급실에 시체가 쌓일 것이라는 두려움이 사라지고 있다. 실업자가 4천만 명에 이르고, 기업의 40%가 다시는 문을 열지 못할 수 있으며, 수요일 기자회견에서 경제 회복에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우울한 전망은 잊힌지 오래다. 그리고 적어도 수십 개 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코로나19 확산은 안중에도 없다. 그 대신 1930년대 히트곡인 “We’re in the Money”와 “Happy Days Are Here Again”가 같이 울려 퍼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들 개인 투자자는 애플과 테슬라 같은 종목만 사고 있는 것이 아니라, 허츠 같은 파산 보호를 신청한 종목뿐만 아니라 아메리칸 에어라인 같은 심각한 타격을 입은 종목들도 쓸어 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약세장에서 낙폭이 컸던 종목들 모두가 지난 몇 주 동안 큰 폭으로 반등했다.​

버핏보다 낫다고?​

의심의 여지없이 이 약삭빠른 이들은 부실 채권 투자자와 가치 투자자가 하방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인 대차대조표, 대출약정 및 자본구조에까지 깊이 파고들었다. 로빈후드를 비롯한 간편한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하는 트레이더들이 한 번에 수백 달러 또는 수천 달러를 넣었다 뺐다 하면서 프로들을 따돌리고 있다.​

자긍심이 하늘을 찌르는 대표적인 데이 트레이더 중 한 명인 바스툴 스포츠의 설립자인 데이브 포트노이는 지난 6주 동안 보여준 자신의 실력이 워런 버핏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나는 새로운 종이다. 나는 신세대 투자자다. 지금은 주식시장에서 나보다 워런 버핏이 더 낫다고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그보다 낫다. 사실이다.”​

버핏이 지난 10년 동안 보여준 성과를 문제 삼는 기사들이 많이 나온 바 있다. 최근 그의 투자 종목 중 3개는 적어도 7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분명히 항공주를 주가가 바닥일 때 팔았다. 하지만 포트노이의 말은 지금은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가 진행했던 리얼리티 TV 쇼 “어페런티스”의 오디션에 나올 법한 말투다.​

분명 데이 트레이딩은 이 시대의 징후다. 트레이딩 플랫폼 “위불(Webull)”의 CEO 앤서니 데니어는 “우리는 모두 집에 있다. 빵을 만들면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있고, 주식시장에서 돈 벌 기회를 노리면서 지내는 이들도 있다. 연준이 시장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은 잊은지 오래다.”라고 말한다. ​

지난주 목요일 다우지수가 1,862포인트 하락하면서 3월 암흑기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단순히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인지, 아니면 2차 약세장으로 나아가는 과정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더글로브 닷컴의 시대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당시에도 데이 트레이더들은 자기 집 지하실에서 하루에 야후 주식을 수십 차례씩 사고팔았다. 꼰대라고 불러도 상관없지만, 이런 영화는 수없이 반복되었고, 한 번도 해피엔딩으로 끝난 적은 없다.​

자료 출처: Market Watch, “Opinion: Low-information ‘investors’ rule the stock market — at least until they lose every c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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