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의 재앙 - 자동차, 코발트, 콩고 그리고 중국



헨리 모튼 스탠리 경(Sir Henry Morton Stanley)은 재능이 많은 웨일스 사람으로, 그 중 하나가 미지의 땅을 탐험하는 일이었습니다.

1877년 스탠리 경은 중앙 아프리카를 거쳐 콩고의 문을 열어, 방대한 천연자원 착취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이를 주도한 국가는 당시 양대 제국주의 세력이었던 프랑스나 영국인이 아니라, 국왕 레오폴드 2세가 통치하던 벨기에였습니다.

레오폴드 2세는 외교력을 발휘해 콩고 분지를 차지한 후, 이곳을 ‘콩고 자유 국가’라 칭했습니다. 벨기에의 국토 면적의 거의 80배나 되는 땅이었습니다.

레오폴드 2세는 ‘포르스 퓌블리크(Force Publique)’라는 사병 조직을 만들어 콩고를 착취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목표는 코끼리 상아였습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코끼리 밀렵으로 인해 상아 시장은 곧 포화되었고, 수익성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사업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기적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러던 레오폴드 2세에게 신기술이라는 생명줄이 내려왔습니다. 바로 콩고가 지니고 있던 또 다른 자원인 고무였습니다.

1888년 존 보이드 던롭(John Boyd Dunlop)이 공기압식 고무 타이어를 발명하자, 1910년대 초 고무 가격은 4배로 상승했습니다. 처음 공압식 타이어는 자전거용으로 발명되었지만, 이윽고 당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던 자동차 산업용의 타이어 기술로 자리 잡았고, 그에 따라 고무의 수요는 급증했습니다. 레오폴드라는 사악한 천재는 이 기회를 십분 활용했습니다.

할당량을 적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한 것입니다. 마을 마다 고무 생산 할당량을 정하고, 퓌블리크 사병들을 파견해 주민들에게 할당량을 채우게 강제했습니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마을 주민들은 매질은 기본이고, 강간당하거나 총살에 쳐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레오폴드 2세의 가장 미친짓은 퓌블리크 사병들이 재미로 동물 사냥에 총알을 낭비하지 못하도록, 총알 한 발 당 총살한 주민의 손목 하나 씩을 잘라 가져오게 한 것입니다.

1908년 레오폴드 2세의 통치가 끝날 무렵, 그의 개인 재산은 수백만 프랑에 달했고, 콩고 인구의 거의 절반이 사라졌습니다.



<영국 풍자 잡지 ‘펀치(Punch)’의 1906년 카툰 ‘In The Rubber Coils’. 레오폴드 2세의 머리를 한 뱀이 콩고 주민을 감싸고 있는 모습>

자동차, 코발트, 콩고 그리고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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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콩고 민주 공화국은 더 이상 스탠리 경이 찾아나섰던 미지의 땅이 아닙니다. 많은 외국 기업들이 가짜 대통령제와 근근히 살아가는 주민들을 앞세워 또 하나의 천연자원을 약탈해가고 있는 주무대가 되었습니다. 바로 코발트입니다.

콩고에는 세계 코발트 자원의 절반이 뭍혀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에 공기압 고무 타이어가 쓰이면서 콩고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듯이, 이번에는 다시 코발트가 이 나라를 뒤집어 놓은 것입니다.

코발트가 들어가는 리튬 이온 배터리 시장은 전기 자동차의 부상과 더불어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을 주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레오폴드 2세 치하에서 ‘콩고 자유 국가’의 고무 공급의 중심지였다면, 최근 여러 사건들을 보면 콩고의 코발트는 소수의 중국 기업들 손아귀에 집중될 지도 모르게 되었습니다. 실제, 전 세계 코발트 무역의 대부분이 콩고 광산에서 중국 배터리 공장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코발트 무역 흐름: Olivetti et al., 2017>

중국에는 다수의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가 있으며, 대부분이 해외에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중국이 전기 자동차 시장 성장의 주요한 동력이 될 것이며, 2040년이 되면 세계 전기 자동차 판매량 중 약 35%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시진핑 정부는 신규 화석 연료 자동차 생산 금지와 전기 자동차 지원을 위한 인센티브를 증진 계획을 통해, 자국 전기 자동차 시장 부흥을 의도를 피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중국의 적극적인 전기 자동차 정책에 가장 일차원적이며 고질적인 증상은 콩고의 코발트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과도한 의존성 입니다.

  • 차이나 몰르브뎀(China Molybdenum Co.; CMOC) - 2016년 CMOC는 미국 광산 회사 프리포트 맥모란(Freeport McMoRan)이 보유하고 있던 텡케 풍구루메(Tenke Fungurume) 광산(세계 최대 구리/코발트 매장량의 광산 중 한 곳)의 지분 56%를 26억 5천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콩고에 엄청난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또한 CMOC는 프리포트 맥모란으로부터 텡케 풍구루메 광산 근처의 키산푸 코발트 탐사 프로젝트의 지분 100%를 5천만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 젬(GEM Co.; GEM) - 올해 초 중국 배터리 재생업체 GEM은 글렌코어가 운영하는 콩고 광산에서 코발트 52,800톤을 사들였습니다. 글렌코어는 향후 3년 동안 코발트를 공급할 예정입니다. 이는 고품질의 콩고산 코발트를 광산채로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 컨템퍼러리 암페렉스 테크놀로지(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 CATL) - 중국 최고 EV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폭스바겐과 BMW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최근 CATL은 상장으로 20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이 자금으로 베터리 셀 공장을 증설함으로써 세계 최대 EV 배터리 제조업체로 올라설 계획입니다. 흥미롭게도, GEM이 CATL의 주요 코발트 공급 업체로, 이는 콩고 광산의 코발트가 궁극적으로는 중국 기업을 통해 전기 자동차에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중국의 이런 집중적 행동의 결과는 엄청났습니다. 세계 코발트 공급량의 62% (그리고 콩고산 코발트의 90%)이 중국 손아귀에 놓임으로써, 중국의 기존 및 향후 배터리 셀 생산 능력이 다른 주요 생산 국가 전체를 합한 것보다 두 배를 넘게 되었습니다.



<중국이 배터리 셀 생산 능력을 지배하고 있음 : Bloomberg)

부리는 사람과 일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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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배터리 원료를 확보하는 과정이 매끄러워 보일지 모르지만, 공급 사슬의 제일 아래는 훨씬 더 복잡합니다. 중국 광산 회사들의 실제 상황을 밝혀 내려는 수차례의 시도 끝에 단일 최대 코발트 매입 및 수출 업체인 콩고 동팡 인터네셔널 마이닝(CDM)이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이 회사는 원래 콩고의 영세 광부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곳으로, 영세 광부들( ‘크레우세우르(creuseurs)’)은 실질적으로 콩고에서 수출되는 코발트 중 거의 20%를 생산하고 있는 생계형 광부들을 말합니다.

최근 보도에서 워싱턴 포스트지는 CDM이 중국 본사로 세계 최대 코발트 공급업체 중 한 곳인 저장 화유 코발트(Zhejiang Huayou Cobalt Co.)에 영세 광부들이 캐낸 코발트를 공급하는 아주 복잡한 과정을 폭로했습니다.

이 과정은 콩고 남부 콜웨지에 있는 무솜포라는 공개 시장에서 시작됩니다. 여기서 크레우세레우들은 코발트를 대부분 중국인인 개별 상인들이나 상점에 팝니다. 국제 앰네스티에 따르면, 현재 무솜포에는 200개가 넘는 코발트 상점이 있으며, 주로 중국인 소유라고 합니다.

하지만 영세 광부들에게 있어, 이런 거래가 언제나 공정한 것은 아닙니다. 광부들은 메토렉스라는 시험기를 통해 코발트 광석의 진위 여부를 판별하는데 시달리면서, 상점들이 적정 가격을 후려치곤 하는데, 광부들로서는 등급 시험 결과를 검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어 코발트 광석을 사들인 상점들은 이를 무솜포에서 가까운 CDM 창고로 운송합니다. 겉으로는, 콩고 노동자들은 코발트 광석을 캐고, 이를 중국 상인들이 운송하는 것처럼 엄격한 분담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권 싱크탱크 레이드의 보고서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몇 명의 콩고 주민들은 의자에 앉은 중국인의 감독 아래 트럭에 코발트 광석을 실어 옮깁니다. 한 편에서는 두 명의 중국인이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코발트 광석을 검사하고 사들입니다. 부대자루 가득 광석을 담아온 이들이 이들 상인과 가격을 놓고 입씨름을 하기도 합니다. 부대 안의 광석이 바닥에서 부려지면, 중국 상인은 품질을 평가합니다. 콩고 노동자는 광석을 부대에 담고, 이를 옮기고, 싫고, 세척하는 힘든 일만 하는 반면, 중국인들은 거래와 감독 같은 쉬운 일만 합니다.”

공급망의 다음 단계에서, CDM은 코발트 광석을 콜웨지에서 트럭으로 루붐바쉬로 보냅니다. 여기서 코발트 광석이 제련되어, 코발트 수산화물로 가공되며, 다시 모회사인 화유 코발트가 있는 저장 지방으로 운송됩니다. 화유에서는 코발트 수산화물을 추가로 가공해, 다양한 캐소드 재료를 생산합니다.

화유의 주요 고객사로는 캐소드 제조업체 토다 후난 샨샨 뉴 매터리얼(Toda Hunan Shanshan New Material; 중국 최대 리튬 이온 배터리 재료 공급 업체라고 주장)과 엘앤에프 신소재(L&F Material; 한국 기업)이 있습니다. 이 캐소드는 CATL과 한국의 경쟁 업체 삼성 SDI 및 LG 화학을 비롯한 배터리 제조업체들에게 판매됩니.

마지막으로,이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애플, 삼성전자, LG 전자 및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세계 최대 전자 및 전기 자동차 회사에 배터리를 공급합니다.

영세 광부들의 많은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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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광부들에게 근본적으로 인권이란 개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크레우세우르들은 광업 회사에 직접 고용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장비도 허술하고, 때로는 아무 장비없이 손으로 작업하는 경우도 있으며, 직감에만 의존해 어두운 갱도를 통과하기도 합니다.

대규모 광산 회사가 아직 “가져가지 않은” 코발트 광산은 몇 곳 안되기 때문에, 이들 영세 광부들은 파 볼 수 있는 곳에서는 모조리 괭이질을 하고 있습니다. 일부 광부들은 사유지 아래에 갱도를 파내기도 하는데, 경비들과 큰 싸움이 나기도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영세 광부들은 이러한 심각한 위험을 감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극빈층에 속하며, 캐낸 코발트 광석의 크기에 따라 하루 2달러도 안 되는 돈을 받고 있습니다.

영세 광부들 중에는 6살도 안된 아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광산 회사에서 버린 폐광석에서 코발트를 골라내는 일을 합니다. 2014년 유니세프의 추산에 따르면, 약 4만 명의 어린이가 콩고 남부 전역의 광산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코발트 광산이라고 합니다.

영세 광부들의 건강 위험, 부상 및 사망 숫자는 엄청납니다. 이런 코발트로 인한 병폐는 “코발트 폐렴(cobalt lung)”이라는 병명이 생기기도 했는데, 코발트에 만성적인 노출로 생긴 치명적인 폐렴을 말합니다. 다섯 아이의 어머지 조세핀(33세)은 국제 앰네스티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 모두는 폐에 문제가 있고, 몸 전체가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또한 코발트로 인한 오염이 광산 지역의 주민과 야생 동물에게 피해를 입히기 시작했습니다. 루붐바쉬 대학의 연구진은 코발 광산 근처에 사는 주민들의 소변에서 대조군보다 43배나 많은 코발트를 발견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이 지역 밥상에 오르는 주재료인 여러 물고기에서 높은 수준의 코발트를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의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코발트와 기형아 출산의 연결 가능성입니다. 워싱톤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루붐바사쉬 코발트 광부들이 낳은 신생아들이 완전전뇌증(심각한 두개골 및 얼굴 기형을 초래하는 희귀한 뇌 형태)을 갖고 태어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호 장비와 적절한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에, 몇 달에 한 번씩 광산 관련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국제 앰네스티에서 보고한 몇 건의 심각한 사고를 보고한 바 있습니다.중 2014년 12월 카술로의 코발트 광산에서는 15명의 영세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이어 몇 달 후, 카숨베레사의 코발트 광산에서는 세 차례의 갱도 붕괴로 7명이 사망했고, 2015년 9월에는 마바야의 산사태로 13명의 코발트 광부가 사망했습니다.

이러한 사고는 단지 실제 공코에서 일어난 코발트 관련 사망 사건 사고의 일면만 보여줄 뿐입니다. 광산이 안전성에 큰 문제가 있음이 밝혀지면 폐쇄 조치가 내려질 수 있기 때문에, 광산들은 완전한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으며, 그로 인해 정확한 사고 수치는 알려져 있지 있습니다.

임박한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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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는 세계 코발트 자원의 60%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 자원에 집중적으로 막 막대하게 투자해 왔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콩고 주민들에게 좋은 소식인 것처럼 보입니다. 중국의 투자로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 개발이 촉진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 기업들은 콩고 노동자들의 복지를 향상시켜 빈곤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보다 콩고의 천연자원을 벗겨먹는데 더 매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 광산 감독관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중국인들은) 광물을 가져 가는 데만 관심이 있지, 노동자들이 아프건, 다치건 신경쓰지 않습니다.”

중국은 오랜 기간 국책 산업의 챔피언 기업을 만드는데 주력해 왔듯이(전자 상거래 산업의 알리바바와 소셜 미디어 산업의 텐센트를 떠올리면 됩니다), 자동차 산업에도 마찬가지 ‘국가 챔피언 기업 육성’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정책이 취약한 코발트 광부들의 희생을 댓가로 한 것이며, 잊혀졌던 콩고의 19세기 고무 무역의 수많은 악령들을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레오폴드 2세의 유령도 여기에 동의할지 모릅니다.

<출처: Tausif Bordoloi, “The Cobalt Catastrop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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