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토르 문디(Salvator Mundi)”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으로, 이번 주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4억 5천만 달러 이상으로 팔렸다. 만일 이 예술품을 투자 대상으로 여긴다면, 다빈치는 이 그림으로 좋은 수익률을 올렸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약간의 억측이 필요하다. 어쨌든 이 그림은 1958년에 단돈 45파운드(당시 약 125달러)에 팔렸다.
레오나르도는 1519년 세상을 떠났다.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가 다빈치 아니면 그의 상속인 프란체스코 멜치에게서 “모나리자”를 당시 화폐인 4,000 다카트 금화(gold ducats)에 구입했다고 한다.
미국 화폐 학회(American Numismatic Society) 웹 사이트에 예시되어 있는 15세기 말 내지 16세기 초의 다카트 금화의 중량은 약 3.5그램이다. 금 1온스는 31.1그램이다. 따라서 4,000 다카트 금화는 약 14,000그램, 또는 450.1온스의 금에 해당한다. 지난 수요일 뉴욕의 금 가격인 온스 당 1277.60달러로 계산하면, 575,000달러가 조금 넘을 것이다.
금의 구매력은 수 세기 동안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었으므로, 이 계산은 프랑수아 1세가 “모나리자”에 지불한 금액의 근사치라고 할 수 있다.
“살바토르 문디”의 최초 소유자로 추정되는 프랑스 왕 루이 12세와 앤 여왕이 얼마를 주고 이 그림을 샀는지는 기록이 없지만, 프랑수아 1세가 “모나리자”에 지불한 가격이 비슷할 것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최초 매수 가격 추정치인 575,000달러에서 이번 주 낙찰 가격 450,312,500달러까지 초장기 수익률은 얼마나 될까? 다빈치가 1519년 11월 15일 최고 그림 판 금액을 투자해 계속해서 복리로 이번 주 낙찰 가격까지 불렸다고 가정하면, 연평균 수익률은 1.35%가 채 안 된다.
아주 낮은 수익률처럼 보이지만, 이 하찮은 수익률로도 498년이 지나면 최초 원금을 수백 배나 불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최초 원금”이 498년 동안 대대손손 이어져 내려왔다고 가정한 것이다.)
수 세기 동안 예술품 가격은 상승과 하락 사이클을 겪어왔으며, 때로는 수십 년 동안 하락하기도 했으며, 소득 불평등이 확대되는 시기에 이르러 급등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예술품의 시장 가치는 현금, 채권 및 금을 능가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주식에만 미치지 못할 뿐이다. 예술품의 수익률 대부분은 재정적인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것으로, 자부심이나 즐거움의 단위로 측정된다.
재정학 교수 엘로이 딤슨과 크리스토프 스팬저스가 예술품을 “감성적 자산”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이 두 교수는 1900년부터 2012년까지 예술품이 창출한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연평균 수익률은 2.4%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0.9%인 현금, 1.1%인 금, 1.5%인 채권 그리고 5.2%인 주식과 비교된다. (영국의 금융 자산을 사용했으나, 결과는 다른 시장과 상당히 유사하다.)
따라서 1519년 이후 연평균 1.35%의 수익률은 평범하긴 하지만, 끔찍한 것은 아니다. 딤슨 교수와 동료 폴 마시 및 마이크 스턴튼 교수가 만든 보고서(Credit Suisse Global Investment Returns Yearbook)에 따르면, 1900년부터 2016년까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미국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은 6.4%였고, 프랑스 주식은 3.3%, 이탈리아 주식은 2%였다.
물론 예술품의 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이 이것만은 아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계산하면, 오늘날 가치로 훨씬 낮은 수익률이 나온다.
이탈리아 피렌체 시러큐스 대학의 미술 사학자이자 “The Patron’s Payoff: Conspicuous Commissions in Italian Renaissance Art”의 공동 저자인 조나단 넬슨은 1483년 다빈치가 제단화 “암굴의 성모” 가격으로 250플로린을 받았다고 지적한다.
넬슨 교수는 이 대형 제단화가 “살바토르 문디” 같은 소형 초상화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렸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넬슨 교수는 1500년 다빈치는 1483년보다 “훨씬 더 유명했다.”라면서, 따라서 “살바토르 문디” 가격도 250플로린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넬슨 교수와 하버드 대학 존 F. 케네디 행정 대학원의 경제학자 리처드 제크하우저 교수는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 예술가들의 예술품 가격과 당시 비숙련 건설 노동자들의 보수를 비교했다.
넬슨 교수는 이메일을 통해 이들의 임금은 “1350년에서 1527년 사이 아주 안정적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다빈치가 “살바토르 문디”를 그렸던 당시의 250플로린은 비숙련 건설 노동자들의 12년 치 임금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노동 통계국에 따르면, 미국 건설 노동자들의 연평균 임금은 37,890달러라고 한다. 여기에 12를 곱하면 454,680달러가 된다. 이 같은 현재 미국 노동자 소득은 1500년 경 이탈리아에서의 250플로린에 상당한 금액이다.
넬슨 교수는 런던에 전시되어 있는 “살바토르 문디”가 현재 상태로 복원되기 전에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농담으로 “내가 빌 게이츠만큼 돈을 가지고 있었다면, 내 최고 입찰 금액은 4억 5천만 달러가 아니라 454,680달러에 더 가까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454,680달러와 450,312,500달러의 차이는 엄청나다. 하지만 다빈치의 그림은 물건 그 이상이며, 평범한 투자 대상 그 이상이다. 애플이나 페이스 북의 주식 증서를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 놓고 손님에게 보여주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반면 “자, 여기 다빈치 그림 좀 보세요.”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투자자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심리적 수익률이라 할 수 있다.
<출처: Jason Zweig, “Is Da Vinci’s ‘Salvator Mundi’ Worth $450 Million or $454,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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