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사람은 최고의 리더가 될 덕목을 갖춘 것입니다.
이는 나치 정권에 대항했던 것으로 유명한 독일 장군 쿠르트 폰 함머슈타인-에쿠오르트(Kurt von Hammerstein-Equord)의 신념이었습니다.
“The Silences of Hammerstein”에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내 부하 장교는 네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영리한 장교, 부지런한 장교, 어리석은 장교 그리고 게으른 장교다. 일반적으로 이 중 두 가지 특성이 함께한다. 일부는 영리하고 부지런하다. 이들은 참모부가 적합하다. 다음으로 어리석고 게으른 장교가 있다. 모든 부대에서 90%를 차지하는데, 일반 업무에 적합니다. 영리하고 게으른 장교는 최고의 지휘관이 될 수 있다. 어려운 결정에 필요한 지적 명료성과 침착성을 지니기 있기 때문이다. 어리석고 부지런한 장교는 조심해야 한다. 이들에게는 어떤 직무도 맡겨서는 안 된다. 항상 해만 끼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함머슈타인에게는 영리하고 부지런한 장교보다 영리하고 게으른 장교가 더 나았던 것입니다.
<쿠르트 폰 함머슈타인-에쿠오르트>
그 이유는 나중에 알아보도록 하죠.
하지만 먼저, 어리석은 사람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대학 시절 하숙을 하면서 크게 앓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숙집 주인 할머니는 내가 낫게 해주마하시면서 부엌으로가 대파 한 뿌리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나: “뭐 하시게요?”
할머니: “이게 감기에 즉효란다.”
나: “네. 국 끓이시게요?”
할머니: “아니. 네 목에 감아 줄려고.”
눈만 껌뻑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른이 하시는 말씀에 그러지 마시라고 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냥 닥치고 있었던 것이죠. 파 냄새를 참으면서 할머니의 처분이 끝나길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감기가 싹 달아났습니다.
오! 일반 감기에는 파를 목에 감아두는 것이 치료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민간요법을 그저 비판만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과학이 뭔지도 모르는 늙은 할머니나 어리석은 이들이 사용하는 비합리적이고 미신 같은 일로 치부해 버립니다.
하지만 이러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첫째, 이런 치료 방법은 면역력을 높여서, 현대 의학과는 다른 식으로 회복력을 높여줍니다. 실제로, 대파가 어떤 효과를 보이지 않더라도 플라세보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둘째, 가정 요법을 잘 활용하면 병원에 자주 갈 필요가 없습니다.
요즘 같은 추운 겨울에 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료를 받으려면,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 그러는 동안 비슷하거나 다른 병에 걸려서 온 여러 사람들과 같이 있어야 합니다. 의사 앞에 앉아 진료를 받는 시간도 몇 분 안 되고, 이후 처방 해준 약 한 주먹을 목으로 넘겨야 합니다.
약을 먹고 나면 증상이 가라앉지만, 알기 어려운 피치 못할 단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항생제를 생각해 보죠. 심대 시절 여드름을 없애기 위해 항생제를 자주 먹다 보면 어른이 되고 나서 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현대 의약을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복잡해지면 복잡해질수록 예기치 않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약물 치료는 즉시 효과가 나타나고, 가시적인 이점이 있지만,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추후에 위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때때로, 가장 빠른 회복 방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중 한 사례가 철학자 나심 탈렙이 의원증(iatrogenics; 의사의 부주의로 생기는 병)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손길이 많이 갈수록, 해만 될 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말입니다.
게으른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당장 고장 나지 않았으면, 손대지 마라.”
이와 비슷하게, 함머슈타인 장군은 어리석은 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것을 최악의 상황이라고 이해했습니다. 주변의 다른 이들에게 골칫거리만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한 번 직장에 들어가면 평생을 그곳에서 일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일자리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쫓아내는 대신, 회사에 입히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시골로 보내곤 했습니다(물론 이것이 사직을 종용하는 일이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좋게 해석해 봅시다.
똑똑하고, 근면하며, 잘생긴 사람보다, 똑똑하고, 게으르며, 잘 생긴 사람이 더 나은 이유가 있을까요?
영국 오길비 그룹의 부회장의 책 “The Wiki Man Rory Sutherland”에서는 생산성과 효율성에 집착하는 이들은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낭비를 없애기 위해 헌신하면, 분명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낭비를 없애면서, 훨씬 더 중요한 것의 90%를 없애게 됩니다. 키스하는 개구리를 다 잡아버리면, 왕자를 찾을 기회도 다 날려버리게 된다. 회계사 중에서 록 스타가 나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로리 서덜랜드>
우리는 신중히 계획하고, 손수 열심히 일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삶에서 많은 부분이 운 때문이라는 사실을 과소평가하게 됩니다.
“요점은 간단하다. 어떤 분야에서든 중요한 돌파구를 들여다보게 되면, 계획에 없는 의도치 않은 또는 뜻밖의 일이 준비한 계획에 따른 일 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됨을 알게 된다. 이것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가 레드먼드 본사 복도를 따라 칠판을 걸어둔 이유다. 오다가다 복도에 서서 칠판에 끄적이면서 한 회의가 정식 회의실에 모여한 회의 보다 더 생산적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심 탈렙은 “블랙 스완”에서 이런 놀라운 발견의 한 예(바로 레이저)를 들려줍니다.
“레이저는 특정 용도(실제로는 어떤 실제 용도가 없었음)로 만들어졌지만, 그 후 당시로선 예상도 못한 용도를 찾아낸 도구의 가장 중요한 사례다. 전형적인 “문제 해결 방식”이었다. 레이저가 초기에 응용된 곳은 떨어져 나간 망막을 꿰매는 외과수술이었다. 이로부터 50년 뒤 <이코노미스트> 레이저 광선 발견자로 인정되는 찰스 타운스에게 망막 치료라는 것을 목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는 그저 광선을 쪼개 보고 싶어서 그랬을 뿐이라고 했다. 실제로 타운스의 동료들은 타운스가 희한한 발견을 했다고 놀리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 레이저는 콤팩트디스크, 시력교정, 데이터 저장과 복구 등 이것이 발견될 당시에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우리는 장난감을 만든다. 그 장난감 가운데 일부가 세상을 바꾼다.”
게으름에 대한 마지막 하나
누군가 “그냥 서서 놀지 말고, 뭔가 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리분별없어 뭔가를 한다고 세상이 더 좋아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리석은 이들의 아무 생각 없는 노력은 의도는 좋지만 쓸데없는 골칫거리만 만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아마도 “그냥 뭐든 하려고 하지 말고, 가만히 서 있어!”라고 말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똑똑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면, 생산성이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데 골몰하는 시간을 좀 할애해 금요일에 저녁 친구들과 모여 밥을 먹으면서 여러 얘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리석지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면, 일을 좀 줄이는 것이 연봉 인상이나 승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출처: Charles Chu, “In Defense of Laz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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