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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서비스 산업에서 고평가된 곳에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워런 버핏이 새로운 형태의 가치 투자를 선언하고 나섰다. 바로 주가가 결코 싸 보이지 않은 아마존의 주식을 매수한 것이다.
즉, 향후 어느 시점에 시장 판도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면, PER 배수가 높은 기업에 투자해도 괜찮다는 말이다. 그러고 나서, 더 강력해지고, 해당 산업에 대한 지배력이 더 커지게 되면, 주주들에게 더 큰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다는 뜻이다.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어떤 논리로 아마존에 투자했냐는 질문에, “찰리가 말한 것처럼, 가치 투자란 장부 가치나 수익 대비 낮은 주가와 어느 정도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모든 투자는 가치 투자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말은 (투자란) 나중에 돈을 좀 벌기 위해 지금 돈을 좀 내놓는 것이고, 그 돈을 벌게 될 확률과 시점을 계산을 하는 일이란 뜻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버핏은 휘하의 투자 매니저 중 한 명(테드 웨슬러나 토드 콤스 중 한 명)이 최근 몇 개월 동안 아마존의 주식을 어느 정도 매수했다고 밝혔다. 버핏이 오랫동안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버핏을 지켜봐온 이들에게는 놀라운 소식이었을 것이다.
가치 투자의 대변자
버핏은 오래도록 가치 투자의 대변자 역할을 해왔다. 가치 투자는 버핏의 멘토이자 스승이며, ‘현명한 투자자’의 저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이 개척한 투자 방법이다.
그레이엄의 가치 투자 원칙은 (1) 내재가치보다 낮은 주가로 거래되고 있는 주식, (2) PBR 배수와 PER 배수가 낮은 주식 그리고 (3) 수익성이 꾸준한 기업을 찾아내는 것이다. 버핏은 그동안 그레이엄의 지침을 충실히 따르면서 코카콜라와 델타 에어라인의 지분을 대거 사들였고, 철도 회사 벌링턴 노던 같은 대형 인수에도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
버핏은 또한 가치 투자를 잘 대변해 주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 경구를 통해 수많은 장기 투자자들을 훌륭한 길로 이끌었다.
“다른 이들이 탐욕을 부릴 때 공포를 느끼고,
다른 이들이 공포에 떨 때 탐욕을 부려라.”
버핏의 아마존 베팅
그러나 버핏의 아마존 주식 매수는 오랫동안 견지해 온 투자 관점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아마존의 주식은 기술 산업 내에서의 독보적인 존재감 때문에서인지, 언제나 높은 주가 배수로 거래되어 왔고, 현재 PER 51배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는 S&P 500에 비해 2.5배나 높은 수준이다. PBR 배수로도 20배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마존은 소매 사업, 알렉사 및 클라우드 같은 성장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꾸준한 수익성을 올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핏이 아마존에 베팅 한 이유는 다양한 산업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부터 25년, 50년 또는 100년 후도 높은 주가 수준으로 거래될 것이라는 논리에 근거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 투자의 전설 역시 소비자 지향적 사업을 통해 시장을 파괴적으로 혁신하고 있는 아마존의 모습을 직접 체험했을 것이다.
버핏은 주주총회에서 “아마존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나, 장부 가치나 수익 대비 저렴해 보이는 은행주를 매수할 경우나 고려 사항은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찰리 멍거는 “물론 인터넷 발전으로 나타나는 무언가를 따라가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에 의해 밀려날 것입니다. 아마존을 일찍 잡지 않은 것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제프 베조스는 진짜 약간 기적을 낳는 사람 같습니다. 좀 뭐랄까 특이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버크셔의 투자 철학이 이렇게 진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테드나 토드가 언제부터 아마존 같은 특징을 가진 다른 획기적인 기술 기업에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자료 출처: Yahoo Finance, “Why Warren Buffett buying Amazon stock means traditional value investing is d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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