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강세의 의미

글로벌 시장에 공포가 슬금슬금 밀려들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은 미국 달러와 금화 같은 안전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레이 달리오가 지난 7월 예측한 대로, 금 가격은 2020년 현재까지 8% 이상 급등했고, 자본시장에서 격동기에 뛰어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미국 달러도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2월 19일 기준, 미국 달러 지수는 최고치인 99.577포인트를 기록하면서 2017년 5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image.png

(출처: Bloomberg)

제이슨 드라호 UBS 미주지역 자산배분 책임자는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렇게 밝혔다.

“현재 달러 강세에 대한 가장 타당한 설명은 전 세계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가 잘되고 있다는 신뢰도 가장 높고 그에 따라 미국 자산을 보유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이는 안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확신에 따른 도피에 가깝다.”

미국 달러 강세의 영향은 전 세계적인 산업 전반에서 느껴질 것이기 때문에,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필요하며, 포트폴리오 변경을 통해 지속 가능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미국 달러와 기업 수익의 관계

미국 기업들이 뛰어난 실적을 올리고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넘어서면, 주가도 그에 화답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수익 하락은 자본 시장에 심각한 침체를 초래할 수 있으며, 2008년의 금융 위기는 그러한 현상의 전형적인 사례였다. 다른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세계 시장에서 미국산 제품이 더 비싸진다. 이는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미국의 경제 성장에 부정적이게 된다.

미국 정부는 자국 제품의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몇 차례에 걸쳐 달러 강세가 그 계획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향후에도 미국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면, 해외 시장에 의존한 미국 기업들의 수익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들에게 수입 제품이 저렴해진다는 좋은 소식일 수 있다.

유가에 미치는 역풍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가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 시장의 문제가 거기서 그칠 것 같지가 않다.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 달러 강세는 유가에 나쁜 소식이었다. 경제 이론에 의하면 두 가지 이유가 있다.

1.원자재는 미국 달러로 거래된다. 따라서 미국 달러가 상승하면, 다른 모든 것은 동일하다고 했을 때, 원유 1배럴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금액이 낮아진다는 의미가 된다.

2.미국은 역사를 통틀어 순 원유 수입국이었다. 따라서 유가가 상승하면 더 많은 미국 달러가 해외로 보내지고, 이는 무역 수지 적자로 이어져왔다.

image.png

(출처: Federal Reserve)

하지만 이제 미국이 시추 활동의 증가시키면서 순 원유 순수출국이 되면서, 최근 들어 반대의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2018년 기준으로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되었다.

image.png

(출처: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비록 이런 상황이 에너지 투자자들에게는 다행스러운 소식일지라도, 두 변수 사이의 부정적인 상관관계는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따라서 다른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강세가 계속되면 유가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한 세계 경제 성장 둔화는 원자재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기 때문에 상처에 소금을 치는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공황에 빠질 필요까지는 없다. 12월 피터 린치가 설명했듯이, 에너지 가격의 장기적인 전망은 유망하다. 따라서 역발상 투자자들은 미래의 가격 상승을 이용하기 위해 현재 시장에서 매력적인 기회를 찾아야 한다.

신흥시장에도 좋은 소식은 아니다.

개발도상국에는 좋은 면이 많다. 이들 지역의 예상 경제 성장률은 북미 국가나 유럽보다 상당히 높고, 주식시장의 주가 수준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이들 주식은 투자자들에게 큰 다각화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달러 강세는 신흥시장 주식의 실적에 반가운 신호가 아니다. 블랙록의 자료에 따르면, 신흥시장 주식은 미국 달러와 마이너스(-)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자산이다.

image.png

(출처: BlackRock)

신흥시장 국가들은 달러 표시로 발행한 채권의 이자를 갚는 것이 점점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자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기존보다 더 많은 미국 달러를 매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BIS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신흥시장 국가들이 미국 달러 표시 채권을 가장 많이 발행하고 있어서, 미국 달러 강세에 대한 위험이 가장 높다. 신흥시장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는 다각화를 통해 어떤 한 국가에 집중하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빛을 발할 때

지난 5년 동안 미국의 대기업들은 중소기업보다 큰 폭으로 우수한 성과를 올렸지만, 향후에는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음을 나타내는 몇 가지 신호가 있다. 미국 달러 강세도 그중 하나다. 다국적 기업과 달리 자본 및 기타 자원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중소기업들은 주로 제품과 서비스를 미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 하지만 이들 기업 중 상당수는 중국, 브라질, 홍콩 및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한다. 따라서 미국 달러 강세는 수입 가격을 낮추어 이익률을 확대할 기회가 된다. 물론 대기업에게도 적용되는 사실이긴 하지만, 매출의 상당 부문이 해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낮아진 원자재 수입 가격의 혜택이 상쇄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 달러 강세를 활용하기 위해 상장 지수 펀드(ETF)를 사용하거나, 소형주 바구니에 신중하게 투자할 수 있다.

결론

거시 경제적 요인은 자본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또 미칠 것이다. 미국 달러 강세는 시장 성과를 교란하고 일부 기업과 산업에는 유리하겠지만, 다른 기업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수준에서 미국 달러가 시장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진짜 위험은 강세가 더 높아지는 것이다.

찰스 슈왑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리즈 앤 손더스는 마켓워치에 이렇게 밝혔다.

“미국 달러 강세는 결국 주식시장에 역풍을 일으킬 수 있지만, 더 큰 상승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어쨌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투자자들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다. 잠재 위험이 현실화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여러 자산으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고평가된 주식에서 수익을 실현하는 등이 투자자가 지속 가능한 장기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고려할 수 있는 조치 중 하나다.

자료 출처: Dilantha De Silva, “The Implications of a Rising Dollar”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미국 달러 강세의 의미’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