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장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붕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불황이 불가피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위험을 거부하는 데 있다. 하워드 막스는 2009년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 “기준(Touchstones)”에서 시장에 위험이 없다고 믿는 상황이 무엇보다 가장 위험한 상황인 이유를 설명한다.
인간의 본성
이 메모는 금융 위기의 광풍이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고, 사람들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분명하게 알지 못하고 있을 때 쓰였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투자자들이 어떤 위험 특성이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던 상품에 너무 많은 레버리지로 투자하고 거래했기 때문에 금융 위기가 발생했다는 인식이었다. 막스의 말을 빌자면, 투자자들은 위험이 거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예를 들어 2006년부터 2007년 초까지, 중국과 산유국들로부터 “유동성의 벽”이 미국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습니다. 이 유동성 흐름은 시장에 자본을 대고, 자산 가격을 끊임없이 상승시킬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a) 연준이 교묘한 정책을 통해 비즈니스 사이클을 다스리고 있고, (b) 증권화, 트랑쉐(개별 대출들을 모아(pool) 이를 기반으로 다시 발행한 채권) 및 탈금융 중개화가 마땅히 있어야 할 위험을 낮췄고, (c)“그린스펀 풋(Greenspan put)”이 언제든 실수를 저지른 투자자를 구제해 줄 것이라고 확신하는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전 세계적으로 위험 수준을 낮추었다고들 합니다.
사람들은 항상 진행 과정에서 무언가 잘못되어도 도움의 손길이 나타날 것이고, 따라서 좋은 시절이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 쪽을 택할 것이다. 비관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 아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미래에 위험한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과 그 규모를 과소평가하게 만든다. 우리가 위험을 과대평가하는 유일한 시기는 재앙이 발생한 직후다. 다시 말하면, 말을 잃고 나서야 마구간을 고친다는 뜻입니다. 위험에 대한 두려움은 투자자가 지녀야 할 필수 요소다.
안전한 금융 시스템의 필수 요소
걱정과 그 친척들인 불신, 회의 및 위험 회피가 안전한 금융 시스템의 필수 요소입니다. 자본주의에서 손실에 대한 두려움은 가톨릭 신앙에서 지옥에 대한 두려움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걱정이 있어야 사람들이 위험한 대출을 받지 않고, 기업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부채를 지지 않으며,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소수의 자산에 집중되지 않게 하고, 대중이 증명되지 않은 금융 상품에 열광하지 않게 됩니다. 걱정과 위험 회피가 있어야 할 자리를 지키고 있을 때, 투자자들이 의심하고, 조사하며, 신중하게 행동합니다. 그렇게 되면 위험한 투자는 배척되거나, 그에 합당한 적절한 보상이 기대될 경우에만 진행될 것입니다.
위험-보상 관계의 바탕이 되는 기본 논리는 더 위험한 일을 할수록 (항상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더 큰 보상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라들이 위험에 대한 인식이 낮은 환경에서는, 위험의 대가인 프리미엄이 사라진다. 너무 많은 돈이 시장에 몰리게 되면, 결국 모든 투자자들이 위험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고, 보상은 작은 데 비해 너무 큰 위험을 감수한다. 이것이 금융 시장을 붕괴시키게 되는 불씨다. 그다음에는 기폭제만 있으면 된다.
자료 출처:
Haward Marks, “Toutchstones”
https://www.oaktreecapital.com/docs/default-source/memos/2009-11-10-touchstones.pdf?sfvrsn=2
Stepan Lavrouk, “Howard Marks: Nothing’s Riskier Than a Widespread Belief That There’s No Risk”
https://www.gurufocus.com/news/939134/howard-marks-nothings-riskier-than-a-widespread-belief-that-theres-no-ri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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