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관세를 부과하려는 맥락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고려하고 있는 25% 관세 부가 조치로 가장 고통받게 될 곳은 미국 농부나 중국의 축산업자가 아닙니다. 실제 피해를 입게 되는 쪽은 이들 두 그룹 사이에서 활동하는 곡물 가공업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큽니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대두 시장의 특이한 상황을 살펴봐야 합니다. 소비자들 대부분은 주로 완두콩 요리 또는 대두를 원료로 한 두부와 두유로 대두를 접하고 있지만, 대두 교역을 지배하고 있는 분야는 우리 눈에 띠지 않은 곳입니다.

바로 전 세계 대두 수확량 중 약 80%가 동물 사료에 사용되고, 나머지 15 내지 20%는 식용유와 바이오 디젤 생산에 들어가며, 사람이 소비하는 규모는 거의 표시도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국은 일반적으로 주요 원자재에 대해 자급 자족을 추구하거나, 공급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데 반해, 대두 산업의 경우에는 접근 방식은 아주 달라, 압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중 약 85%는 미국과 브라질 두 나라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에 균형을 잘 잡고 있다고나 할까요. 남아메리카 농민들이 내년 수확용 대두를 기르는데 여념이 없는 겨울철에 중국은 대두 거의 전량을 미국 수입 물량에 의존합니다.


<중국의 계절별 대두 수입 변화>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소가 있습니다. 대두유는 식용유 시장에서 야자유, 유채유, 해바라기유 등과 비교적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대두분은 축산 농가에 거의 독보적인 사료입니다.

대두분의 단백질 함량은 다른 곡물보다 최대 4 배 이상 높아, 대부분을 첨가한 사료로 가축을 기르면 더 빠르게 기를 수 있고, 시장에서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료에 단백질을 첨가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에탄올 가공 폐기물, 다른 지방종자에서 나온 부산물, 가축 및 생선 분쇄물), 전 세계 시장에서 대두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습니다.


<농작물 별 단백질 함량: 대두의 경우가 압도적임>

이것이 바로 미국 중서부 농장 지대와 아시아 쌀 경작 지대 사이를 연결하고 있는 사슬에서 가장 약한 고리가 곡물 가공업자인 이유입니다. 중국인들이 소득이 증가하면서 육류 공급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축산 시장은 확대일로에 있습니다.

만일 미국 농민들이 대두 대신 다른 작물로 전환해, 대두 가격이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보이고, 장기적으로 상승세로 바뀌면, 중국 축산업자들은 줄줄이 도산할 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중국 정부는 오래전부터 식료품 가격 상승은 정치적 안정을 해치는 요인이라고 여겨왔기 때문에, 미국 대두 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축산물 단백질 공급원 중 대두가 차지하고 비중이 압도적임>

따라서 중국의 대두 관세로 인한 불이익 대부분 미국산 대두를 중국발 사료와 식용유로 전환하는 대규모 가공 산업에 돌아갈 것입니다. 하지만 이 부문의 입지 또한 만만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중국 내 최대 외국 대두 가공업체인 윌마(Wilmar International Ltd.)의 지방 종자 사업 부문의 지난해 영업 이익은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국영 코프코(Cofco Corp.)의 자회사 차이나 아그리(China Agri-Industries Holdings Ltd.)의 경우도 4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주요 중국 대두 가공업체들의 지방종자 사업의 영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음>

지난달만 해도 미국 대두의 분쇄 마진(지역 가공업체들의 수익 척도)은 약 12%나 증가해, 지난 3년 반 만에 가장 좋은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미국 대두 가격에 25%의 관세가 추가되면 이 마진이 줄어들겠지만, 안정적인 흑자 유지는 가능합니다.


<중국이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중국 가공업체들은 자국 대두에는 손실을 보겠지만, 미국산 대두에는 수익을 유지할 수 있음>

이것이 아마도 중국이 중요한 무역 대상인 대두에 관세 부과를 과감하게 감행하려고 하는 이유 일지도 모릅니다.

코프코 및 지우산(Jiusan Oils & Grains Industries Group Co.) 같은 자국 업체들에게는 한동안 마진 축소 또는 무마진이 되더라도 애국적 의무를 수행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세계 농업을 지배하고 있는 윌마, 번지, 카길 및 루이스 드레이퓨스 같은 해외 가공업체들의 경우, 함께 중국 시장에서 빠져나올 좋은 핑곗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몇 년 동안 석탄, 철강 및 알루미늄 분야의 과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대두 분쇄 부문의 경우 아직 필요보다 공급이 많습니다. 따라서 대두 분쇄 비용을 높여 가장 수익성이 낮은 업체부터 도태시키는 편이 실보다 득이되는 전략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출처: Bloomberg, “The ABCD of Soybean Tariff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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