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똑똑한 사람이 더 나은 투자자일까?

지능과 투자 결과 사이의 관계에 대해



더 똑똑한 사람이 더 나은 투자자일까? 대부분의 글을 보면, “아니다” 또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라고 답한다. 예를 들어, 사회에서 가장 똑똑하다고 해도(즉, 의사, 변호사, 공학자 등), 투자 수익률이 최악인 사람들도 있다. 최고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 대부분은 자기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을 투자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워런 버핏은 이렇게 말한다:

이 사업에는 머리가 아주 똑똑할 필요는 없습니다.
IQ가 160이라면, 30 정도는 투자에 필요하지 않으므로 다른 사람에게 줘도 됩니다.

수학과 물리학 박사들로 무장한 지구상에서 가장 우수한 헤지 펀드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를 예로 들어 버핏의 이 말을 반박할 수도 있다. 타당한 반박이다. 하지만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들로 구성되었지만, 1998년 9월 파산하면서 금융 시스템을 거의 무너뜨릴 지경까지 만들었던 롱 텀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사례도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렇게 확실한 답이 없기 때문에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는 선택 편향과 표본의 크기가 작기 때문이다. 투자란 단순히 지능뿐만 아니라 행동의 문제이긴 하지만, 그 행동이 지능과 상관관계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EQ가 IQ가 상관관계가 있다면 말이다. 지능이 투자 성과에 미치는 영향과 개별 사례보다는 전반적인 데이터는 무슨 말을 할까?​

핀란드 남성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논문을 보자. 특히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IQ가 높은 투자자들이 처분 효과(수익이 난 주식은 팔고, 손실이 난 주식을 계속 가져가는 경향)에 빠지는 경향이 덜하며, 더 공격적으로 손실 중인 주식을 팔아서 세금 감면 혜택을 노리고, 주식이 1개월 고점을 기록하면 매도에 나서는 경향이 더 컸다. 또한 IQ가 높은 투자자들은 시장 타이밍, 종목 선정 기술 및 매매 솜씨가 더 뛰어났다.

연구진이 이 같은 관계를 알아낼 수 있었던 이유는 모든 핀란드 남성은 병무청에서 IQ 테스트를 받아야 하고, 투자를 했을 시에 관련 모든 내용을 국세청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평균적으로 더 똑똑한 사람들이 투자 성과가 더 좋은데, 그 이유는 행동 상의 실수가 더 적고, 수수료를 더 적게 지불하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 상황일 경우 높은 지능과 시장 타이밍 능력 사이에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예를 들어, 이 논문에 게재된 아래 차트는 닷컴 거품 당시, IQ로 나눈 개인 투자자 그룹들의 주식 매수 및 매도 양상을 보여준다. [참고: 5번째 그룹의 평균 IQ는 100이며, 9번째 그룹의 IQ는 126.25 이상(또는 평균보다 1.75 표준편차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차트를 보면, IQ가 가장 낮은 그룹(1~4번째 그룹)의 매수 시점(초록색)은 닷컴 거품의 거의 정점이었던 반면, 가장 똑똑한 그룹(9번째 그룹)은 이 시점에 매수해 참여하지 않았다(붉은색).​

이것만 보면 이렇게 ‘멍청한’ 투자자가 있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닷컴 거품의 경우에만 그랬음을 알아야 한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또한 IQ가 높은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가 주가 상승의 전조였지만, 그들의 매도가 주가 하락과는 거의 관련이 없음을 발견했다.

따라서 “똑똑한” 투자자들은 상승장이 막 시작되기 전임을 알아챌 수 있어 보이지만, 하락장이 언제 시작될지는 예견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논문에서도 지적했듯이, 연구 결과 거의 대부분은 기존의 학계 연구와 대동소이하다.​

이 논문의 결과를 “실제”로 받아들이기에 앞서, 한계가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예를 들어, IQ가 평균 이하인 핀란드 남성(1~4번째 그룹)은 표본으로서 적당하지 않은데, IQ 표본 중에는 41%를 차지하지만, 투자자 표본 중에서는 고작 24%를 차지하는데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능이 소득과 상관관계가 있고, 또 소득이 투자 능력과 상관관계가 있다면,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투자 경험이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투자 경험이 많을수록 더 나은 투자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 논문은 한계도 있지만, 교육 수준이 비슷한 동질적인 집단(핀란드 남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보다 더 복합적인 집단(예를 들어, 미국 인구)으로 이뤄진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사회적 요인을 배제할 수 있었고, 투자 성과에 지능의 기여도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논문의 결과가 “IQ가 160이라면, 30 정도는 다른 사람에게 주라.”라는 워런 버핏의 말과 배치되지 않는다. IQ가 가장 높은 그룹(9번째 그룹)은 126.25 이상 (버핏이 말한 IQ 130에 가깝다)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더 똑똑한 사람이 더 나은 투자자가 되는 경향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어느 정도까지만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추가의 연구가 필요하다.

아는 것이 힘이다

이 글을 읽고 “머리가 나쁘기 때문에 좋은 투자자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런 생각은 의도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더 똑똑한 사람이 더 나은 투자자가 되는 이유는 반드시 머리의 회전 능력 좋아서가 아니라, 투자에 대한 지식과 관련이 있다. 더 똑똑한 사람이 거래 비용과 기타 수수료의 중요성을 더 잘 알고 있고, 주가가 상상을 초월한 수준(예를 들어, 닷컴 거품)에서는 시장에 들어가 말아야 함을 알고 있으며, 처분 효과 같은 행동 편향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 “뛰어난 종목 선정 기술”이 있어 보인 것도, 논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일부는 내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더 똑똑한 것보다는 더 나은 정보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더 똑똑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전설의 벤처 투자자 빌 걸리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여러분을 가장 똑똑하거나, 가장 현명하게 만들어 드리지는 못하겠지만, 가장 풍부한 지식을 갖도록 해 드리는 것은 아주 가능합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니까 말입니다.

개인의 투자자의 투자 결정에서 아는 것이 힘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따라서 끊임없이 읽고, 끊임없이 배우고, 끊임없이 증거를 연구하기 바란다. 이것이 바로 투자의 미래를 안전하게 보장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일이다.​

자료 출처: Of Dollar and Data, “Are Smarter People Better Investors?”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더 똑똑한 사람이 더 나은 투자자일까?’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