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주식 시장은 다시 한 번 일간 급락을 경험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역사상 네 번째로 큰 일간 하락이었다고 한다. 퍼센트가 아닌 포인트로만 보면, 시장이 신 고점을 깨고 상승하면 할수록, 그만큼 하락 포인트는 계속 더 커질 것이다. 8월 14일 800포인트 하락은 3.05%에 해당한다. 비교해 보자면, 2008년 12월 1일 하루 만에 다우 지수는 679포인트 하락했는데, 이것은 7.7% 하락에 해당한다. 따라서 다우 지수의 하락을 포인트로만 표현하는 보도는 선정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그런 보도는 그냥 거르는 편이 더 낫다.
그럼에도 주가의 일간 3% 하락은 중요한 움직임이다. 8월 14일의 주가 급락은 이번에는 “실제”였던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한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년 만기 국채 금리보다 1bp 더 낮아진 것이다. 지난 9차례의 경기 침체에 앞서서도 지금 같은 상황이 일어났다. 지난 3월의 경우, 3개월 금리와 10년 금리가 역전되었지만, 2년 금리는 아니었다. 따라서 이번 2년/10년 금리 역전은 미국 경제가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합법적인” 경고 신호로 여겨졌다. 역전 현상은 계속되지 않았고, 이튿날 10년 금리가 2bp 더 높아졌다. 따라서 앞으로도 2년/10년 금리가 엎치락뒤치락 할 가능성이 높다.
미-중국 무역 협상 또한 언론 보도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주 화요일 미국은 한발 물러서면서, 중국산 전자 및 소비 제품 3,000억 달러 상당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를 12월 중순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에 앞서 관세를 부과하는 편이 중국에 더 큰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상하이에서 열린 양국 간의 협상이 아무런 진전 없이 끝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 3,000억 달러 상당에 신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었다. 그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하고, 위안화를 평가절하했다. 이로 인해 8월 5일 월요일 다우 지수가 2.9% 갭 하락으로 출반한 원인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각종 언론 보도나 투자 뉴스레터는 “경고”로 가득했다. 아마 투자자라면 이런 경고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장기 투자자가 해야 할 일
여기서 하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몸에 좋은 약일수록 입에는 더 쓴 법이다. 진정한 재무 설계와 거기에 맞는 투자 전략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면, 현시점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바람직하다. 들려오는 뉴스에 기분이 언짢아진다면, 1분 만이라도 채널을 돌리거나, 꺼버리는 편이 좋다. 다음번 약세장이 이번 주, 다음 달, 다음 해 또는 다음 10년 이후에 시작될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언젠가는 분명 다가올 것이다. 시장이란 그런 곳이며, 장기 투자자들이 온당한 시장 수익률을 얻으려면 약세장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시장 타이밍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나갈 때와 다시 들어올 때를 모두 맞춰야 한다. 만일 적당한 시점에 시장에서 나갈 수 있었다 하더라고, 다시 들어올 때를 맞추지 못한다면, 피할 수 있었던 손실 이상의 비용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투자는 어렵다. 우리 뇌는 저축/투자한 돈의 가치가 크게 변동하는 모습을 참아내고, 향후 30년 동안 물가 상승의 영향을 이해할 수 있게 설계되지 않았다. 우리는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새롭게 최고치를 기록하면, 그것이 바로 포트폴리오의 진정한 가치인 양 세뇌된다. 그리고는 이후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하락하면, 그냥 “손실”로 받아들이고, 고통과 절망에 빠진다. 매일매일 변하는 주식 시장은 오르면 오르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우리를 흥분시킨다. 지난주 여러 주변 친지들에게 앞으로 어떡할 계획이냐는 전화를 받은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미국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서 고작 6% 빠졌을 뿐인데도 말이다. 그렇게 해서는 지난해 말 같은 20% 하락을 견뎌낼 수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장기 투자자에게 약세장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므로, 인내심을 갖고 뚫고 지나가는 수밖에 없다.
자료 출처: The Belle Curve, “Selloffs, Trade Wars, Yield Curve Inversions .. Oh 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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