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실수를 저지른다

해리 마코위츠(Harry Markowitz).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을 창조하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대중화한 인물이다. 1990년 그는 윌리엄 샤프(William Sharpe; 샤프 지수의 창시자)와 머턴 밀러(Merton Miller; 모딜리아니-밀러 정리)와 공동으로 “금융 경제 이론을 개척한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마코위츠의 선구적인 연구는 (과거 데이터에 기반해) 다양한 자산군을 결합하면 위험 대비 최고의 수익률을 올리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런 훌륭한 이론을 대중화시킨 인물이라면, 스스로도 이 이론에 따라 투자했을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나심 탈렙이 말한 것처럼, “당신 생각을 밝힐 것이 아니라, 당신 포트폴리오를 보여주시오.”

제이슨 츠바이크가 마코위츠에게 포트폴리오에 어떤 자산이 들어있는지, 그리고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을 사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는지 묻자, 마코위츠는 이렇게 답했다:

주식 시장이 상승할 때는 그 안에 없고, 주식 시장 하락할 때는 바로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얼마나 비통할지를 떠올렸습니다. 그 생각에 미래에 후회할 일을 최소화하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따라서 채권과 주식을 50/50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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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가 정확히 지적했듯이, 많은 투자 전문가들은 “내가 하는 대로가 아니라, 내가 말하는 대로 투자하라”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은 마코위츠가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데 평균 분산 분석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신, 그는 다양한 사건에 시장이 보일 반응을 예측해 이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수학보다는 시장 행동을 더 우선시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핵심이 아니다. 2017년 인터뷰에서 마코위츠는 “음, 1952년에는 그랬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하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마코위츠는 현재 어떻게 투자하고 있을까?

2018년 2월 배런스지의 기사에 따르면, 마코위츠의 포트폴리오는 주식 비중 100%로, 소형주 인덱스 펀드 3분의 1, 신흥시장 인덱스 펀드 3분의 1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은 6개 주식이었다. 그렇다 단 6개 주식. 이 6개는 와이어하우저, USG, 코닝, 캐터필러, 3M 및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였다. 어떤 패턴이 있을까? 모두 건축과 관련이 있는 기업이다.

포트폴리오를 세계적으로 다변화하라는 이론의 창시자가 왜 건설 관련 기업들에만 베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기사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

투자는 장기적 관점으로 해야 하지만, 그 장기가 영원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언젠가 휴스턴이 재건될 때가 올 거라는 게 내 생각입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휴스턴은 분명 재건될 것입니다. 플로리다도 재건될 것입니다… 그리고 푸에르토리코도 재건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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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해리 마코위츠는 2017년 여러 차례의 허리케인이 멕시코 만과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한 후 도시 재건에 포트폴리오의 3분의 1을 베팅 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포트폴리오의 성과는 어땠을까? 짐작 대로다. 마코위츠의 인터뷰 기사가 나온 이후, S&P 500보다 약 6% 더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해리 마코위츠를 흉보자는 게 아니다. 마코위츠는 어느 누구보다 투자 세계에 큰 공헌을 했고, 시장의 러시모어 산이 있었다면 그곳의 한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요점은 우리 모두가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맞다, 마코위츠의 “실수”는 사소한 것이고, 장기적인 재정 목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마코위츠의 이야기는 투자가 그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금융 분야에서 가장 훌륭한 인물이라고 해서 나머지 우리와 결코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마이클 배트닉의 책 ‘Big Mistakes’은 투자 대가들의 실수를 다루고 있다. 역사상 위대한 투자자들(예를 들어, 버핏, 보글, 드러켄밀러 등) 역시 모두 투자 과정에서 큰 실수를 저질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워런 버핏의 덱스터 슈 투자나 빌 애크먼의 허벌라이프 공매도 실패가 아니다. 이런 대가들이 자기 실수를 순수히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점 때문에 투자 대가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고백하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수는 귀중한 가치가 있다. 실수는 장래를 위해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실수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꾸준하게 지급되는 지혜의 배당금과도 같다. 따라서 실수를 잊으려고 하지 말고 소중하게 간직해야 한다. 실수에서 배워야 한다. 그 배움은 귀중한 가치가 있다.

어쩌면 살아가면서 많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들이 오히려 불쌍할지도 모른다. 이런 사람들은 더 나이가 들어서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투자에서만 봐도, 젊어서 자본이 얼마 없을 때 30%의 손실을 겪는 것이 나이 들어 은퇴하기 전에 30%의 손실을 겪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

우리 모두는 실수를 저지른다. 중요한 것은 실수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실수에서 배우는 것이다.

자료 출처: Of Dollar & Data, “We All Make Mista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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