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재활용과 정유 회사들의 딜레마




세계가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면서, 정유 회사들이 미래의 먹거리로서 플라스틱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 아람코 같은 정유 회사들이 수십억 달러를 플라스틱 및 화학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엄격한 단속이 플라스틱 수요 증가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로열 더치 쉘, BP, 토털 및 엑손 모빌 역시 이 부문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컨설팅 회사 액센츄어의 폴 브자체크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재활용이 강조되고 있고, 일부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 금지가 확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석유 화학 제품 수요 증가율이 역사적 추세의 3분의 1인 매년 약 1.5%씩 낮아질 수 있다고 한다.​

“정유 회사들은 아무 문제 없다면서, 석유 화학 부문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쓰레기를 줄이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순환 경제가 극대화된다면, 석유 화학 부문은 저성장 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전기 자동차 판매 급증과 기존 자동차의 효율성이 높아짐에 따라, 휘발유의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석유는 교통수단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분야에서 필수 요소로서, 다양한 화학 재료를 얻어내고, 플라스틱은 현대 생활의 모든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 따르면, 화학 재료의 수요 증가율은 이미 연료 수요를 넘어섰고, 향후 수십 년 동안 양자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것이라고 한다.


<연료보다 화학 재료 생산이 원유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원유 생산 회사와 정유 회사들은 화학 재료를 연료 수요 감소에 대한 대비책으로 보고 있으며, 이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 최대 정유 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에서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의 화학 회사 사빅의 지배 지분을 691억 달러에 사들였고, 전 세계적으로 화학 재료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신규 정유 회사들 또한 연료 생산은 줄이고 화학 재료 생산은 늘리는 쪽으로 설계되고 있다. 시티 그룹의 애널리스트 호레이스 찬에 따르면, 중국이 이 길의 선두에 서 있는데, 향후 5년 동안 원유에서 화학 재료로 전환하는 프로젝트에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한다.​

헝리 페트로케미컬과 롱셍 페트로케미컬 비롯한 회사들은 화학 재료 생산 능력을 절반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중 대부분이 폴리에스터와 플라스틱 병 생산을 위해 수입하고 있는 재료인 파라자일렌이다. 화학 재료 생산 비율이 기존 정유 회사들은 10%이고, 신규 정유 회사들은 20%인 점을 감안할 때, 급격한 증가세라고 할 수 있다.​

UBS의 애널리스트 존 로버츠는 “정유 회사들이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설비를 건설하고 있지만, 일종의 미래의 먹거리 생산에도 대비하고 있다. 향후 전 세계 연료 시장에 피크가 올 것임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라고 밝혔다.​

사우디 아람코는 셰브론 루무스 글로벌과 맥더멋 인터내셔널의 CB&I와 합작으로 화학 재료 생산 비중이 70~80%인 정유 설비를 계획 중이다. IHS 마르키트의 추정에 따르면, 원유 1배럴로부터 수익성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고 한다. 사우디 아람코는 자국에 화학 재료 생산 비중이 40%인 정유 설비를 건설 중에 있고, 텍사스 공장의 화학 재료 생산 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우드 맥킨지의 수석 부사장 스티브 징거는 “다른 정유 회사들은 아람코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교통 연료 수요가 피크를 찍고 감소할 때를 대비해야 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지난해 아람코는 다우 케미컬의 전 CEO 앤드루 리베리스와 셰브론 필립스 케미컬의 전 CEO 피터 셀라를 이사회에 영입했다.​

엑손은 수요 증가에 대비해 아시아 및 북미 화학 재료 생산 능력을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컨설턴트와 애널리스트들은 석유 화학 제품 수요가 이전 전망치보다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해양을 오염시키고 있는 모습에서, 유럽 연합에서 인도 그리고 캘리포니아에 이르기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조치가 내려지고 있다. 화학 회사들은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및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소비재 회사들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해 있으며, 코카콜라의 경우 2030년까지 판매되는 모든 제품의 용기를 재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쓰레기 수거에 투자를 더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재활용 수지가 신규 생산 수지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게 될 것이며, 2050년이 되면 화학 재료의 수요의 거의 60%를 대체할 수 있다고 한다. 아부다비 국부 펀드의 전 리서치 책임자 크리스토프 루엘은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화학 재료 생산용 원유 수요가 20%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한다.​

IHS의 플라스틱 계획 및 분석 담당 이사 로빈 워터스는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급격히 높아지면, 신규 플라스틱 생산 증가율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악의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이미 플라스틱이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이 산업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워터스는 원유 산업이 다변화를 위해 점점 더 화학 재료 생산 확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의 관점으로 볼 때 어느 정도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자료 출처: Bloomberg, “The Backlash to Plastic Has Oil Companies Worr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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