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 동안, 시장에 변동성이 다시 찾아왔다. 미국 시장의 경우, 지난해 말 트럼프 행정부가 세제 개혁안을 통과시키고 난 후 시장이 벌어들인 수익률이 불과 몇 주 만에 사라져 버렸다. 투매가 지속되면 엄청난 규모의 약세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강세장이나 약세장을 예측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며, 과거 수많은 예측 중 90% 이상이 과녁을 빗나갔다. 지금부터 일주일, 한 달 또는 일 년 후 시장이 어떤 모습일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미스터 마켓이 비합리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할 때일수록 냉정을 유지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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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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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상황을 과거에서 찾아보자면 닷컴 거품을 떠올릴 수 있다. 2000년 이전 투자자들은 다른 모든 자산은 던져 버리고 기술주에 달려들어 가격에 상관없이 무차별로 사들였다. 과거 전혀 수익을 내지 못하던 회사들까지도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 몇 년 동안의 환경도 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주 흡사했다. 물론 중요한 차이점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2000년에 닷컴 거품이 붕괴된 후 워런 버핏이 투자자들에게 한 조언을 다시 읽어 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기업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조언해 주었다.
세금 문제는 제쳐두고, 주식과 기업을 평가하는 방식은 같습니다. 실제, 금전적 이득을 얻으려고 사는 모든 자산을 평가하는 공식은 기원전 600년경 아주 지혜로운 사람이 제시한 이후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는 당시가 기원전 600년이었는 줄은 몰랐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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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한 사람은 이솝이며, 다소 불완전하지만 지금까지 전해지는 그의 투자 통찰은 “손안에 새 한 마리가 숲속의 새 두 마리보다 낫다.”입니다. 이 원칙을 지키려면 세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숲속에 실제로 새가 있는지 어떻게 확신하는가? 새가 언제 몇 마리나 나타날 것인가? 무위험 이자율(미국 장기 국채 금리)은 얼마인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으면, 숲의 최대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아울러 지금 손안에 있는 새 몇 마리와 바꿀 것인지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문자 그대로 새로만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돈으로 생각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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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울 정도로 짧고 간단하다. 이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은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을 추정할 수 없다면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기업의 미래 잠재력을 추정한 다음, 그에 따라 투자하는 것이 투자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계속해서 버핏은 불확실한 시장에서 투자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는 꼬리표를 붙여야 한다고 말한다.
반대 극단으로, 추정치의 범위가 그다지 넓지 않은데도, 가장 탁월한 투자자들조차 새에 대해 도무지 확신하지 못하는 때도 있습니다. 신규 사업이나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에서 이런 불확실성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하는 것은 모두 투기로 간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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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이 계속 설명한 것처럼, 문제는 “투자와 투기는 절대로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지만,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승리를 만끽하는 시절에는 구분하기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치솟는 주가에 홀린 나머지, 다른 모든 사실을 전부 무시하고 이런 기업에 몰려들었다.”
초보 투자자는 물론이고, 경험 많은 투자자까지, 많은 투자자들이 ‘가치 창출’이라는 모호한 표현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창출된 가치는 어디에도 없었다.
지난 10년 동안 신생기업들이 막대한 양의 가치를 창출한 것도 사실이고, 앞으로도 훨씬 더 많이 창출할 것이라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한동안 기업의 주가가 아무리 높아도 기업이 존속기간에 적자만 기록한다면 가치는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파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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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신 버핏은 ‘가치 이전’이라는 표현을 썼다.이런 상황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현상은 가치 창출이 아니라 가치 이전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증권업계는 새도 없는 숲을 파렴치하게 팔아넘기면서 수십억 달러를 대중의 주머니에서 자신의 주머니로 이전했습니다. 실제로 거품 시장 덕분에 거품 기업들이 창출되었는데, 이들은 투자자에게 돈을 벌어주는 기업이 아니라 투자자를 속여서 돈을 버는 기업이었습니다. 이런 기업의 주요 목적은 대개 사업이익이 아니라 IPO였습니다. 이런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옛날 유행했던 행운의 편지였으며, 수수료에 굶주린 투자은행들이 앞다퉈 집배원 역할을 도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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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2000년의 투자 환경과 오늘날에도 전혀 바뀌지 않고 여전하다는 점이 서글플 뿐이다.
자료 출처: Guru Focus, “Buffett, Birds, Bushes and Tech Sto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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