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경제학자를 다스려라

다시 공부를 할 수 있다면, 경제학을 전공하고 싶다. 아주 매력적인 주제이며, 우리 일상생활과도 상당한 관련이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로서 경제 분야에 전문가가 된다고 해서 그리 신통해 보이지는 않는다. 경험상 그렇다. 알든 모르든 차이가 거의 없다. 실제로는 방해가 될 경우가 더 많다.

이유는 이렇다. 우선, 경제 전망은 순전히 복불복이다. 좌우지간, 우리는 금리, 고용 시장, 주택 가격, 비트코인 수요 또는 해외 무역 관계에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지 말해주는 소위 “전문가들”로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내뱉은 예언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늘 그렇듯이 맞는 것이 도무지 없다.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가 말한 것처럼 “경제 예측의 유일한 기능은 점성술을 존경할 만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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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우리가 미래 경제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 정보를 활용해 전 세계의 수백만 명의 트레이더와 투자자들보다 우위에 설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그 이유는 흔히 하는 생각과는 달리, 경제와 주식 시장은 서로 별개이기 때문이다. 물론 둘은 연결이 되어 있긴 하다. 하지만,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 연결 정도는 그리 밀접하지도 않고, 아주 난해하기까지 하다.

유명 경제학자들의 의견을 비롯해 시장에 알려진 모든 정보는 이미 현재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 무릇 새로운 정보라 함은 예상되지 않은 정보이며, 몇 초도 안 돼 시장에 흡수되어 가격에 반영된다.

이 같은 상황은 거시 경제 예측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라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정보를 혼자 알고 있다고 해서 좋은 수익률을 얻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솔직히 그런 사람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조차 자기 전문 지식으로 시장에 진입/청산 시점 선택하려다 포기했다. 의심의 여지없이 가장 위대한 경제학자 중 하나인 케인스도 1929년 월스트리트 붕괴와 뒤따른 대공황을 예측하지 못했고, 그에 따라 운용하던 대학 기금의 손실을 그냥 지켜봐야 했다.

현명한 경제학자라면 오히려 자신이 시장에서 어떤 우위도 없음을 잘 알 것이다. 따라서 투자에 관한 한, 내 안의 경제학자가 날뛰지 못하게 길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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