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한 가지로 이루어진다. 바로 미래를 상대하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누구도 미래에 대해 확실히 알지 못하므로 위험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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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막스는 이 문장으로 “투자에 대한 생각” 5장을 시작한다. 그는 위험을 평가하는 것이 투자의 “핵심” 요소라면서, 세 장으로 나눠 설명한다.
위험이란 무엇인가? (5장)
위험,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6장)
위험,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 (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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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이란 무엇인가?
위험을 이해하는 것이 5장의 주제다. 투자에서 위험은 주로 손실 위험을 말한다. 그렇다면 왜 위험 평가가 투자의 핵심 요소일까?
• 위험은 보통 나쁜 것으로 간주되며,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위험을 피하거나 최소화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항상 선택한 투자 대상에 얼마만큼의 위험이 내재되어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
• 투자 결정은 수익률뿐만 아니라 위험을 근거로 해야 한다. 투자자라면 누구나 위험을 기피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보다 큰 위험을 부담하게 하려면, 보다 높은 예상 수익률이라는 미끼를 제공해 이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 수익률 그 자체로는 많은 것을 알 수 없고, 위험을 얼마나 감수하고 얻은 수익률인지의 맥락에서 살펴볼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 즉 투자자들은 반드시 ‘위험 조정 수익률’의 관점에서 수익률을 생각해야 한다.
위험 조정 수익률은 다음과 같은 간단한 차트로 나타낼 수 있다. 이 차트는 위험을 감안해 측정한 수익률을 수직축에, 위험을 수평축에 나타냈으며, 우상향으로 상승하는 선이 ‘자본시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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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선은 우상향하기 때문에, 위험과 수익률이 양(+)의 관계임을 알 수 있다. 즉, 위험이 높아질수록, 수익률도 증가한다는 말이다. 다른 말로 하면, 위험이 높을수록,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차트에는 속임수가 있다. 왜냐하면 투자자들의 마음속에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는 믿음을 (거의 확실하게) 심기 때문이다. 이 차트는 수익률이 얼마나 불확실한지도 보여주지 못할뿐더러, 위험이 증가할수록 손실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사실 역시 반영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위험과 수익률의 관계는 아래 차트처럼 표현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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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위험을 정의해 보자.
위험이란 뜻이 담긴 단어에는 danger, hazard, jeopardy, peril 등이 있다. 하지만 학계 금융이론에서 위험을 정의할 때는 “변동성”(가격 변동성)이란 개념을 사용한다. 하지만 변동성은 ‘위험’하다는 느낌을 전달하지 못한다.
학계에서 위험을 변동성이라고 정의한 이유는 측정할 수 있고, 객관적이며, 미래로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위험을 변동성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위험을 영원한 자본 손실 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오크트리, 내가 아는 모든 현실적인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영구 손실에 대한 가능성이다.”
다른 유형의 위험도 있다. 예를 들면,
• 투자 목표 달성에 실패할 위험. 특히 은퇴 자금 마련인 경우는 더 중요하다.
• 저조한 수익률, 다른 말로 “벤치마크만큼 수익률을 올리지 못할” 위험. 펀드 매니저들에게 아주 중요하다.
• 직장에서 해고될 위험. 벤치마크보다 계속해서 저조한 수익률을 올리는 펀드 매니저는 직장에서 해고될 위험이 있다.
• 남들과 달라서 생기는 위험. 펀드 매니저가 다른 일반 펀드 매니저들과 상이한 방식으로 펀드를 운용하게 되면 역시 해고당할 위험이 있다.
• 유동성이 부족할 때 생기는 위험. 수술 비용이나 집을 사야 할 경우, 현금이 부족해 투자 포트폴리오 중 일부를 제값을 받지 못하고 팔아야 하는 위험이다.
“무엇이 손실 위험을 낳는가?”
먼저, 손실 위험은 꼭 주식의 펀더멘탈(해당 기업의 기초 여건)이 부실해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손실 위험은 싼 가격에 매수했을 경우(안전마진을 확보했을 경우) 극복할 수 있다. 또한 해당 기업이나 경제가 삐걱거릴 때도 손실 위험이 발생하며, “자만심과 위험을 이해하지 못하고 수용하는 것이 합해져서도” 생긴다.
하지만 손실 위험의 근본 원인은 심리다. 즉, 투자자가 어떤 주식을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한 나머지, 너무 높은 주가에 매수할수록 손실 위험은 커진다. 이런 투자자는 높은 주가를 뒷받침하는 ‘스토리’에 열광하고, 앞으로 영원히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다가, 결국에는 한 줌의 재로 변할 수 있다.
이론에서는 ‘높은 위험에는 높은 수익률이 뒤따른다.’라고 말하지만, ‘실용적인’ 투자자들은 이와 반대로 생각한다. 즉,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매수해 위험을 줄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말로 하면, “가격을 비싸게 지불할수록, 수익률은 낮아지고 손실 위험은 높아진다.”
투자자들로부터 소외되어 주가가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 주식이 있는데, “이런 주식은 강세장 동안에는 대부분의 경우 가장 위험이 높고 시장보다 낮은 수익률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이때가 바로 위험을 잘 이해하는 가치 투자자들이 투자 기회로 노리는 시기다.”
위험,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위험의 진정한 척도가 변동성이 아니라면, 위험, 특히 영구적인 자본 손실의 척도로 무엇을 삼아야 할까? 하지만 이런 형태의 위험을 계량화할 수 있는 척도는 없기 때문에, 주관, 가능한 한 잘 정제된 주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노련한 투자자들은 몇 가치 틀에 입각해 위험을 평가한다. 하나는 기업의 가치가 얼마나 안정성과 신뢰성을 갖추고 있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가격과 가치 간의 관계를 평가의 도구로 삼는다. 또한 샤프 지수를 사용하기도 한다. 샤프 지수란 포트폴리오의 초과 수익률(무위험 수익률, 즉 단기 국채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그 이상의 수익률)을 수익률의 표준편차로 나는 값이다. 상장 주식에 적용할 경우 어느 정도 타당하며, 최선의 방법이긴 하지만, 부동산이나 비상장 주식같이 시장 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곤란하다.
우리가 미래의 위험을 계량화할 수 없는 것처럼, 이미 완료된 과거의 투자에 어떤 위험이 있었는지도 알아낼 수 없다. 수익이 났다고 해서, 위험이 없었다고 말할 수 없고, 손실이 생겼다고 해서, 위험이 있었다고도 할 수 없다. 즉, 어떤 일(즉 손실)이 과거에 일어났다고 해서, 미래에도 일어날 것이란 보장은 없는 것이고, 과거에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미래에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할 수 없다.
나심 탈렙의 책 “행운에 속지 마라”에서 과거에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미래에는 일어날 수도 있는 사건을 “블랙 스완”으로 설명한다. 일어난 가능성이 지극히 희박하지만, 일어나게 되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사건을 말한다. 이것이 바로 올바르게 일을 처리했는데도 나쁜 결과를 얻거나, 잘못 일을 처리했는데도 좋은 결과를 얻는 이유다.
“수익률 하나, 특히 단기적인 수익률 만으로는 투자 결정을 잘해서 나온 결과물인지 거의 알 수 없다. 수익률은 투자 과정에서 감수한 위험의 양을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손실 위험을 계량화할 수 없기 때문에, 오로지 주관 하나만을 틀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위험은 오로지 수준 높은 경험에 근거한 2차적 사고를 통해서만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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