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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버크셔 해서웨이에 대해 일고 있는 회의론은 아주 간단하다.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가 버크셔의 가치를 수십억 달러 높여주고 있지만, 점점 더 어렵고 비싸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능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이유다. 버크셔는 지난 10년 동안 기본적으로 시장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고, 실제로는 약간 저조한 성과를 보여 왔다.
즉, 버크셔 해서웨이가 뮤추얼 펀드와 거의 흡사하다는 것이다. 적어도 지난 10년 동안의 수익률만 놓고 볼 때는 그렇다. 그리고 회의론자들이 버크셔 해서웨이가 더 이상 우위가 없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여럿이다.
버핏과 멍거 모두 시간이 지나면서 주식을 선별하는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음을 인정한다는 것 역시 회의론자들이 우려하는 점이다. 하지만 버크셔 해서웨이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로 만들어주었고, A주와 B주 공히 훌륭한 수익률을 올리게 해준 요인이 오로지 주식 선별 능력만은 아니었다. 최근 옥시덴탈 투자에서 보여준 것처럼, 버크셔는 여러모로 훌륭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버크셔가 정말 뮤추얼 펀드에 불과할까?
버크셔가 주식 포트폴리오만으로 시장을 이기기가 점점 어려워져 가는 이유는 여럿이다. 버핏이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첫 번째 우려는 버크셔의 현금 보유고가 너무 과도하다는 점이다. 최근 주주 서한에서 버핏은 “코끼리 규모의 인수 기회”를 찾고 있다고 썼다. 하지만 지금 시장의 주가 수준과 기업 인수에 필요한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합리적인 인수 기회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버크셔가 기업 인수 없이, 1,000억 달러나 되는 현금을 투자할 수 있는 범위는 크게 한정되어 있다. 과거 코카콜라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투자했던 것처럼, 버크셔가 지분 5% 또는 10%를 매입할만한 기업은 단 몇 십 곳에 불과하다.
두 번째 우려는 버핏 모델이 변화하는 경제에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버크셔는 기술주 투자를 주저해왔고, 상당량의 애플 주식을 매수하긴 했지만 너무 늦은 것일지도 모른다.
한편, 버크셔의 주식 포트폴리오는 시장이 경고음을 내보내고 있는 부문의 비중이 높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의 저조한 성과는 소비자 제품 분야에 우려가 잠재되어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한 마디로 재앙이었다. 버크셔의 금융주 보유 규모도 만만치 않으며, 시장은 경기 사이클의 고점을 우려해 금융주의 낮은 주가 배수를 책정하고 있다. 항공 업계에 깜짝 진출한 것도 마찬가지다.
앞서 말했지만, 최근 몇 년을 봐도 버크셔의 주식 선별 능력이 과거와 같지 않은 모습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부 투자자들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기껏해야 시장 수준의 성과에 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우위
실제로 그렇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주식 포트폴리오가 시장만큼만 수익률을 올려준다면, 전체적으로는 더할 나위가 없다는 데 버크셔의 특별함이 있다.
어쨌든, 버크셔 휘하에는 완전한 자회사가 여럿 소속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버크셔의 우위다. 다른 어떤 기업보다 더 높은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한에서 버핏이 지적한 것처럼, 시장이 그러한 자산을 과소평가한다면 버크셔가 적극 자사주 매입에 나설 수 있다. 그러면 기존 A주와 B주 주주들에게는 더 큰 가치를 창출해 줄 것이다.
하지만 버크셔의 가장 큰 우위는 다른 기업에게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이다. 최근 옥시덴탈이 애너다코를 인수하는 데 자금을 지원한 사례가 바로 그렇다. 버크셔는 옥시덴탈에 100억 달러를 지원하고, 해당 규모의 배당금 8%짜리 우선주를 받기로 했다.
옥시덴탈의 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8% 배당금이 너무 과도했다고 불만을 토로할 만큼, 버크셔에게는 훌륭한 거래였다. 그렇다면 옥시덴탈은 채권 시장에서 6%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었는데 왜 8%의 배당금을 주면서 버크셔를 택했을까?
옥시덴탈의 CEO에 따르면, 타이밍이 아주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신속한 자금 지원 역시 버크셔가 지닌 우위다. 옥시덴탈의 CEO는 금요일 오마하로 날아갔고, 월요일 통장에 100억 달러가 들어있었다. 미국에서 그 어느 누구도 그런 속도와 규모로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 버크셔가 이런 거래에 나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금융위기 당시, 버크셔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골드만삭스에 자금을 지원했다. 그 대가로 받은 우선주와 워런트를 통해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2008년 버핏은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유리한 거래를 성사시켰고, 최근 몇 년 동안 GE 주가가 하락했지만, 50%가 넘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미래
버핏과 멍거가 떠난 후에도 자금 지원 능력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훌륭한 자산 역할을 할 것이다. 보험 사업이 가져다주는 유동성과 버크셔의 자회사들이 보여주는 “보증서”의 가치를 온전히 평가할 수는 없지만, 버크셔의 진정한 보물인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보물들이 앞으로 버크셔의 우위가 되어 줄 것이다. 투자자들이 커져만 가는 현금 보유고를 버크셔가 잘 투자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상황에서, 그 우위가 상쇄적인 역할을 하는 데 충분할까?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며, 버크셔가 일반 인덱스 펀드나 뮤추얼 펀드보다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투자자들이 있는 반면, 자신이 저평가된 주식을 더 잘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버크셔 해서웨이는 보유하고 있는 자본과 명성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 시장을 이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다른 많은 것들처럼,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을 통해서일 것이다.
자료 출처: InvestorPlace, “Occidental Deal Highlights The Edge In Berkshire Hathaway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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