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대신 위스키를 줬다면 믿으시겠습니까?
1933년 보통주에 대한 배당금을 위스키로 지급하기로 한 일이 있었습니다. 기업들은 기발한 방법으로 배당금 지급할 수 있습니다. 상황이 힘들어질수록, 강한 사람들은 더 강해진다고나 할까요?
1933년에 금주령이 폐지된 후, 내셔널 디스틸러스 프로덕츠(National Distillers Products Corp.; 후에 퀀텀 케미컬이 됨)는 보통주 5주 당 위스키 1상자를 배당금으로 지급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배당금 지급을 중단할 수 없어서였습니다. 20년이 지나고, 파크&틸포드(Park & Tilford)는 더 기발한 무용담을 선보였습니다.
펌프 & 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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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0년 문을 연 파크&틸포드는 원래 슐트 가문 소유로 오랜 역사를 가진 회사였습니다. 이 회사는 1923년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하기 위해 법인화되기 전까지 수 십 년 동안 각종 위스키와 관련 제품을 생산했습니다.
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위스키가 부족해졌습니다. 위스키를 생산하던 대부분의 회사들이 위스키 생산을 멈추고, 보다 중요한 생필품 생산에 나섰기 때문에, (일부의 주장이긴 하지만) 역으로 위스키가 희귀 물품이 된 것입니다.
파크&틸포드는 뉴욕에 약국을 소유하고 있었고, 금주법 기간 동안 상장된 이후, 화장품, 향수 및 기타 의약 관련 제품 제조업으로 사업을 다변화해 놓고 있었습니다. 비록 금주법이 1933년 폐지되었지만, 전쟁 물자 생산에 자원을 동원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금주법이 사실상 부활한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1943년 12월 15일, 파크&틸포드의 대표 D.A. 슐트는 주주들에게 위스키를 배당금으로 지급할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슐트의 발표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희귀 물품이 된 위스키를 암시장에 팔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새로운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하자, 슐트의 발표 후 5개월 동안 파크&틸포드의 주가는 거의 40포인트나 상승했습니다.
슐트 가문이 파크&틸포드 지분을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지분을 대중에게 매각하는데 위스키 배당금 약속을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발표 이후 5개월 동안, 슐트 가문은 주식 중개인 아이라 하우프트를 통해 93,000주를
매각했습니다. 93,000주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위스키 배당금 발표 당시 파크&틸포드의 발생 주식은 243,683주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아래 차트에 나타난 것처럼, 슐트 가문은 1943년 12월에서 1944년 5월 사이에 주가가 신고점을 기록하는 동안 발행 주식의 40%를 매각한 것이었습니다. 파크&틸포드의 주가는 1943년 12월 15일 57.625에서 1944년 5월 26일 98.25까지 상승했습니다. 고전적인 “펌프 및 덤프”였습니다. 소문을 퍼뜨려 주가를 올린 다음 전후 사정을 모르는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떠넘기는 것이었습니다.
위스키 배당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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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이 되자, 파크&틸포드는 위스키 배당금에 대한 세부 사항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2차 세계 대전 중 미국 정부는 주류를 비롯한 소비재의 가격을 통제했습니다. 위스키 배당금 또는 예외로 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물가 관리국에서 배당금으로 받은 위스키의 유통과 재판매를 통한 최대 이익을 제한하고 나서자,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일부 주주들은 배당금으로 받은 위스키를 마시기 보다, 재판매를 통해 현금화하는데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위스키 배당금의 이익이 사라지자 주가가 붕괴된 것이었습니다. 정부의 개입이 없었다면 상황이 달라졌겠지만, 정부는 가만 놔두지 않았습니다. 파크&틸포드의 주가는 5월 31일 10포인트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6월 한 달 동안 추가로 60포인트가 떨어져, 6월 28일 32로 마감했습니다. S&P 500 대비 주가 변동은 아래 차트와 같습니다.
유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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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배당금 발표 전까지, 파크&틸포드 주식은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낮았습니다. 1943년 11월 한 달 동안,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파크&틸포드 주식의 거래량은 단 7,000 주에 불과했지만, 위스키 배당금 발표 후 이틀 만에 유통 주식 수의 10%에 해당하는 24,500주가 거래되었고, 나머지 한 달 동안 유통 주식 수의 절반에 해당하는 115,000주가 거래되었습니다. 위스키 배당금 발표가 주식의 유동성을 크게 키운 것이었습니다.
파크&틸포드와 중개업체 아이라 하우프트가 주식을 풀어 유동성을 높인 행위는 증권 거래법에 저촉되는 것이었습니다. 93,000주가 일반 투자자에게 풀리는 동안, 아이라 하우프트의 임원 10명은 21명의 고객에게 주식 매수를 요청했고, 통계 담당 임원은 고객들에게 배포할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슐트 가문의 주식 매각은 중개업체를 경유했기 때문에 2차 분매에 해당했습니다. 2차 분매에서, 잠재 매수자는 일반적으로 회사의 내부자들이 주식을 풀어 유동성 증가를 노린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가 하락을 가져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파크&틸포드는 이를 막기 위해 위스키 배당금 루머를 사용했고, 따라서 슐트 가문은 높은 주가에 보유 주식을 풀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잠재 매수자들은 내부자들로부터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펌프 & 덤프를 위한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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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틸포드는 자신들의 주식 매각이 2차 분매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증권 거래 위원회의 입장은 달랐고, “피고들이 주식을 대규모로 매각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이 합리적인 결론”이라면서 파크&틸포드와 아이라 하우프트에 불리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결정은 1954년 증권 거래 위원회 규정 154조로 명문화되었습니다.
만일 파크&틸포드의 주요 주주들이 몇 백주 정도만 매각했다면, 증권 거래 위원회의 규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았겠지만, 대규모 매각을 벌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2차 분매를 한 것이었습니다. 아이라 하우프트는 파크&틸포드의 주식 매각에 대한 증권 신고서를 증권 거래 위원회에 제출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또한 잠재 고객들에게 투자 설명서를 배포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아이라 하우프트의 전미증권업협회 회원 자격이 20일 동안 정지되었습니다.
여기서 배워야 할 교훈은 무엇일까요? 투자자는 투자 전에 모든 팩트를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관련 정보를 중개업체로부터 투명하게 제공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라 하우프트는 정반대로 행동했습니다. 투자자는 내부자로부터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했고, 정부는 위스키 배당금을 통한 수익 실현을 발 빠르게 제한해야만 했었습니다. 그래야만 슐트 가문이 주식을 풀어도 주가가 상승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파크&틸포드의 위스키 배당금 사건은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그리고 “부화하기도 전에 병아리를 세지 마라”라는 말의 전형적인 사례일 뿐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후구는 태어나고 있다.”라는 말을 잘 보여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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