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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복리 기업”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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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강력한 경쟁 우위를 갖추고, 이를 무기로 높은 자본 수익률을 유지하는 사업으로서, 수익을 다시 재투자해 비슷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은 아주 드물다고 생각했다. 만일 그런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을 찾을 수만 있다면야, 완벽한 투자 기회라는 것이다.
- 강력한 경쟁 우위로 높은 투자 자본 수익률을 올리는 한편,
- 늘어난 자본을 사업에 재투자해 다시 그에 상응하는 수익률을 올리고,
- 시간이 흐르면서 재투자하는 자본의 규모가 계속 증가하며,
- 그 결과, 지속 가능하게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동시에, 그 수익률이 평균 이상의 비율로 높아지는, 말 그대로 복리로 성장하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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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은 20세에 처음 알게 된 저비용의 자동차 보험 회사 가이코(Geico)에서 그런 가능성을 찾았다. 1995년 기준으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가이코의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버핏은 나머지 지분 절반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가액은 23억 달러로 버핏의 입장으로서도 엄청난 금액이었고, 이미 이 회사에 투자한 자본에 비해서도 두 배가 넘었다. 버핏은 1995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다음처럼 설명했다.
이윽고 1995년, 우리는 가이코의 지분 나머지 절반을 23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정말 엄청난 가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는 1951년에 처음 투자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여전히 예외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기업을 완전히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이코에는 두 명의 특별한 경영자 보험 사업 담당의 토니 나이슬리와 투자 담당의 루 심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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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가이코는 앞으로도 계속 보험 계약자들을 모아들여야 하고,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적절한 적립금과 보험 가격을 유지해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공의 궁극적 열쇠는 사실상 경쟁자가 없을 만큼의 최저 운영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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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토니의 경영진은 인수 심사 및 손해 사정 비용을 보험료의 23.6%까지 떨어뜨렸습니다. 1994년 대비 1% 포인트 가까이 줄인 것입니다. 나는 무너뜨릴 수 없는 “해자”를 사업이라는 성 주위에 두른 이런 기업을 찾습니다. 토니와 경영진 덕분에 1995년 가이코의 해자는 더 넓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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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은 2007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가이코에 대한 투자를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1993년 토니 나이슬리 게이코 CEO에 올랐을 당시, 이 회사는 10년 넘게 정체를 겪고 있었습니다. 토니 아래에서 가이코는 다른 회사로 거듭나기 시작했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길을 모색하는 한편, 인수 심사 원칙을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비용은 낮춰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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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의 업적을 수치로 적어 보겠습니다. 1996년, 우리가 가이코의 나머지 지분 절반을 23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즉, 가이코의 100% 가치가 46억 달러라는 말입니다. 당시 가이코가 보유한 순자산의 가치는 19억 달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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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자산을 뺀 나머지 27억 달러는 가이코의 “영업권” 가치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이코와 함께 일하는 보험 계약자들의 경제적 가치를 의미합니다. 1995년 한 해에만, 이 보험 계약자들이 보험료로 가이코에 28억 달러를 납부했습니다. 가이코의 보험 계약자들이 매년 납부하는 보험료를 기준으로, 이들의 가치는 약 97%입니다(영업권 27억 달러/보험료 28억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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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표준으로 볼 때, 아주 높은 비율입니다. 하지만 가이코는 평범한 보험사가 아니었습니다. 낮은 비용으로 말미암아, 보험 계약자들은 지속적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었고, 이례적으로 충성도가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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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보험료 규모는 143억 달러에 달하며, 계속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장부에 부가한 가이코의 영업권은 고작 14억 달러에 불과하며, 가이코의 가치가 아무리 커지더라도 변치 않을 금액입니다. (회계 규칙 상, 영업권의 경제적 가치가 낮아지면, 장부에 부가된 가치도 낮출 수 있지만,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더라도 높일 의무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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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의 97%라는 척도를 1996년 인수 당시에 적용하면, 가이코 영업권의 현재 경제적 가치는 실질적으로 약 140억 달러에 달합니다. 그리고 이 가치는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이코는 우리에게 계속해서 선물을 안겨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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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에게 가이코야말로 강력한 경쟁 우위와 장기적으로 수익이 성장하는 말 그대로 복리 기업이었다. 그래서 1995년 다른 평범한 기업보다 훨씬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겉으로만 볼 때 전통적인 가치 투자 기준에서 결코 싸다고 할 수 있는 가격에 사들인 것이다.
워런 버핏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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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현대 가치 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의 가르침을 통해 뛰어난 증권 분석가로 출발했다. 그의 초기 투자 방식은 그레이엄의 방식을 반영한다. 분명하게 할인된 주가에 거래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버핏은 시간이 흐를수록 뛰어난 기업 분석가로 진화했다.
기업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에 따라, 저렴한 유가 증권을 사는 방식에서 벗어나, 미래 전망을 감안할 때 과거보다 훨씬 더 나아질 수 있는 훌륭한 기업을 내재 가치 대비 할인된 가격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옮겨갈 수 있었다. 버핏은 진화하지 않았더라도,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진화했기 때문에 그보다 훨씬 더 나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버핏은 자신의 능력 범위를 넓혀갈 수 있었다. 우리 모두 역시 계속 잘해나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 범위를 끊임없이 넓혀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료 출처: Forbes, “What You Can Learn From How Warren Buffett’s Investment Process Evol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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