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선거의 해에 접어들면서, 미국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산업 중 하나인 원유 및 천연가스 산업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주요 민주당 후보들은 2050년까지 미국의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낮추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간과할 수 없는 공약이긴 하지만, 이 계획의 일환으로 미국의 원유 수출을 금지하겠다는 일부의 공약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미국 원유 및 천연가스 산업에는 무시할 수 없는 공약이다.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및 톰 스타이어는 오바마가 폐지하기 전 40년 동안 발효되었던 원유 수출 금지 조치 복원에 모두 찬성한다고 밝혔다. 환경보호 단체들도 ‘반-원유’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이달 초에 발표된 그린피스와 OCI(Oil Change International)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원유 수출을 금지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연간 8.18억 톤의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원유 수출 금지 조치 복원은 이중적인 목적이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원유 및 천연가스가 갈 곳을 잃을 때 투자들의 투자 의욕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린피스와 OCI의 주장에는 문제가 있다. 미국이 원유 수출을 중단하더라도, 수요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미국산 원유는 단순히 다른 곳의 원유로 대체될 것이다. 미국의 원유 수출 금지는 사우디아라비아 및 러시아 같은 다른 산유국들을 이롭게 해줄 뿐이며,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쉘의 CEO 뷰어든(Ben van Beurden)이 지난해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원유 수요가 사라지지 않는 한 어디에서든 생산이 계속될 것이다. 미국의 원유 수출 금지는 수요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을 것이며, 대신 단순히 공급을 축소시킬 것이다.
실제로 이 보고서에서는 원유 수출 금지의 영향이 바라는 것보다 작을 수 있음을 인정한다.
첫 번째 주장이 유효하지 않은 상황에서, 두 번째 주장이 원유 수출 금지의 주요 동기로 남는다. 이미 캐나다에서 결과가 나오고 있다. 캐나다 원유 산업이 겪고 있는 많은 문제, 특히 늘어난 생산량이 갈 곳을 찾지 못하는 문제로 인해 투자자들이 캐나다 원유 산업에서 발을 빼고 있다.
미국의 원유 수출 금지 조치도 비슷한 효과를 낳을 것이다. 퍼미안과 및 바켄 셰일 유전에서 증가한 생산량이 다른 곳으로 갈 길을 잃게 될 것이고, 그러면 미국 내 유가가 떨어지고, 투자자들이 다른 곳을 찾아 떠날 것이다.
원유를 땅속에 그대로 두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두 가지 방법은 생산과 자본 유입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 경우 수출 금지로 둘 모두가 가능하다. 물리적 이전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공급 과잉이 미래 생산에 투자할 동기를 감소시킬 수 있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일간 평균 약 3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다. 현재 WTI 유가 약 53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원유 수출로 일간 약 1.59억 달러를 벌어들인 셈이다. 한 달로 치면 47.7억 달러가 된다. 따라서 원유 수출 금지 조치가 복원되면, 미국 원유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수출이 끝나면 일간 300만 배럴이 갈 곳을 찾지 못할 것이므로, 실질적인 타격은 더 클 수 있다. 그러면 유가에 압력을 가할 것이며, 미국 원유 산업에서 발생할 실제 손실은 계산보다 클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원유 수출 금지 조치는 미국 원유 산업에 2014년 유가 급락과 견줄만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시 유가 급락은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 증가와 이에 대한 맞불 전략으로 생산량을 최대로 늘리겠다는 OPEC의 결정으로 인한 것이었다. 그로 인해 미국 내 많은 셰일 원유 회사들이 살아남지 못했다. 원유 수출 금지 조치가 복원되면 더 많은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번에는 투자자들이 미국 원유 관련주를 훨씬 더 빨리 던질 것이다.
기후 변화 이야기는 여러 기관 투자자들로 하여금 원유 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거나 비중을 축소하는데 일조했다. 이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노르웨이 국부 펀드가 모든 순수 원유 생산 회사의 주식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결정이다. 실제, 그 결정의 기반은 기후 변화가 아니라 변동적인 유가 환경에 노출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지만,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로 원유 및 천연가스에서 자금을 회수한 연기금도 있다.
투자 은행들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북극의 원유 및 천연가스 시추 프로젝트에 더 이상 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원유 수출이 계속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미국 원유 산업의 앞날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변화의 시작일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신 원유 수출 금지 조치 복원을 공약한 후보자가 당선된다면, 미국 원유 산업의 미래는 훨씬 어려워질 것이다.
자료 출처: Oilprice.com, “What Happens If The Next U.S. President Bans Oil Ex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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