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금융 시장을 순조로울 것이라는데 베팅 한 이들은 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에 불타오른 지정학적 긴장이 시장을 롤러코스터에 태운 모습을 보고 이미 그 시각에 의문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1월 3일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미국 드론이 이란의 군부 실세를 암살하자, 주식 시장의 거의 1%나 하락했다. 며칠 뒤 22발의 이란 미사일이 미군이 사용하는 두 곳의 이라크 공군기지에 발사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란의 공격 직후, 미국 주식 선물은 1.7%나 하락했다. 하지만 16시간 후 정기 거래장에서 주식시장은 모든 손실을 복구했고, S&P 500을 사상 최고치로 밀어 올렸다.
이란의 공격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비교적 독창적인 대응이 긴장을 완화시켰으며,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란 장군의 암살과 이란의 반응이 치열한 맞대응으로 이어져 전쟁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고 있다.
상황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발전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은 지난해 주식시장을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던 저금리, 무역 긴장 해소 및 견조한 경제 성장 같은 펀더멘탈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이란의 대응 벌어지고 첫 거래일인 1월 8일 장이 마감된 이후, S&P 500은 연초 대비 0.7% 상승으로 마쳤다. 특히, 지난해의 31.5% 수익률 이후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다.
중동 관련 ETF들의 약세
지정학적 두려움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손실로 나타나지 않았지만,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에 영향을 입은 자산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중동 관련 ETF들은 양국의 충돌이 지역에 더 큰 혼란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타격을 입었다. GULF(WisdomTree Middle East Dividend Fund)는 연초 대비 0.6% 하락했다. 이 펀드는 지역 내에서 이란의 라이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 에미리트의 주식 비중이 높다.
보다 집중된 ETF인 KSA(iShares MSCI Saudi Arabia ETF)와 QAT(iShares MSCI QAtar ETF)는 각각 연초 대비 2.3% 하락해, 이란이 미국의 동맹국인 이들 국가에 보복을 단행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했다.
(2019년 우울한 시간을 보냈던 KSA)
흥미롭게도, 이란이 지역 내 가장 큰 적 중 하나로 생각하는 이스라엘의 경우, EIS(iShares MSCI Israel ETF)가 연초 대비 0.9% 상승하면서, 갈등의 영향을 실제 받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역적 긴장이 더 심해지면, 이스라엘 ETF를 포함한 중동 관련 ETF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안전 피난처로서 금의 수요 증가
중동 관련 ETF들이 지정학적 긴장의 압력을 받았던 반면, 같은 요인으로 혜택을 받은 자산도 있었다. 힝(SPDR Gold Trust) 및 IAU(iShares Gold Trust) 같은 금 ETF는 연초 대비 2.8% 상승한 것이다.
지난 수요일 금 가격은 2013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인 온스 당 1,611달러까지 상승했다. 그 이유는 분명했다. 불확실한 시기에 투자자들은 금으로 몰려들고, 미국-이란 간의 갈등만큼 불확실한 상황도 없기 때문이다.
(금 가격은 7년 고점에 가까워졌다.)
물론 이러한 최근의 사건이 있기 전부터 이미 금은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었다. 금리를 거의 기록적인 저점까지 낮추는 역할을 했던 연준의 정책 전환 덕분에, 지난해 금 가격은 18.3%의 상승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정학적 혼란이 시장에 가세하면서 금 가격 상승에 더 큰 힘을 실어준 모습이다.
운 없는 원유
미국-이란 간의 분쟁의 중동 및 금 ETF에 미친 지정학적 영향은 아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반면, 원유 ETF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다.
표면적으로 볼 때, 세계 원유의 3분의 1이 생산되는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면 유가가 주된 수혜자가 될 것같이 생각된다. 하지만 유가와 이를 추적하는 ETF들은 연초 대비 1.2% 하락했다. 유가는 잠깐 동안 9개월 내 고점인 65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포연이 걷히자 지난 수요일 6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고전 중인 유가)
애널리스트들은 간단히 말해 공급 차질 없이 유가가 상승하기에는 시장에 원유가 너무 많다고 말한다. 분명,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을 수도 있지만, 실질적인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다. 지난해 9월 원유 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절반으로 줄었을 때도 유가 상승세를 지속하지 못했다.
미국이 지금처럼 1년 전보다 1백만 배럴 증가한 일간 1,290만 배럴 수준으로 기록적인 원유 생산을 계속하는 한, 중동 지역의 공급이 심각하게 줄어들지 않으면 원유 선물 및 관련 ETF의 상승 랠리는 불가능하다. 지난 5년 동안 미국이 원유 생산량을 꾸준히 늘리면서, USO(United States Oil Fund)는 30.7%나 하락했다.
자료 출처: ETF.com, “How The Iran-US Conflict Impacts ETF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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