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목표를 아주 잘 정합니다. 목표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경력 또는 인간관계 관리 등 다양합니다. 우리가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이유는 처음 목표를 정했을 때 만들었던 계획을 잘 지켜나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계획을 잘 지켜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두 가지 접근방식이 있습니다. 바로 “백캐스팅”과 “프리모텀(premortem)” 방식입니다.
“백캐스팅(backcasting)”이란 미래에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미리 정하고, 거기서부터 현재까지 거슬러 내려와 목표 달성에 이르는 과정을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프리모텀(premortem)”이란 미래에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미리 정하는 것까지는 같지만, 이 목표가 실패했다고 가정하고 “왜 실패했는지?” 그 이유를 찾아보는 방식입니다.
- 프리모텀을 ‘사전부검’이라고도 하는데, 미리 죽었다고 가정하고 무엇 때문에 죽었는지 부검을 통해 알아본 후, 그 원인에 해당하는 습관/행동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입니다.
백캐스팅 방식이 보다 더 인간의 본능에 맞는 방식입니다. 어쨌든 우리는 일반적으로 성공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실패를 먼저 떠올린다는 것은 좋은 느낌이 아닙니다. 하지만 프리모텀 방식을 상정해 놓지 않으면, 미래 성공을 위해 잘 만들어 놓은 계획이라고 그 과정에서 엉망이 될 수도 있습니다. 헌데 만일 향후 계획이 틀어질 때를 대비한 계획을 미리 마련해 둔다면, 계획을 끝까지 밀고 나갈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프리모텀을 투자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즉, 투자 전략에 얼마나 심각한 허점이 있는지 미리 알아보기 위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예로, 지난 2월 가격이 붕괴된 투자 상품인 “인버스 VIX ETP”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Cboe 변동성 지수(VIX)는 향후 30일 동안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예상한 수치입니다. 시장 변동성이 증가한다는 것(VIX 수치가 상승하는 경우)은 일반적으로 시장의 하락세 때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VIX와 연계된 투자 상품을 주식 포트폴리오의 헤징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VIX 수치가 하락할 때 이익을 보는 투자 상품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버스 VIX”는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 때 이익을 얻습니다. 시장 변동성이 줄어드는 경우는 시장이 상승 추세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2016년과 2017년 S&P 500가 큰 상승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변동성은 아주 약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VIX 수치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롱 포지션을 취하면서 변동성 헤징 수단으로 VIX 상품을 가져갔던 투자자들에게는 이 상품이 수익률을 갉아먹는 요인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 무언가를 미리 헤징해 놓을 때 일어나는 일입니다.
한편, 인버스 VIX는 일반적으로 주식 시장과 가튼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시장 변동이 낮은 기간에는 가격이 급등합니다. 예를 들어 이와 관련된 상품인 “XIV”는 2016 년 2월 20포인트였던 것이, 2018년 1월 VIX 수치가 신 저점까지 하락하자, 150포인트까지 급등했습니다.
그런 다음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주식 시장이 급락하면서, VIX 수치도 거의 두 배까지 상승했고, 이런 상황에 대비해 관련 상품을 가져갔던 이들에게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반대로 XIV 가격이 150달러에서 6달러로 하락하면서, 이런 인버스 VIX 상품을 통해 시장 변동성에 숏 포지션을 가져갔던 이들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투자 전략의 하나로 XIV를 가져가는 것은 마치 도박에서 계속 한 쪽에만 올인 베팅을 이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XIV에 투자했던 이들은 의도한 것이든 그냥 그렇게 한 것이든 카지노에서 “렛 잇 라이드(let it ride)”를 한 것입니다. 시장이 반전하자, 이들은 모든 걸 잃었습니다.
- 렛 잇 라이드: 카지노에서 딜러에게 요구하는 말로, 이긴 베팅을 오리지널 베팅에 얹어 다음 판에 계속 베팅해 줄 것을 요구하는 말입니다.
투자가가 탐욕과 과신을 피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투자자가 이를 교훈삼아 다음에는 이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은 더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 프리모텀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프리모텀 방식은 투자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불편한 질문을 해보는 것입니다.
“XIV에 투자해 깡통을 찾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답은 분명합니다.
“시장 변동성이 커져 VIX 수치가 하루만에 100% 상승했고, XIV를 100% 하락하게 만들었기 때문이겠지.”
이렇게 프리모텀 방식으로 생각해 보면, XIV의 투자 위험을 미리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이와 달리 백캐스팅 방식으로 생각하면 베팅을 계속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죠.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그 이유는 뭘까? 계속 베팅을 했고, 계속 이겼고, 또 계속 베팅을 했기 때문이겠지.”
투자자가 투자 계획을 망칠 수 있는 미래의 위험을 프리모텀 방식으로 예상하고, 변성성-선물을 숏 포지션으로 가져가는 것처럼 복잡한 전략을 고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보다는 기본적인 질문에 집중해야 합니다.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분산해야 할까?”
백캐스팅 방식으로 생각하면, 집중된 포트폴리오에 올인하는 것이 기대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프리모텀 방식으로 생각하면, 언제라고 끔찍한 상황이 닥쳐 포트폴리오에 큰 구멍이 생길 수 있고, 그러지 말아야 할 최악의 시점에 포트폴리오를 청산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나올 것입니다.
한편 백캐스팅 방식과 프리모텀 방식을 조합해 생각하면, 국내 및 해외를 망라한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나올 것입니다.
백캐스팅 방식이 반드시 나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또한 프리모텀 방식이 전지전능한 것도 아닙니다. 이 두 방식은 상호 보완적인 것이기 때문에, 균형 잡힌 시나리오를 예상해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백캐스팅 방식은 승리의 길을 더 잘 보여주는 반면, 프리모텀 방식은 잘못될 수 있는 길을 더 조심하라고 말해 줍니다. 이 둘을 합친 방식이라면 처음부터뿐만 아니라 과정에서도 목표를 수정할지 말지 합리적인 결정을 더 쉽게 내릴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출처: Market Watch, “This champion poker player says a ‘premortem’ can make you a better inve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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