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공매도 투자자 - 짐 차노스와 폰지 경제 (완)



차노스는 공매도 투자자는 태어나는 것이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줄곧 말하지만, 젊은 시절을 보면 인습을 타파하려는 듯한 지금의 모습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제임스 S. 차노스(James S. Chanos)는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2세대 그리스 이민자의 아들로 자랐다. 1960년대 시장이 ‘호황”을 달리던 시절, 아버지 차노스는 부업으로 투자를 병행하면서, 아들에게 주식 시장을 배워보라고 권했다.

당시 호리호리했던 고등학생 아들은 농구부에서 뛰면서, 주식 시장에 대한 것이면 뭐든 닥치고 읽어 나갔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예일 대학에 진학했고, 경제학과 정치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옵션 거래를 시작했다.

많은 공매도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차노스도 거의 우연히 이 업계에 들어왔다. 1982년 길포드 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면서, ‘볼드윈 유나이티드’를 분석하던 중이었다. 그는 이 회사의 회계가 엉터리였음을 깨달았고, 이를 즉시 공개했다.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볼드윈-유나이티드는 파산을 신청했으며, 곧 헤지 펀드의 거장 마이클 스타인하트 같은 고객들이 더 많은 공매도 투자 기회에 대해 물어오기 시작했다.

분석이 정확한 이 젊은 애널리스트에게 사람이 몰려들었다. 차노스는 성공의 사다리를 올라 도이치 뱅크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공매도 투자자들을 비판한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에 그의 이름이 언급되자 회사에서 비토가 생겨났다. 그는 사직 권고를 받았다. 그는 “아마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고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키니코스 어소시에이츠가 탄생했다.

거의 33년이 지나 머리카락이 희끗희끗 해진 지금 그는 이렇게 회상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단점입니다. 가끔 이점도 있습니다만. 사람들은 이런 종류의 기업을 수없이 보았으면서도 대부분 그냥 지나칩니다. 그러다가 어떤 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다 보면, 갑자기 ‘전에도 이런 기업을 본적 있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항상 그런 기업에서 투자 기회가 생기지는 않지만, 적어도 어디를 뒤져봐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캐나다의 제약 회사 밸리언트(최근 몇 년 동안의 스캔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호를 바슈 헬스케어 코스로 바꿈)가 딱 들어맞는 사례였다. 2013년 키니코스의 한 애널리스트가 선임 파트너들에게 밸리언트의 분석 내용을 보고할 당시였다. 그는 이렇게 회상한다.

우리는 서로 바라보면서, “대박”이라고 말했습니다. 밸리언트는 1990년대 말부터 공격적 경영으로 유명했던 ‘데니스 코즐로스키’가 경영 중이었습니다. (코즐로스키는 횡령죄로 연방 교도소에서 6년 넘게 복역 중이다.)

밸리언트의 주가가 붕괴되기 전까지 두 배로 뛰었지만, 차노스는 처음부터 훌륭한 공매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직감했다. 그는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업계의 거물들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비록 밸리언트가 위법 행위로 기소되지는 않았지만, 차노스는 월스트리트에 존경받는 전 CEO인 마이클 피어슨이 대단히 적극적인 회계 및 약탈적인 약품 가격 책정을 통해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믿고 있다. 처음 차노스가 밸리언트 주식을 공매도했던 초기에는 엄청난 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다. 헤지 펀드 한 곳의 손실로서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밸리언트의 비위가 알려지기 전까지 시가총액에서 30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로 뛰었기 때문이었다.



<우측이 밸리언트의 전 CEO 마이클 피어슨>

차노스는 스웨덴의 업계 거물 ‘이바르 크뤼게르’(그의 일화는 프랭크 파트노가 쓴 전기 “The Match King”에 잘 나와 있다.) 같이 역사상 최대 사기극을 벌일 수 있었던 전설적인 인물들 이야기에 끌렸다. 이 책은 차노스가 일독을 권하는 “고전적 사기” 이야기 중 하나다. 차노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크뤼게르는 유능한 사기꾼인 동시에, 좋은 일도 많이 했습니다. 투자했던 많은 회사들을 성공으로 돌려놓았습니다. 하지만 분명 여러 곳에서 도를 넘었습니다. 자기 제국을 구하기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고 있었습니다.



<이바르 크뤼게르의 부고 기사>

나중에 쓰일 역사서에는 일론 머스크가 비슷한 맥락으로 나오지 않을까?

일부 다른 공매도 투자자들과는 달리 차노스는 테슬라를 사기라고 부르는데 신중하다. “물음표가 남고, 회계가 의심스러운 많은 활동이 있습니다만, 사기라고 하려면 의도가 있어야 합니다.”라는 설명이다.

차노스는 테슬라에 대한 조사가 트럼프 정부 하의 증권 거래 위원회를 시험할 수 있는 최초이자 최대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긴 하지만, 그는 규제 당국의 조치를 신뢰하지 않으며, 어쩌면 테슬라가 ‘합법적’ 사기로 판명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회계사와 변호사들이 작성한 ‘안전 항구 조항’에 의해 덮여 있을지 모르지만, 수많은 사기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때문에 그런 내용으로는 기소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매도 투자자들은 법정에서 싸우는 사람이 아니라고 차노스는 말한다. 그들의 주 무대는 투자라는 확률 게임이 벌어지는 주식 시장이다. 그리고 차노스는 테슬라의 경우 자기 확률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는 최근 머스크가 테슬라의 비공개 전환을 언급한 것을 두고, 머스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서 비롯된 “극심한 혼란”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머스크가 2018년 하반기 수익을 창출해 내고 현금 흐름을 플러스(+)로 돌리겠다고 약속한 것이 오히려 “족쇄”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8월 들어 생산이 둔화되고 있으며, 모델 3에 문제가 있음이 소속 나타나고 있다. 차노스는 “쓸모없는 회사로 드러날 것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테슬라는 납품 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을 유예하고 있다. 현금 상황이 곤란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무디 워터스의 블록은 이렇게 말한다.

머스크의 한 가지 문제는 뜻밖의 해결책을 뚝딱 잘 내놓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테슬라에 필요한 현금을 만들어 낼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납품 업체에 대금 지급을 미루는 회사라면,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차노스는 지난 12월부터 일론 머스크가 향후 2년 안에 아직 논란이 작은 로켓 회사 ‘스페이스 X’로 옮길 것으로 예측해 왔다. 테슬라에서 머스크의 리더십에 대한 최근 논란을 감안할 때, 테슬라에는 오히려 더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면, 이 몽상가 떠난 테슬라는 어떻게 될까? 머스크가 자리를 지키든 떠나든, 과연 테슬라가 밀랍 날개를 달고 날았던 ‘이카루스’ 될 것인가가 관건이다.

많은 공매도 투자자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의문이다.

지오인베스팅의 공동 설립자이자, 중국의 주식 사기와 공매도 투자자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더 차이나 허슬 (The China Hustle, 2017)”에 차노스와 함께 출연했던 댄 데이비드는 “우리는 분명 폰지 경제 환경에 살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와 차노스는 공히 중국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데이비드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수치 보다 이야기에 더 매혹됩니다. 아주 큰 실수입니다. 이런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많은 투자자들이 차노스에게 달려올 것입니다.

그리고 차노스는 묵묵히 자기 자리에 서 있을 것이다.

<출처: Institutional Investor, “How Jim Chanos Uses Cynicism, Chutzpah — and a Secret Twitter Account — to Take on Markets (and Elon Mu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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